카뱅, 상반기 순익 2314억 '역대 최대'…"개인사업자 대출 강화"(종합)
중·저신용 비중 32.5% '역대 최대'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카카오뱅크(323410)가 상반기 231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수수료·플랫폼 수익이 성장세를 견인하는 한편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늘리는 등 포용금융 실천에 앞장섰다는 설명이다.
내년 중 개인사업자 담보대출 및 1억 원 초과 신용대출을 출시해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4분기 중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을 공개할 예정이다.
7일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1~6월) 당기순이익이 2314억 원으로 전년 동기 1838억 원 대비 25.9% 늘었다고 밝혔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3182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8.2% 늘었다.
2분기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 51.9%, 46.6% 증가한 1698억 원과 1202억 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카카오뱅크의 수수료·플랫폼 수익은 전년 대비 9.8% 증가한 1417억 원을 달성했다.
특히 플랫폼 수익이 지난해보다 19% 늘었다. 지난해 말 출시한 '신용대출 비교하기'의 성장을 통해 대출 플랫폼으로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상반기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제휴 금융사의 대출을 실행한 건수와 금액은 각각 10만 4000건, 1조 293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브랜드 쿠폰', '통신비 아끼기 서비스'를 출시한 카카오뱅크는 이달 중 모든 혜택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메뉴도 모바일 앱 내 신설할 계획이다.
투자 서비스 부문에서도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제휴 증권사 계좌 개설 좌수와 카카오뱅크 앱 내 주식 거래 서비스 거래대금이 증가했다. 펀드 판매 서비스의 펀드 잔고는 전 분기 대비 2배 늘었다.
포용금융도 주도했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 속 2분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전 분기 대비 약 6000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는데, 이는 2분기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대출을 포함한 중저신용대출 공급액과 유사한 규모다.
2분기 기준 카카오뱅크가 취급한 전체 신용대출에서 중·저신용 비중은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공급한 전체 개인 중저신용 대출 중 50% 이상은 카카오뱅크 실행했다. 특히 상반기 말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대출 평잔 및 비중은 약 4조 7000억 원, 32.5%로 역대 최고치다.
중저신용대출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2분기 연체율은 전 분기 수준인 0.48%를 유지하며 양호한 자산 건전성을 보였다. 대손비용률(CCR)은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으로 3개 분기 연속 개선되며 지난해 2분기 말 대비 22bp 하락한 0.53%를 기록했다.
내년에는 개인사업자 대출 2가지를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1억원 초과 신용대출 및 개인사업자 대상 담보대출이다. 당초 올해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내년으로 미뤄졌으며, 일각에선 1억원 초과 신용대출의 경우 연체율 관리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현재까지 보증부대출은 물론 신용대출 연체율 관리에 탁월한 건전성 관리 실적을 보였다고 생각한다"며 "1억원 초과 신용대출의 경우, 1억원 이상 고객의 관심을 카카오뱅크에 유도하는 관점에서 반드시 꼭 필요한 상품 라인업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사업자 담보대출도 담보물 평가 프로세스의 디지털화가 필요한데, 가계대출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개인사업자의 담보물은 굉장히 다양하다"며 "또 가계대출에 있어 DSR 역할을 하는 개인사업자 RTI 같은 것이 새로 도입돼야 하는 등 이런 사정으로 당초 계획보다 출시 계획이 늦춰졌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말 수신·여신 잔액은 각각 53조 4000억 원과 42조 6000억 원이다.
순이자마진(NIM)은 2.17%를 기록해 지난 분기 수준을 유지했으며, 영업이익경비율(CIR)은 지난해 말 37.3%에서 35.4%로 개선됐다.
글로벌 첫 진출로 카카오뱅크가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한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는 지난 6월 공식 런칭 이후 한 달 만에 약 80만 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향후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의 상품 · 서비스 기획, 개발에 본격적으로 참여해 동남아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사업 경험을 축적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불확실성과 변동성 높은 외부 환경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성장과 주주환원 등을 담은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수립해 4분기 중 공시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6월 말 고객 수는 2403만 명으로 상반기에만 약 120만 명의 고객이 신규 유입됐다. 상반기 '펀드 판매 서비스', '달러박스' 등 금융 생활 서비스를 꾸준히 선보이며 고객 수 증가에 기여했다. 상반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780만 명, 주간활성이용자수(WAU)는 1300만 명이다.
다만 MAU의 경우 1분기 1800만 명을 넘어선 것과 달리 줄어들었는데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측은 계절적 요인과 가계대출 관련 트래픽이 줄어든 점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김 최고운영책임자는 "2분기 들어 가계대출과 관련한 상품의 취급이 상대적으로 1분기 대비 많이 축소됐다"며 "자체 상품 취급 규모가 여신 관련 트래픽이 크게 결연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출 취급액이 감소했음에도 대출비교서비스가 커지는 점, 7월 들어 다시 서비스 트래픽이 크게 성장 중"이라며 "정체가 아니라 노력을 통해 지금보다 더 큰 수준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4분기 중에는 주주환원 등을 담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 최고운영책임자는 "기존 취득한 자사주 처리나 배당 등 주주환원 부분을 밸류업 프로그램에 담을 예정"이라며 "다만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권과 달리 '성장'이 키워드가 돼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대마진이나 수수료를 어떻게 더 효율화해 사회적 효용을 만들 것인지, 이를 통해 중저신용자 대출을 어떻게 더 늘려서 포용금융을 이끌 것인지 등이 담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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