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엄마 여권 들고 주말마다 어디가나 했더니”...없어서 못산다는 대박 인기템

이향휘 선임기자(scent200@mk.co.kr) 2024. 8. 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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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암 부처님을 보고 눈물이 왈칵 쏟아지기도 했고, 겨울비가 내리는 날의 봉정사, 병산서원 만대루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이 만드는 물 웅덩이에 넋을 놓았죠. 5개월간 주말마다 여권 투어에 정말 진심을 다했습니다. 갱년기 탈출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경북 영천에 사는 53세 여성이 국가유산 방문자 여권에 76개의 스탬프를 모두 찍고 국가유산진흥원에 보낸 완주 소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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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76곳에서 도장 ‘꾹’
방문자 여권 11만부 동났다
국가유산진흥원 시행 3년
추가 인쇄해도 수요 못따라가
실제 여권과 크기와 구성이 흡사한 국가유산 방문자 여권.
“석굴암 부처님을 보고 눈물이 왈칵 쏟아지기도 했고, 겨울비가 내리는 날의 봉정사, 병산서원 만대루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이 만드는 물 웅덩이에 넋을 놓았죠. 5개월간 주말마다 여권 투어에 정말 진심을 다했습니다. 갱년기 탈출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경북 영천에 사는 53세 여성이 국가유산 방문자 여권에 76개의 스탬프를 모두 찍고 국가유산진흥원에 보낸 완주 소감이다. 그는 A4 용지 3장에 걸쳐 올해 1월부터 6월초까지 버스나 열차, 자가용을 타고 국가유산을 탐방한 기록을 절절하게 써 내려갔다. 가족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 투어 열정은 결국 잃었던 자신을 우뚝 일으켜세웠다.

국가유산 방문자 여권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25일을 기점으로 올해 제작수량인 11만부가 모두 동났다. 당초 연간 수량인 7만5000부가 상반기에 소진돼 추가 물량 3만5000부를 7월 말에 급하게 찍었으나 이마저도 일주일만에 모두 배부됐다. 지금은 예산이 없어 조기종료된 상황이다.

기존의 스탬프북 형식에서 여권에 도장을 찍는 방식으로 바뀐 2022년에는 스탬프북 2만부, 여권 6722부가 나갔다. 지난해는 여권만 6만2000부가 나갔고 올해는 1~7월까지 작년 규모의 2배 가까이 공급을늘렸으나 수급 차질이 빚어졌다.

국가진흥연구원의 신청자 연령대 조사에 따르면 미성년 어린자녀를 둔 30~40대가 90%를 넘을 정도로 압도적인 수치를 차지했다. 5060 퇴직자들도 적지 않다. 올해만 10개 코스, 76개 거점을 모두 투어한 완주자는 185명에 이른다. 작년엔 27명에 불과했다.

한 시민이 국가유산을 관람한 후 국가유산방문자 여권에 스탬프를 찍고 있다. <국가유산진흥원>
국가유산 방문자 여권은 해외여행을 떠날 때 가지고 가는 여권과 꼭 닮았다. 똑같은 크기에 구성도 비슷하다. 투어 시작일과 방문자 이름, 생일, 주소지, 휴대전화와 서명을 적는다.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이 함께 추진하는 ‘국가유산 방문 캠페인’ 사업의 일환이다. 국가유산을 가야문명의 길, 산사의 길을 비롯한 10개의 길 76개의 방문코스로 분류하여 국가유산 방문자 여권을 가지고 여행하며 도장을 찍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이다. 국가유산 방문자 캠페인 사이트에서 신청하고 배송료(착불) 4500원만 내면 전국 곳곳에 여권을 보내준다.

매 주말 아이와 함께 어디를 갈지 고민하는 부모에게 이 여권은 역사도 공부하고 추억도 남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가 되고 있다. 또한 역사 투어를 완주하고 싶어하는 이에게는 강력한 동기부여를 제공한다. 완주자에겐 국가유산청장의 크리스탈 상패가 주어지며 스탬프를 3개, 5개, 10개 여권에 찍을 때마다 소정의 기념품이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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