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서부 공략·무난한 지지층…팀 월즈 주지사가 선택된 이유

2024. 8. 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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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도 낮지만 뚜렷한 단점 없어
경합주 위스콘신·미시간주서 역할 주목
해리스 정책 방향과도 일치…아동세액공제 등 정책 강화 기대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6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지라드 칼리지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유세 중 발언을 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6일(현지시간) 지명된 팀 월즈(60) 미네소타 주지사는 중서부 농촌 가정의 평범한 백인 남성이다. 흑인·인도계인 미국 첫 여성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공화당으로부터 공격 받을 만한 두드러진 단점이 없는 ‘안전한 러닝메이트’라는 점이 후보 낙점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부통령은 월즈 주지사를 부통령으로 낙점한 직후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첫 유세에 나서며 러닝메이트 알리기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의 선거는 트럼프에 대한 싸움만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싸움”이라면서 자유를 지키기 위한 싸움을 함께할 동반자로서 최적의 파트너라고 월즈 주지사를 소개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소개로 연단 앞에 선 월즈 주지사는 “나는 네브래스카에서 나고 자랐다”면서 “한국 전쟁에 참전한 아버지의 권유로 17살에 군에 들어갔다. 24년간 자랑스럽게 복무했고, 군의 지원을 받아 대학을 졸업했다”고 자신의 인생 여정을 소개했다.

이어 “고등학교 선생님 특유의 엄청난 낙천성으로 민주당이 1892년 이래 이긴 적이 없는 지역구에 출마했고, 지역 주민들의 은총으로 그들을 대표할 기회를 얻었다”면서 “나는 베테랑, 농업 문제와 관련해 초당적으로 협력했고, 나의 가치를 굽히지 않은 채 타협하는 법을 배웠다. 해리스 부통령과 바로 이 가치를 위해 일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6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지라드 칼리지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유세 중 지지자들의 호응에 미소 지으며 박수를 치고 있다. [AFP]

미국 중서부 시골 출신(네브레스카주에서 태어나 30대 초반 미네소타로 이주)에 현지의 주립대에서 수학한 팀 월즈 주지사의 평범하면서도 친근감을 주는 이력은 민주당의 취약지역인 내륙 주, 특히 경합주인 위스콘신과 미시간주 등을 공략할 카드로 꼽힌다.

특히 공화당이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오대호 부근 공업지대) 출신의 ‘개천의 용’인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을 부통령 후보로 내세워 내륙 지역 중산층 이하 주민들을 공략하는 데 맞설 수 있는 효율적인 ‘맞불 카드’가 될 것이라는 게 민주당의 기대다.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등 매체는 월즈 주지사를 부통령 후보로 낙점함 배경에는 해리스 부통령의 개인적 선호와 더불어 이번 대선에서 미국 중서부 지역의 중요성에 무게를 둔 전략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WP는 “노련한 정치가이자 숙련된 주지사 경험을 가진 월즈를 선택한 것은 위스콘신과 미시간 등 경합주에 해리스 부통령이 어느 정도 중요성을 두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해석했다.

월즈 주지사는 특히 민주당 지지층 결집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보 성향의 월즈 주지사는 당내 진보층은 물론이고 노조에서도 반대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군인 출신인 데다가 총기 소지 경력도 있다는 이력은 공화당의 잠재적 지지층인 백인 서민층에게도 충분히 다가갈 수 있는 중도와 진보까지 아우르는 무난한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 하마스에 맞선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권리를 지지하되, 전장인 가자지구 주민들의 인도적 상황 악화에 문제를 제기하는 기조를 보이기도 했다.

민주당 전략가 마크 롱가바우는 “바이든 대통령이 고전을 겪었던 선거구는 블루월(Blue Wall·민주당이 선거에서 승리한 지역)의 고령 백인 유권자들과 블루칼라 유권자들이었다”며 “월즈 주지사가 이들 표를 끌어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러닝메이트인 월즈 주지사가 중서부를 담당하고 흑인·인도계 출신인 해리스 부통령이 노스캐롤라이나와 애리조나, 네바다 등 이른바 ‘선벨트’ 경합주의 유색인종 유권자를 잡을 경우 한층 승산을 배가할 수 있기도 하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팀 월즈가 미네소타 주지사가 '배틀그라운드 스테이트 투어' 첫날인 6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템플 대학교 리아쿠라스 센터에 도착해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AFP]

이 외로 월즈 주지사가 해리스 부통령의 정책 기조에 상당 부분 들어맞는 점도 이번 낙점에 힘을 보탰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선택이 아동세액공제 등 미국 중산층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강화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21년 바이든 행정부가 아동세액공제를 일시적으로 확대한 이후 미네소타주를 포함한 10여개 주에서 주정부 차원의 아동세액공제를 확대했다. 미네소타주는 연방정부의 확장이 종료된 이후인 지난해에도 세금 감면을 시행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해리스 부통령은 월즈 주지사로서의 미네소타주의 두 임기를 높이 평가했다”며 “유급 휴가, 아동 세액 공제, 그리고 총기 규제 등에서 자신의 뜻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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