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아동 때리고·다리찢고, 매트에 강제로 넣고 27분 방치

검찰, 태권도 관장 살인 혐의 구속기소

경찰이 지난 7월 19일 관원인 3세 아동을 심정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태권도 관장을 의정부지검으로 송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경기 양주에서 3살 아동을 매트에 말아 넣어 숨지게 한 태권도 관장이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의정부지검(오미경 부장검사)은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A씨(38)를 구속기소 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7월 12일 오후 7시쯤 경기 양주시 태권도장에서 3살 된 B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손과 발로 B군의 얼굴을 여러 차례 때리고, 자신이 안아 60회가량 과도한 다리 찢기를 했다. 이어 매트 위에 매달고, 말아서 세워 놓은 매트 구멍에 B군의 머리를 강제로 밀어 넣고 27분간 방치했다.

숨을 못 쉬고 질식했던 B군은 결국 11일 만인 지난 7월23일 저산소성 허혈성 뇌손상으로 숨졌다.

앞서 지난달 19일 경찰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중상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태권도장 관계자와 의료진, 아동학대사건관리회를 통해 각계 전문가의 자문 청취 등을 통해 A씨가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는 것을 규명, 아동학대 살인죄를 적용, 기소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응급구조 과목을 수강한 데다 유소년스포츠지도자 자격증도 소지해 질식한 B군에게 심폐소생술 등으로 적절한 조처를 할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범행을 숨기기 위해 폐쇄회로(CC)TV 영상을 삭제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A씨는 B군이 “꺼내 달라”고 외치고, 함께 일하던 태권도장 사범들도 꺼내줘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검찰은 삭제된 CCTV 영상을 복구, A씨가 B군을 매트에 넣기 직전 여러 차례 때리는 등 추가로 학대한 정황을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A씨는 B군에 대한 구체적인 학대행위와 살인의 고의가 있었음을 규명했다”며 “A씨에게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