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총·칼·활' 감동 인디 게임에서 다시 느낀다
'총ㆍ칼ㆍ활의 민족'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이 사격과 펜싱, 양궁에서 연이어 금메달을 따면서 떠오른 수식어다. 세 종목 선수들의 활약으로 한국은 목표였던 금메달 5개를 개막 5일 만에 초과 달성하는 기쁨을 누렸다.
총칼활의 민족이란 수식어와 함께 다양한 밈도 생성되며 국민적 관심도도 크게 상승했다. 축구, 농구, 배구 등 주요 인기 종목이 출전에 실패하며 관심 밖으로 밀려났던 올림픽 초기와 비교하면 사뭇 다른 양상이다.
총과 칼, 그리고 활의 맹활약으로 관련 분야에 대한 호기심도 쏠리기 시작했다. 세 종목들의 금빛 향연에 이를 체험할 수 있는 카페나 체험장 역시 특수를 맞기 시작했다. 여러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사격장이나 펜싱 수업, 양궁 체험 등의 인기가 급격히 늘었다고 한다.
체험장을 방문해 직접 총칼활의 민족이 되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만, 이를 시원한 에어컨 앞에서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바로 '게임'이다. 게임은 '간접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매체다.
그리고 총칼활은 게임의 대표 인기 소재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된 게임들은 무수하게 많다. '세키로', '모던 웨페어', '포 아너', '고스트 오브 쓰시마' 등 세계적 흥행을 한 게임만 해도 수십 가지가 넘는다.
이 중에서도 게임톡은 이번 기회를 통해 총칼활을 소재로 한 흙 속의 진주 같은 게임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대형 메이저 게임사의 게임이 아닌, 중소규모 게임사가 만든 총칼활 게임 명작을 선별해 봤다.
■ 칠드런 오브 더 선 "총알의 궤적을 활용한 사격 퍼즐 게임"
독일 출신 1인 개발자가 개발한 '칠드런 오브 더 선'은 총알의 궤적을 활용한 독특한 슈팅 퍼즐게임이다. 포탈 시리즈 같이 다양한 메커니즘의 이해를 바탕으로 풀어내는 방식으로 스팀에서 '매우 긍정적' 등급을 받은 수작이다.
단 1발의 총알로 맵에 있는 광신도들을 한 번에 저격해 쓰러트리면 성공하는 직관적인 퍼즐이다. '한 붓 그리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한 발의 총알로 첫 번째 목표물을 명중시키면, 그 탄착점을 기준으로 탄도를 원하는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
탄착점이 확정이 되면 플레이어는 360도로 화면만 돌릴 수 있고, 좌우나 상하 이동은 일체 불가능하다. 주변 엄폐물 등에 방해받지 않고 일정 횟수 내에 스테이지 내 광신도를 제압할 수 있는 루트를 풀어내야 한다.
전체적인 맵의 구조 파악과 정확한 경로 계산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총알의 탄도를 구부리거나 가속시켜 벽을 관통시키는 등 다양한 스킬을 통해 다양한 루트를 개발할 수 있다. 같은 스테이지여도 풀이 방식이 여러 가지로 나뉘는 것이 묘미다.
■ 로보퀘스트 "로그라이크 기반의 고전 카툰풍 FPS"
라이즈업 스튜디오 '로보퀘스트'는 고전 카툰 애니메이션 풍 로그라이크 기반 FPS 슈팅 게임이다. 다양한 스킬을 해금하고, 그 스킬을 업그레이드해 몰려오는 로봇들을 파괴하며 생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상당한 피지컬이 필요한 게임이다. 인해전술로 몰려오는 적의 공세를 막아내며 생존해야 하는데, 스턴 등의 상태 이상도 시도 때도 없이 걸어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난이도와 로그라이크 요소 간의 밸런스가 적절해 특유의 긴장감과 타격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레벨업을 할 때마다 강화할 스킬을 고르고, 던전에 입장하기 전에 무기(총)을 선택하는 등의 로그라이크를 베이스로 한다. 다회차 플레이를 유도하는 수집 요소들이 많고, 총 7개의 세부적인 난도로 도전 의식을 자극한다.
로보퀘스트는 특유의 그래픽과 시원한 액션 등이 호평받아 전체 유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 등급을 유지 중인 인디게임이다. FPS와 로그라이크, 두 장르를 모두 사랑하는 유저라면 로보퀘스트를 강추한다.
■ 고스트 러너 "빠른 템포로 즐기는 검술 액션"
505게임즈 '고스트 러너' 시리즈,는 퍼즐 플랫포머와 1인칭 액션을 적절하게 섞어놓은 게임이다. 여러 발판을 향해 점프하거나 벽을 옆으로 타고 연속적으로 이동하면서 전진하는 플랫포머 방식의 진행으로 게임의 템포가 상당히 빠르다.
가드, 대시, 패링 등 여러 기술들을 활용한 전투를 펼침과 동시에 순간적인 대쉬나 벽타기, 슬라이딩을 활용한 독특한 퍼즐 기믹을 풀어나가야 한다. 퍼즐 플랫포머지만, 손맛을 느끼기에는 최적화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의 난도는 꽤 높은 편이다. 하나에 좁은 지형에 서로 다른 패턴의 적 다수를 뭉쳐놓은 형태이면서 별도의 체력바가 없어 피격 시 사망하기 때문이다. 다만, 체크포인트 구간이 많고, 재도전 대기시간도 짧은 편이라 부담은 적다.
고스트 러너는 2020년 10월 27일 발매된 후 약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60만 장 이상을 돌파했다. 인디 게임 중에서는 꽤 유의미한 성과다. 1편의 흥행 덕분에 2편도 지난 2023년 출시됐다. 속도감과 손맛을 한 번에 즐기고 싶다면 고스트 러너를 추천한다.
■ 데블위딘: 삿갓 "검의 합을 주고받는 묵직한 액션의 손맛"
뉴코어 게임즈 '데블위딘: 삿갓'은 비약적인 기술의 발전을 이룩한 '신조선'이라는 가상의 국가를 배경으로 한 메트로배니아 게임이다. 플랫포머의 재미는 물론 합을 주고받는 묵직한 액션의 손맛도 느낄 수 있다.
메트로배니아 장르의 게임이지만, 전투는 소울라이크의 전법을 따른다. '스태미나'의 존재다. 약공격과 점프를 제외한 모든 행동의 코스트로 마나가 아닌 스태미나를 소모한다. 소울라이크 장르처럼 스태미나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전투 전개가 바뀐다.
RPG적인 특징도 강하다. 육성 방식에 따라 각각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일종의 스탯 포인트인 '엔그램'과 '인자'를 통해 생체, 공격성, 강인성, 기민성, 악귀 총 다섯 가지 능력에 배분할 수 있고, 어떻게 배분하는지에 따라 캐릭터의 스타일이 달라진다.
이외에는 매트로베니아의 흐름대로 게임이 진행된다. 너무 하드한 편은 아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맵의 구조가 너무 크지도, 복잡하지 않아 길찾기에 대한 스트레스가 덜하기 때문이다. 세이브 포인트나 엘리베이터 등 편의적인 요소도 많다.
■ 다크워터: 슬라임 인베이더 "활과 점프를 활용한 재치있는 플랫포머"
데브박스 '다크워터: 슬라임 인베이더'는 활을 이용한 공중 점프 액션이 돋보이는 플랫포머다. 초반에 단순한 점프와 활 공격밖에 못한다. 하지만 공중이동, 로프 화살, 기를 모아 쏘는 강력한 화살 등 새로운 능력을 해금하며 점점 복잡해진다.
캐릭터 조작은 대부분 키보드로 가능하지만, 활을 사용한 조작은 마우스로 한다. 활을 주무기로 사용하는 궤적에 맞춰 조준하는 등 세밀하고 세심한 조작이 필요하다. 그러면서도 이동과 공격을 동시에 하는 등의 액션의 재미도 맛볼 수 있다.
레벨 디자인도 잘 설계돼 있다. 초반에는 화살 몇 대만 맞춰도 죽던 적들은 후반부로 갈수록 방어력과 체력은 물론, 패턴도 다양해진다. 갑옷을 피해 뒤에서 화살을 꽂는다거나, 강공격으로 갑옷을 부수는 등 다양한 방식을 찾아야 한다.
플랫포머의 정석을 따른다. 확실한 목표가 설정되어 있고, 다양한 요소들을 통해 캐릭터가 강해진다. 도전 의식을 고취시키는 여러 수집 요소 등 콘텐츠적인 밸런스가 잘 잡힌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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