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트럼프 구도만큼 흥미진진…‘흙수저 러닝메이트’ 맞대결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6일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지명하면서 미국 대선 러닝메이트 경쟁은 '흙수저 대 흙수저' 구도가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는 월즈 주지사가 임신중지 문제 등에서 진보적 정책을 편 것을 문제삼으며 "(해리스 부통령 출신지인) 캘리포니아의 위험할 정도로 자유주의적인 어젠다를 퍼뜨리는 데 사로잡힌"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6일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지명하면서 미국 대선 러닝메이트 경쟁은 ‘흙수저 대 흙수저’ 구도가 됐다. 양 진영이 상대의 러닝메이트는 ‘나쁜 선택’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이들의 존재와 활동이 승부에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진보적 흑인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과 극우적 백인 남성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을 매우 이례적일 정도로 서로 대척점에 선 인물들 간 대결로 만들었다. 그래서 해리스 부통령은 백인 남성,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빈곤층 출신을 러닝메이트로 골라 자신들의 정체성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둘의 러닝메이트 선택은 중서부(Midwest·현재 미국 지도상으로는 약간 동쪽으로 치우친 중북부)의 가난한 가정 출신 백인 남성들로 귀결됐다. 네브래스카주 농촌 출신인 월즈 주지사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아버지가 병사 장학금으로 대학에 가라고 권유해 17살에 주방위군에 입대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명 이유를 설명하면서 “그는 (학생 때) 가족 농장에서 일하며 여름을 보냈다”며 “19살에 아버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그의 가족은 유족 사회보장 급여로 생계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오하이오주 출신인 제임스 데이비드 밴스 상원의원은 어머니는 마약 중독자였고 주로 할아버지와 할머니 손에 자랐다.
두 러닝메이트는 입지전적 인물인 점도 닮았다. 월즈 주지사는 24년간 주방위군 소속이었고, 고교 사회 교사와 6선 하원의원을 거친 재선 주지사다. 밴스 의원은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업계에서 일하다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두 사람은 ‘다이어트 마운틴 듀’라는 음료를 좋아하는 점도 같다.
이런 개인적 배경을 지닌 둘이 선택된 것은 주로 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미시간이라는 3대 경합주 쟁탈전 때문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다른 경합주들을 내주더라도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3곳만 지키면 승리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곳 중 1곳을 뺏으면 역시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 월즈 주지사가 있는 미네소타주는 위스콘신주와 붙어 있고, 밴스 의원 지역구인 오하이오주는 미시간주와 펜실베이니아주를 좌우에 끼고 있다. 결국 양쪽은 러스트 벨트의 ‘소외된 백인들’을 끌어안으려고 이들과 유대 관계가 있다고 할 인물들을 러닝메이트로 삼은 것이다.
하지만 양쪽은 상대방 러닝메이트가 대통령 후보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깎아내리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월즈 주지사의 지명 소식에 소셜미디어에 “고맙다”는 표현을 올렸다. 그가 해리스 대통령과 같은 문제를 가진 사람이니까 상대하기가 쉽다는 취지다.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는 월즈 주지사가 임신중지 문제 등에서 진보적 정책을 편 것을 문제삼으며 “(해리스 부통령 출신지인) 캘리포니아의 위험할 정도로 자유주의적인 어젠다를 퍼뜨리는 데 사로잡힌”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쪽에서는 밴스 의원이 출산하지 않은 여성들을 비하한 ‘캣 레이디’ 발언 등이 회자되는 것에 고무된 상황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밴스 의원에 대해 “트럼프의 복제품”이라고 한 바 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따릉이 폭주 연맹’ 운영자는 고교생…“다시는 이런 짓 않겠다”
- 정부 “북 선수단 삼성폰 수령은 대북제재 위반 소지”
- ‘위대한 1점’ 마다예, 한국이 돕는다…2028 올림픽까지 장비 지원
- 호주서 ‘한국식으로’ 급여 떼먹은 초밥집…100억 벌금 국제망신
- 나는 신부치, 턱시도를 예쁘게 입은 신부가 되었습니다
- 검찰 “카카오, 553차례 걸쳐 SM 시세조종…김범수 지시”
- 열목어, 어름치, 지역사회…‘기후대응댐’이 양구에서 앗아갈 것들
- 미 대선 가를 ‘블루 월’ 결집…해리스·트럼프, 치열한 쟁탈전
- ‘블랙요원 신상 유출’ 정보사 군무원에 간첩 혐의 적용
- BTS 슈가 만취 음주운전…하이브, ‘전동 킥보드’로 물타기 노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