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韓 배드민턴협회장 "안세영 오진? 본인이 원한 병원…1500만 원 들여 한의사 파견 특급 대우"[파리올림픽]
파리올림픽에서 안세영(22·삼성생명)의 폭탄 발언으로 한국 배드민턴이 쑥대밭이 된 가운데 대한배드민턴협회 김택규 회장이 입국했다.
김 회장은 프랑스 파리에서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협회 관계자들과 입국했다. 김 회장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올림픽 동안 불거진 이른바 안세영의 폭탄 발언과 관련한 입장을 전했다.
안세영은 지난 5일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허빙자오(중국)를 2 대 0(21-13 21-16)으로 꺾었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단식 금메달을 한국 배드민턴에 안겼다.
그런데 안세영은 이후 인터뷰에서 충격적인 발언을 내놨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오른 무릎 부상을 입은 안세영은 "제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조금 많이 실망했다"면서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은 조금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SNS 등을 통해서도 협회와 대표팀의 운영에 대해 비판했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해 "협회는 안세영의 부상에 대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지원을 해줬다"면서 "올림픽 전 유럽 전지 훈련에 1500만 원 정도 예산을 들여 한의사를 파견했다"고 밝혔다. 안세영은 당시 전지 훈련에서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세영에 대한 지원도 마찬가지였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협회는 공식 후원사인 요넥스 등의 지원으로 대표팀을 운용한다"면서 "성인은 물론 주니어 대표까지 300명이 넘는 선수들이 있는데 세계 랭킹 1위를 한다고 특정 선수에게만 예산을 다 쓸 수 없다"고 전제했다. 이어 "그럼에도 다른 배드민턴 종목에는 없는 외국인 코치를 영입하는 등 협회가 할 수 있는 지원을 해줬다"면서 "이런 지원을 받는 선수는 없다"고 밝혔다.
부상에 대한 첫 검진에서 오진이 났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은 "협회 자료를 보고 다시 면밀히 검토를 해야겠지만 체육회 진천 선수촌에 선수들이 다니는 병원을 다녔는데 이후 안세영의 전담 트레이너가 근무하는 병원으로 갔다"면서 "거기서 오진이라고 했는데 뭐가 오진인지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협회 관계자는 이후 "안세영을 전담한 한 트레이너는 4개월 경력"이라면서 "안세영이 어느 병원을 갔는지 또 한 트레이너가 해당 병원에 근무를 했는지 여부는 더 확인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안세영은 현지 인터뷰에서 "꿋꿋이 참고 한수정 선생님(트레이너)이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한 트레이너는 지난해 협회가 영입했는데 올해부터 안세영을 전담해왔다. 안세영이 부상으로 힘들어 했던 시기 믿고 의지해왔다.
올림픽에 앞선 미디어 데이에서도 안세영은 "파리에서 낭만 있게 끝내고 오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는데 "트레이너 선생님이 부상에서 일깨워주기 위해 해주신 좋은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계약 기간이 끝나 안세영과 함께 파리로 가지 못했다. 김 회장은 "계약 기간이 원래 1년이었고, 올림픽 전까지였다"면서 "그래서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대표 은퇴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에 대해서 김 회장은 "협회 규정이 있기 때문에 안세영은 개인 자격으로는 국제 대회에 나가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안세영은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건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배드민턴은 단식과 복식이 엄연히 다르고 선수 자격도 박탈 당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대표팀 탈퇴 가능성도 언급한 바 있다.
협회 규정에 따르면 개인 자격으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승인 국제 대회 참가 승인 요청의 경우 국가대표 은퇴 선수 중 대한민국 배드민턴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큰 선수에 한해 BWF 국제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단 "공로에 대한 기준은 국가대표 활동 기간을 횟수로 5년 이상인 선수를 대상으로 하며, 그 연령은 여자 만 27세, 남자 만 28세 이상으로 한다"는 단서가 달려 있다.
여기에 따르면 안세영은 나이에 걸려 개인 자격으로 국제 대회에 나설 수 없다. 다만 "단 국가대표팀의 요청이 있을 경우 공로 및 연령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여도 대회 참가를 허용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그러나 현재 안세영과 갈등을 빚고 있는 협회와 대표팀의 상황을 감안하면 허용이 쉽지 않을 수 있다.
협회는 이날 오후 안세영의 발언과 관련해 보도자료를 배포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협회에서 자료를 검토해 5~6시쯤 보도자료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귀국한 김 회장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안세영이) 왜 그런 소릴 했는지 파악해보려고 한다"면서 "부상과 관련해 확인해봐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또 안세영이 현지에서 예정된 대한체육회의 기자 회견에 나오지 않은 데 대해 김 회장은 "안 나온 게 의아스러웠다"면서 "불렀는지, 안 불렀는지 모르겠다. 나오지 말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안세영은 6일(현지 시각) 파리에서 귀국길에 오르기 전 인터뷰에서 "딱 기다리라고만 하니까 저도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저한테는 다 기다리라고 하고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하는데 저도 지금 아무 것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체육회 주관 회견으로 협회에는 전달된 바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 회장은 안세영의 발언에 대해 "마음적으로는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협회가 잘 하고 있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 "협회에서 잘못을 많이 한 것처럼 비춰지는데 보도자료 보면 이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김 회장은 먼저 귀국해 나름 입장을 밝혔다. 안세영은 이날 오후 4시께 귀국한다. 과연 입국장에서 이뤄질 인터뷰에서 안세영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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