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생애설계] 70세 정년에 도전하자!
그러나 현실은 정년 60세를 채우는 것도 만만치 않다. 희망퇴직, 명예퇴직, 임금피크제 등의 명목으로 정년 전에 미리 회사를 떠난다. 얼마든지 더 일을 할 수도 있는데 안타까운 현실이다.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인 김형석 교수는 자신의 저서에서 ”사람은 60세가 넘어야 철이 든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철이 들자마자 회사를 나가야 한다면 개인이나 사회에 커다란 손해가 아닐까?
필자가 근무하는 울산 동구의 노동자지원센터에서는 퇴직자를 대상으로 매주 생애설계 특강을 진행한다. 참여자들은 퇴직 후 실업급여를 받고 있는 사람들로 이중에는 70세가 넘은 사람들도 있다. 60세 정년을 훌쩍 넘어 10년 이상 더 일을 하신 셈이다. 존경과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 시대를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는 60세 정년퇴직하면 최소 40년에서 많으면 50년, 60년을 더 살게 되는 셈이다.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우리사회가 이제는 진지하게 정년연장을 고민하고 있다. 공무원의 경우 이미 임용시기별로 정년 연장의 기준도 논의되고는 있지만, 워낙 사회적 파장이 커서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 같다. 언젠가는 연장이 되겠지만 나에게도 해당된다는 보장은 없다.
그렇다면 제도적 변화를 기다리기보다 스스로 정년 연장을 시도해 보면 어떨가? 10년 정도 늘려서 70세까지 정년을 연장해 보자.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바꿔야 할 몇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성공보다는 성장과 자아실현을 위해..
영국의 심리학자 라슬렛은 생애주기 4단계 이론을 주장했다. 사람의 일생은 총 4단계로 나누어지는데, 1단계는 배움(Learning), 2단계는 실행(Doing), 3단계는 자아실현(Becoming), 4단계는 통합(Integration)의 단계라고 했다. 이중 3단계 자아실현단계는 대략 60세~80세로 정의했다. 즉, 60세 이후의 삶은 성과와 성공 위주에서 개인적 성숙을 통한 자아실현의 단계로 전환되어 간다는 뜻이다. 일을 통한 경제적 대가보다는 개인의 성장과 성숙, 그리고 자아실현이 더 큰 만족과 행복을 부여한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두 번째는,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으로..
누구든지 높은 연봉과 안정적인 정규직을 원한다. 공공기관, 금융기관, 대기업 등이 선망의 대상이 되는 이유이다. 그러나 60세 이후는 다르다. 더 이상 정규직이나 고연봉은 해당되지 않는다. 계약직, 아르바이트, 프리랜서 등 자유롭게 일할 수 있고 승진을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된다. 묵묵히 일 자체에만 집중하고 몰두하면 된다. 일과 여가의 균형을 맞추고 일을 통해 삶의 보람과 의미, 재미도 찾을 수 있다.
세 번째는, 한 가지 주 된 직업에서 여러 가지 소일거리로..
보통 9 to 6, 주 5일 패턴으로 일을 해왔다. 하루 종일 직장 한 곳에서 일을 했지만 이제는 달라진다. 한 가지 일에만 매달릴 필요도 없다. 2 job, 3 job도 가능하고 다양한 일과 활동에 참여할 수도 있다.
‘소일거리’라는 단어가 있다. 사전에는 ‘그럭저럭 세월을 보내기 위하여 심심풀이로 하는 일’로 정의되어 있다. 별로 매력적이지는 않다. 여기에 재미와 가치, 약간의 돈벌이가 추가되면 의미 있는 소일거리가 된다. 강사활동을 하면서 책도 쓰고 틈틈이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손주도 돌보고, 또 여건이 허락되면 블로그나 유투브를 운영할 수도 있다. 경제활동이 되기도 하고 봉사나 재능기부가 되기도 한다.
60세부터 시작하는 10년은 그야말로 새로운 도전이다. 이전 경력이나 직위는 내려놓고 초심으로 시작하기를 바란다. 비로소 철이 든 60대가 일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지금부터가 인생의 황금기의 시작이다.
[윤형진 칼럼니스트, 한국생애설계사(CLP), 울산동구 노동자지원센터 상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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