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해리스가 미네소타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이유

정미하 기자 2024. 8. 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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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통령 후보에 팀 월즈 주지사 지명
고등학교 교사 출신, 미국 중서부 대표
트럼프·밴스 향해 “이상하다” 발언하며 지지층 확보
중산층·백인 노동계층·농촌 유권자 확보 전략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팀 월즈(60) 미네소타 주지사를 지명했다고 6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월즈는 민주당 내에서도 진보적 성향을 지닌 고등학교 교사 출신으로 미국 중서부를 대표한다. 해리스는 경합 주인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조쉬 샤피로가 아닌 월즈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하면서 경합 주의 지지율에 집중하기보다 미국 중산층, 백인 노동 계층, 농촌 유권자를 껴안는 광범위한 호소력 전략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즈는 러닝메이트 제안 수락 영상에서 “일생의 영광”이라고 했다.

해리스는 월즈에 대해 “중산층 가정을 위해 싸워온 그의 신념이 얼마나 깊은지 알고 있고, 가족에 대한 헌신이 인상 깊었다”며 “주지사, 코치, 교사, 재향군인인 월즈는 자기 가족과 같은 근로자를 위해 일했다. 우리는 훌륭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이다. 우리는 약자지만 함께라면 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미국 부통령이자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가 6일(현지 시각) 부통령 후보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지명한 날, 두 사람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유세 집회를 열었다. / 로이터

해리스와 월즈는 러닝메이트 발표 직후인 6일 저녁 필라델피아 유세에 함께 나섰다. 이는 7개 주요 격전지(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미시간·노스캐롤라이나·조지아·애리조나·네바다)를 둘러보는 5일간의 합동 투어의 시작이다. 해리스는 “우리는 이 경쟁(대선)에서 약자이지만, 기세가 있고 우리가 무엇과 맞서 싸우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월즈는 1964년 네브래스카주 작은 마을인 웨스트포인트에서 태어났다. 1989년 네브래스카주 채드론 주립대에서 사회과학 학위를 취득했고 정계에 입문하기 전 20년 넘게 공립학교 지리 교사로 일했다. 17세였던 1981년에 육군방위군에 입대했고, 네브래스카와 미네소타주 방위군으로 24년 동안 복무했다. 그는 야전 포병이 전문이었고 해외 주둔한 적은 있지만 전투 경험은 없다. 월즈는 1994년 사회 교사였던 동료 그웬 위플과 결혼했고, 위플의 고향이었던 미네소타주 맨케이토에 정착해 두 자녀를 뒀다.

월즈는 2006년 미네소타주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해 6선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즈는 40대 초반에 정계에 입문해 6선의 공화당 의원을 물리쳤다”며 “고등학생의 관심을 끌기 위해 수년간 노력한 그의 유머 감각은 정치 경력 내내 강점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월즈는 하원의원으로 12년을 보낸 뒤, 2018년 미네소타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다. 당시 11.4%포인트 차로 공화당 경쟁자를 물리치고 승리했다. 2022년에는 재선에 성공했다.

월즈는 정치에 처음 진출했을 때만 해도 온건한 민주당원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점차 진보적으로 변했다. 보편적 무상급식, 전과자의 투표권, 불법으로 국경을 넘은 이주민을 위한 운전면허증, 오락용 마리화나를 지지한다. 또한 낙태를 기본적 권리로 만든 법안에 서명했다.

월즈의 ‘삼촌’ 같은 편안한 이미지는 무기다. WSJ는 “월즈는 “플란넬 셔츠와 야구 모자를 쓰고있어도, 정장과 넥타이를 매고 있어도 유권자들 앞에서 편안한 모습을 보인다”며 “이런 자연스러움은 선거 운동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러닝메이트 후보 중 그 누구도 월즈가 보여준 ‘시골스러운 호소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월즈는 광범위한 호소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월즈의 전국적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해리스가 마지막까지 부통령 후보로 고려했던 샤피로 필라델피아 주지사, 마크 켈리 상원의원에 비해서도 주목도가 낮다. 월즈는 해리스 러닝메이트 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전까지 미네소타 외 지역에서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MSNBC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인 J.D.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을 “이상한(weird) 사람들”이라고 부르면서 민주당 내에서 지지층을 확보했다. WP는 “2주 전까지만해도 주목받지 못했던 사람이 ‘이상하다’는 발언 하나로 선두 주자로, 그리고 러닝메이트로 지명됐다”며 “이제 ‘이상하다’는 단어는 민주당의 주요 의제가 됐다”고 분석했다.

WP는 “2선 주지사이자 민주당 주지사 협회 의장인 월즈는 전통적인 접전 주 출신은 아니다”라면서도 “월즈는 공화당 성향의 미네소타 농촌 지역을 대표했던 베테랑이자 총기 소유자이기에 트럼프의 정치적 부상에 기여한 노동 계층 백인 유권자를 끌어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어 “해리스는 행정 경험이 있는 노련한 정치인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했고, 위스콘신·미시간과 같은 중서부 접전 주의 중요성을 알렸다”고 분석했다.

한편, 해리스가 러닝메이트를 발표한 날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해리스는 위스콘신에서 1.5%포인트, 미시간에서 2.1%포인트, 펜실베이니아에서 1.1%포인트 격차로 트럼프를 앞서고 있다. 전국에서는 트럼프를 1.8%포인트 앞서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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