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보기관 간첩혐의 미국 귀화 중국인 왕슈쥔, 배심원 유죄 평결 받아
중국 반체제 민주화 활동 가장, 민주 인사 정보 넘긴 혐의 등
왕 평결 후 “판결 부당, 미국 교도소 회고록 쓰겠다”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반체제 인사에 대한 정보를 중국 정보기관에 넘긴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온 미국으로 귀화한 중국인 왕슈쥔(76)이 6일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을 받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6일 보도했다.
뉴욕 브루클린 법원은 지난달 29일 외국 정보기관 ‘간첩 혐의’ 등으로 기소된 왕에 대한 재판을 시작했다.
미 브루클린 연방검찰은 왕이 미국내 중국 반체제 인사들을 배신하고 중국에 관련 정보를 넘겼다며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과 수사기관에 거짓말 혐의 등으로 2022년 5월 기소했다.
변호인은 의뢰인이 공산주의 중국에 민주주의를 가져오려 활동해 왔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배심원 평결 유죄, 내년 1월 1심 25년형 선고될 수도
그가 등록되지 않고 외국 정부의 요원으로 행동하고, 연방 당국에 허위 진술을 했으며 다른 사람의 개인 연락처 정보를 사용하여 범죄를 도운 혐의 등에 대해 심의했다.
왕에 대한 1심 판결은 2025년 1월 9일에 내려질 예정이며 최대 2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평결이 나온 뒤 왕은 법원을 나오면서 “이 판결은 나에게 부당하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항소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 운동에 대한 책 대신 미국 교도소 생활에 대한 ‘미국 교도소 회고록’이라는 제목의 책을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작가입니다. 책을 쓰는 것은 저에게 쉬운 일입니다”라고 말했다.
브레온 피스 검사는 “기소 내용은 스파이 소설의 줄거리 같지만 피고인이 중국 정부의 비밀 요원이었다는 증거는 충격적일 정도로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 비판론자들은 왕에 대한 배심원 평결을 환영했다고 RFA는 전했다. 그들은 미국 당국이 중국의 스파이 기관에 맞서 싸우기 위한 진지한 노력에 착수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중국 대사관 류펑위 대변인은 RFA에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정부와 언론은 ‘중국 간첩’이라는 주제를 자주 과장해서 보도했는데 그 중 많은 것이 나중에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다”고 말했다.
MSS 요원인 펭 허 등 6명도 왕과 함께 기소됐지만 이들은 중국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RFA는 전했다.
왕, 변호인단과 갈등도
오누마 변호사는 “그는 평화적인 수단을 통해 자유롭고 민주적인 중국을 만드는데 자신의 삶을 바쳤다. 그의 활동은 민주주의를 위한 것이지 중국 정부의 대리인으로서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왕은 이중생활이나 배신, 또는 속임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비밀은 아무것도 없다. 이것은 제임스 본드 영화가 아니다”고 호소했다.
RFA는 왕에 대한 재판은 시작될 때부터 변호사들이 힘든 일을 겪었다고 전했다.
그가 처음에는 중앙수사국(FBI) 요원들에게 중국 국가안전부(MSS)와 접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가 정기적으로 만났다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왕은 퉁 변호사의 교체를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과 수사기관에 거짓말 혐의
1994년 9월 미국으로 이주한 왕은 2022년 3월 체포된 뒤 그해 5월 기소됐다.
산둥성 칭다오에서 태어난 왕은 ‘칭다오 사회과학대’ 교수로 근무했으며 중국 군사 역사에 대한 책도 썼다.
그가 쓴 책이 널리 알려지면서 1994년 9월 컬럼비아대 방문학자로 초청을 받아 2년 가량 머물 예정으로 미국에 왔다가 귀화한 미국 시민이 되었다.
뉴욕 퀸스 플러싱에 거주하는 왕은 선물가게의 점원을 하며 돈을 벌어 글을 쓰는 가난한 작가로 살기도 했다.
왕은 2022년 3월 16일 퀸즈 플러싱 자신의 아파트에서 연방수사국(FBI)이라는 자켓을 입은 요원 등에 체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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