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 돌아가라" 일본 극우단체 발언은 '혐오 발언'…도쿄도 인정

유영규 기자 2024. 8. 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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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9월 1일 간토대지진 100주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진혼무 선보이는 김순자 씨

일본 극우단체 관계자가 간토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을 추도하는 행사에 참석한 재일 교포들에게 "조선에 돌아가라"고 발언한 것은 도쿄도 조례에 어긋난 '헤이트 스피치'(혐오 발언)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7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1일 도쿄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개최된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희생자 추도식 참석자들에게 극우 단체인 '일본여성회 소요카제(산들바람)' 집회 참가자가 "조선에 돌아가라", "너희들은 쓰레기" 등의 발언을 했습니다.

이에 추도식 참석자는 "현장에는 재일 한국인·조선인도 있었다. 차별 대상자를 직접 겨냥한 헤이트 스피치"라고 도쿄도에 고발했습니다.

이에 도쿄도는 이 발언이 도의 인권존중조례에서 금지한 헤이트 스피치라고 인정하는 결과를 지난 2일 공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인터넷상에 올라와 있는 관련 동영상 삭제도 도쿄법무국에 요청했습니다.

다만 차별 발언을 한 인물과 장소 등 자세한 상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소요카제 관계자는 2019년에도 조선인 학살 추도식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뻔뻔한 재일조선인에게 가까운 사람들이 살해됐다" 등의 허위 발언을 했다가 헤이트 스피치로 인정됐습니다.

일본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 실행위원회는 내달 1일 도쿄도 스미다구에서 개최되는 조선인 학살 희생자 추도식에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추도문을 보내 달라고 요청하는 서류를 도쿄도에 최근 전달했습니다.

도쿄대 교수와 직원 83명도 고이케 지사가 간토대지진 당시 발생한 조선인 학살을 인정하고 관련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요청서를 도쿄도에 제출했습니다.

지난달 7일 치러진 도쿄도 지사 선거에서 승리해 3선 임기를 시작한 고이케 지사는 취임 첫해인 2016년에는 추도문을 전달했으나,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은 보내지 않았습니다.

간토대지진은 1923년 9월 1일 도쿄와 요코하마 등 간토 지역을 강타한 규모 7.9의 초강력 지진입니다.

10만 명가량의 인명피해가 난 이 지진 당시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키고 우물에 독을 풀었다', '방화한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일본에 살던 조선인 수천 명 등이 일본 자경단원, 경관, 군인의 손에 학살됐습니다.

조선인 학살 희생자는 6천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제대로 된 진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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