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백인 남성’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美민주 부통령 후보로 낙점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2024. 8. 7.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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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공화 공세 메시지 ‘트럼프는 이상해’ 표현 화제되며 급부상
“민주 취약지 내륙주 공략 적임자”

(시사저널=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6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의 템플 대학교에서 열린 첫 캠페인 집회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과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무대에 오르고 있다. ⓒUPI=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진보 성향의 백인 남성 팀 월즈(60) 미네소타 주지사가 6일(현지 시각) 지명됐다. 이로써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정·부통령 후보인 해리스-월즈 조와 공화당의 정·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JD 밴스 조가 맞붙게 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팀 월즈에게 내 러닝메이트가 되어 달라고 부탁했음을 자랑스럽게 발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주지사이자, (풋볼) 코치, 교사, 퇴역군인으로서 그는 그의 가족과 같은 '노동자 가정'을 위해 성과를 내왔다"면서 "그가 우리 팀이 된 것은 위대한 일"이라고 말했다.

월즈 주지사도 엑스에 글을 올리고 "이 선거운동에 해리스와 함께 하게 된 것은 평생의 영광"이라며 수락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어 "나는 올인(all in·다걸기)할 것"이라고 밝힌 뒤 "개학 첫날 같은 느낌"이라며 "자, 여러분, 우리 이 일(대선 승리)을 해냅시다"라고 적었다.

미네소타에서 6선 연방 하원의원을 거쳐 2019년부터 미네소타 주지사(재선)로 재직 중인 월즈 주지사는 친서민·친노동자 성향의 진보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총기 규제, 공교육 강화 등 민주당이 중시하는 이슈를 상식적이고 합리적 논리로 명쾌하게 설명하는 언변도 갖췄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특히, 월즈 주시사가 이번 대선 선거전 과정에서 공화당 정·부통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을 겨냥해 사용한 "그들은 이상하다(They're weird)"라는 표현이 민주당 지지층 내부에서 큰 환영과 주목을 받았다.

공화당 측으로부터 강성 진보주의자라고 공격받는 해리스 부통령은 그동안 월즈 주지사와 함께 상대적으로 온건한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마크 켈리 연방 상원의원(애리조나) 등 부통령 후보군을 놓고 고심해왔다. 해리스 부통령이 월즈 주지사를 최종적으로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것은 지지층을 더 결집하고 트럼프 진영을 적극적으로 돌파하는 '공격형 인선'을 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네브래스카주의 인구 수백 명인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월즈 주지사는 정계 입문 전 고교 지리 교사 겸 미식축구 코치로 일했다. 아울러 6·25 전쟁에 참전한 부친의 뒤를 따라 자신도 17세 때부터 비상근 주방위군으로 24년간 복무했다. 그는 2004년 대선에 나섰던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선거운동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며 정치에 발을 들였다. 연방 하원의원 시절에는 총기 관련 권리와 이스라엘, 송유관 건설 등을 지지한 투표 이력으로 인해 당내 온건파로 평가됐다.

그러나 주지사로서 낙태, 유급휴가 보장, 학생들에 대한 보편적 무상급식, 총기 구입자에 대한 이력 심사 등 문제에서 뚜렷한 진보성향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과 관련해 하마스에 맞선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 권리를 지지하면서도 전장인 가자지구 주민들의 인도적 상황 악화에 문제를 제기하는 기조를 보이기도 했다.

월즈 주지사는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 인선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 내 진보진영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미국 정계 진보의 상징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무소속)과 전미자동차노조(UAW) 숀 페인 위원장이 각각 그를 노동자 계층의 확고한 대표라고 칭하기도 했다.

미국 중서부 '시골' 출신에 현지의 주립대에서 수학한 그의 평범하면서도 친근감을 주는 이력은 민주당의 취약지역인 내륙 주, 특히 경합주인 위스콘신과 미시간주 등을 공략할 카드로 꼽힌다. 이에 더해 공화당이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오대호 부근 공업지대) 출신의 '개천의 용'인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을 부통령 후보로 내세워 내륙 지역 중산층 이하 주민들을 공략하는 데 맞설 수 있는 효율적인 '맞불 카드'가 될 것이라고 민주당은 기대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과 월즈 주지사는 이날 대선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최대도시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유세에 처음 동반 출격한다. 이를 시작으로 7개 경합주를 함께 잇따라 방문해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설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월즈 주지사 관련 발표가 있은 직후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다른 어떤 언급도 없이 "고맙다!"(THANK YOU!)라고 썼다. 이는 진보 성향인 월즈 주지사의 민주당 부통령 후보 낙점이 자신들의 선거 전략상 유리한 일이라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밴스 상원의원은 이날 필라델피아 선거 행사에서 월즈 주지사를 "미국 정부 전체에서 가장 극단적 좌파 급진주의자 중 한 명"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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