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최진혁 주취 플러팅? 기억도 못해'"…'낮밤녀' 정은지, 확신의 T도 빠져든 청춘의 얼굴(종합)

조지영 2024. 8. 7.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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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IST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확신의 T도 F의 감정에 몰입하게 만드는 힘. 청춘의 얼굴이 된 배우 정은지(31)의 저력이다.

JTBC 토일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박지하 극본, 이형민·최선민 연출)에서 계속된 취업 낙방에도 굴하지 않는 '생존력 갑' 취준생 이미진을 연기한 정은지. 그가 지난 6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소속사 IST엔터테인먼트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낮과 밤이 다른 그녀'를 향한 애정과 열정을 털어놨다.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어느 날 갑자기 노년 타임에 갇혀버린 취준생과 낮과 밤 올 타임 그녀에게 휘말린 능력캐 검사의 기상천외한 인턴쉽과 앙큼달콤 로맨틱 코미디를 그린 드라마다.

낮에는 50대가, 밤에는 20대가 되는 취준생의 이중생활을 그린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독특한 설정으로 매회 공감과 웃음, 감동을 선사했다. 어려운 일도 쉽게 해내는 50대 시니어 인턴 임순(이정은)이 계지웅과 손발을 맞춰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은 짜릿한 쾌감을 안겼고 20대 취준생 이미진이 자신과 정반대인 계지웅(최진혁)과 사랑하게 되는 장면들은 시청자에게 설렘을 안겼다. 뿐만 아니라 엄청난 노력에도 번번이 취업에 실패하는 이미진의 좌절은 수많은 청춘의 마음을 울렸고 원하는 일을 시작했지만 나이가 너무 많아져 어려움을 겪는 임순의 갈등은 세대를 불문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지난 4일 방송된 '낮과 밤이 다른 그녀' 최종회 시청률은 수도권 12.1%, 전국 11.7%를 기록하며 10%를 돌파하는 쾌거를 이뤘다. 수도권과 전국 기준 모두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사진=IST엔터테인먼트

정은지는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6개월 정도 촬영 후 방영까지 1년 정도 걸린 것 같다. 그 시간 동안 '낮과 밤이 다른 그녀'를 생각했던 것 같다. 끝났다는 기분보다는, 아직 여운이 마음에 남는 것 같다"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그는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소재가 일단 너무 재미있었다. 이정은 언니와 2인 1역을 할 수 있는 지점에 대해서도 이 작품이 엄청 욕심났다. 드라마에서 펼쳐지는 시간의 마법 같은 순간을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시간여행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고 과거 무기력하게 TV를 볼 때 엄청 위로가 됐던 드라마도 시간여행을 다룬 작품이었다. 이번에 '낮과 밤이 다른 그녀' 때도 그런 부분에서 책임감과 보람을 느끼며 촬영했다"며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웃을 수 있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이 작품을 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시청률에 대한 반응도 뜨거웠다. 정은지는 "내가 시청률 신경을 쓰면 많이 안 나오더라. '낮과 밤이 다른 그녀' 멤버들이 공유해주는 대로 시청률을 봤던 것 같다. 이정은 선배가 항상 소식을 전해준다. 그걸 보면서 시청률도 알게 됐다. 10% 넘는 것도 사실 처음에는 기대를 안 해야지 싶었지만 내심 기대했던 것 같다. 마지막 방송 전 올림픽에서 양궁이 좋은 성적을 얻었는데 그 기세로 좋은 시청률을 거둔 것 같다. 유종의 미를 거둔 것 같다"고 답했다.

정은지의 연기력에 대한 호평도 쏟아졌다. 정은지는 '낮과 밤이 다른 그녀'에서 '내돈내공(내 돈으로 내가 공부한다)'을 원칙으로 자그마치 8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공시생으로 새로운 얼굴을 보였다 다년간의 아르바이트 경험과 가산점을 얻기 위해 취득한 자격증 등 할 줄 아는 건 많지만 쓸모는 없는 백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이 시대 청춘의 자화상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여기에 낮에는 50대 임순, 밤에는 20대 이미진으로 회춘과 노화를 반복하는 설정을 완벽하게 소화한 정은지는 '대선배' 이정은과 특별한 호흡도 눈길을 끌었다. 서로의 목소리를 듣고 연기하는 장면을 공유하며 싱크로율을 맞춘 두 배우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

정은지는 "청춘의 모습을 봤다고 평가해 줘서 기뻤다. 나를 보며 웃을 수 있다고 하는 말이 좋았다. 항상 감독과 미팅하고 나면 딱 미진, 성시원이라고 이야기를 해주더라. 그래서 청춘 연기를 계속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곱씹었다.

MBTI 검사를 통해 확신의 T로 밝혀진 정은지는 "이상하게 작품 속 캐릭터는 F 성향을 자주 연기하는 것 같다. 미진이도 ENFP 같은 성향이더라. 간접적으로 F의 삶을 경험하고 있다. 다만 '술꾼도시여자들' 당시 강지구는 극단적인 T 성향이라 솔직하게 지구를 연기할 때 정말 편했다. 나는 아무래도 세상 만물에 공감하고 사랑을 주는 캐릭터는 아닌 것 같다. 그런 부분이 미진이와 다른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미진의 서사를 두고 "공감이 어렵기는 했었다. 미진이의 성격도 공감이 잘 안됐다. 뭐든 열심히 하는 사람인데 정은지와는 결이 완전 맞다는 생각은 안 들더라. 미진과 내 삶의 방식이 속도가 다른 느낌이었다. 그래서 계속 대본을 보며 나 혼자 미진의 삶을 이해 해보려고 노력했다. 그럼에도 '미진이는 왜 그럴까?'라며 매 대본, 회차마다 생각했다. 처음에는 너무 이해가 안 돼 주변에도 많이 물어봤다. 그러다 지인 중 딱 한 마디로 정리해 주더라. 이런 사람도 있다는 것이었다. 내가 봤을 때는 답답해 보이겠지만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나도 미진이처럼 용기를 갖기까지 참 어려워한다. 끝까지 용기를 못 낼 때도 많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런 마음으로 이야기를 해주니까 공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다른 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정은지는 "매사에 안 빼고 열심히 하는 미진이의 성격은 실제 나와 비슷하다. 미진이와 비슷한 부분이 많이 없지만 그럼에도 끝내 용기를 내는 모습과 이것저것 다부지게 하고 싶은 모습은 나와 비슷하다. 무엇보다 쭈글쭈글함이 닮았다. 지인들에게 쭈글쭈글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걸 극대화한 게 미진이다. 매니저 언니도 나를 보면서 '참 쭈글쭈글해'라고 하더라. 구시렁구시렁하는 그런 모습을 두고 쭈글쭈글하다고 하는 것 같다"고 웃었다.

코믹 연기에 대해서도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낸 정은지는 "계속 몸을 쓰는 연기가 많아서 작품 초반에 몰입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물론 '낮과 밤이 다른 그녀'도 첫 장면에서 코미디가 나오는데 연기를 하면서도 이게 웃길까 싶었다. 내 몸동작이 웃음을 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해 걱정을 하기도 했다. 함께 한 배우와 제작진에 '진짜 웃겼나' 많이 물어보기도 했다. 방송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코미디 연기에 대한 반응이 좋더라. '응답하라' 시리즈와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콜라보한 작품에 대한 기대도 있더라. 조정석 선배와 내가 남매 연기 해줬으면 좋겠고 아빠는 성동일, 엄마는 라미란이라는 조합을 원한다는 글을 봤다. 특히 성동일 선배와 같이 연기하면 코미디가 안 늘 수 없다. 현장에서 워낙 웃긴 에피소드가 많다. 사람들이 골 때리는 가족영화가 될 것 같다고 하더라. 웃을 수 있는 작품들을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다. 나도 '술꾼도시여자들' 시리즈 이후 수치심을 잃었다. 개집에서 잠도 잤고 망가지는 게 워낙 많아서 용기가 생겼다. 웃기는 걸 좀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사진=IST엔터테인먼트

이정은과 2인 1역 도전도 특별했다는 정은지는 "내게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힐링 요정 이정은'으로 남을 것 같다. 이정은 선배와 같이 연기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적은 많지 않지만 이정은 언니가 워낙 사람에 대한 애정이 많은 사람이다. 내게 다정한 언니가 생겨서 그걸로 이 작품은 충분히 기억에 남을 작품이 됐다. 일상생활에서도 이정은 언니와 이야기하면 좋은 말을 많이 해준다. 선생님 한 분 생긴 것 같다"며 "처음 정은 언니를 만났을 때 엄청 떨렸다. 리딩 때부터 엄청 떨렸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후 이정은 언니가 식사 자리에서 농담을 건네줬고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줬다. 점점 긴장이 풀리고 나서 이야기를 나누니 엄청 사랑스러운 분이더라. 많이 여쭤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안도와 가능성을 봤다. 언니 덕분에 내가 이 작품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어려운 선배가 아니라 정말 다정한 타입이더라. 내 인터뷰도 하나하나 다 찾아본다. 언니 생긴 기분이다"고 애정을 보냈다.

계지웅 역의 최진혁과 로맨스 연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은지는 "앞선 최진혁 오빠의 인터뷰를 봤다. 초반 나와 로맨스가 이어지는 장면이 없어 내게 말을 안 걸었다고 하는데 현장에서 그런 진혁 오빠의 모습을 찾지 못했다. 나를 마치 남동생처럼 대하더라. 살짝 터치하는 장면에서도 힘 조절을 못 한다거나 감정신이 있는데 장난치는 등의 모습이 있었다"고 웃었다.

두 사람을 두고 '형제 케미'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에 대해 "그래서 오히려 편했던 것 같다. 촬영 끝나자마자 형제모드가 된다. 그래도 마지막 회 방송을 보니 우리의 로맨스가 굉장히 잘 나왔더라. 오히려 진혁 오빠가 남동생 대하듯 편하게 대해줘서 덩달아 나도 편안했다. 애정신도 편안하니까 할 수 있는 신들이 생겼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낮과 밤이 다른 그녀' 방송 전 출연한 웹예능 '짠한형'에서 주취 플러팅을 선보여 열애설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최진혁은 "정은지가 진짜 괜찮은 사람, 후배라서 여자로 느끼는 단계까지 못 가는 것 같다"고 마음을 부인했지만 이후 신동엽의 건강을 걱정하던 정은지를 향해 불쑥 "너나 건강해"라고 츤데레 걱정을 쏟아내 웃음을 자아냈다.

이와 관련해 정은지는 "그 방송 이후 주변인들이 나를 보면서 유행어처럼 '너나 건강해'라고 하더라. 나도 그때 진혁 오빠가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겠더라. 나중에 진혁 오빠한테 물어보니 본인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또 혼자 심취해 있지 말라고 혼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지난 4일 종영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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