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볼버', 마지막 한 발을 위해 [강다윤의 프리뷰]

강다윤 기자 2024. 8. 7.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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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볼버' 리뷰
영화 '리볼버' 포스터.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그리고 그건 전도연이겠지.

'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전도연)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무뢰한'으로 깊이 있는 이야기와 절제된 연출이라는 호평을 들었던 오승욱 감독의 신작이다.

액션영화는 아니다. '리볼버'를 쥔 전도연이 목표를 향해 한 발 한 발 걸음을 옮긴다. 그 표정은 냉막하고 걸음은 차분하다. 피 튀기는 혈전이나 처절한 누아르 액션과는 거리가 멀다. '리볼버'의 난사는 없다. 이야기는 느릿하고 또 천천히 무엇보다 우아하게 펼쳐진다.

햇살 아래 커피 한 잔, 투명한 유리잔의 물 한 컵까지 모두 아름답다. 얼음이 달그락거리는 위스키는 달콤해 보이기까지 한다. 반짝이는 서울의 야경과 감각적인 음악, 건조하고 버석한 전도연이 어우러질 때면 미장센이란 이런 것이라 깨닫게 된다. 안경테 하나까지 유독 화려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만 이렇듯 섬세하기 때문에. 전도연은 헤매지 않고 직진하지만, 그 뒤를 따라가려면 대사 하나하나에서 정보를 챙겨가야 한다. 끊임없이 말과 이야기와 메시지가 던져진다. 아이러니하게도 의도된 여백까지 곳곳에 산재한다. 생각하는 재미를 느끼며 곱씹을 수 있는 포인트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이렇게까지'라며 멈칫할 지점이다.

탕! 하지만 이 총성 한 방이 있다. 액션도 웃음도 캐릭터의 관계도 순식간에 모두 정점을 찍는다. 내내 연기만을 감상하며 지루함을 이기지 못했더라도, 자세를 고치게 만든다. 이야기의 끝에서 전도연이 리볼버를 들 때, 짜릿함이 시작된다. 조금 늦었을까. 그럼에도 그 한 발에는 분명한 가치가 있다.

임지연은 무채색의 '리볼버'에서 화려함을 담당한다. 귀여움과 사랑스러움까지, 그야말로 놓칠 수 없는 '에브리띵'이다. 지질하고 짜증 나는 '향수 뿌린 미친개' 앤디에게서 예상치 못한 안쓰러움을 느꼈다면 지창욱의 힘이다. 특별출연 이정재, 정재영, 전혜진은 빈틈없는 연기력으로 여백을 만들고 또 채운다.

7일 개봉. 상영시간 114분,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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