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감정 쓰레기통'이냐?" 나만 보면 불평 쏟아내는 그 사람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8. 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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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고민처방] (글 : 김태훈 교수)

Q. 같은 부서의 동료와 오랫동안 마음을 나누어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사회에서 만났지만 정말 가깝게 느껴져서 마음을 열고 동료의 어려움을 들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그 동료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 버린 듯합니다. 이런 상황을 바꾸려고 여러 번 시도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어요. 그래서 당장 손절하고 싶지만 같은 부서에서 일하고 있어 그것도 쉽지 않네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정말 불편하고 답답하시죠. 정말 어느새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 버렸고 그렇다고 무작정 손절할 수도 없으니... 짜증도 나실 거예요. 갑자기 헐크로 변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무작정 참을 수도 없고... 안 그대로 직장 생활이 만만치 않은데 이런 일까지 생기면 참 힘들고 괴롭습니다.

우리는 주변 사람들과 감정 교류를 합니다. 좋은 일이든 안 좋은 일이든 그에 관한 감정을 나누게 되는데요. 그러다 보면 때로는 감정을 거칠게 표현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늘 일방적으로 쏟아내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나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취급하는 사람들은 쓰레기통에 무언가를 버릴 때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그저 부정적인 감정을 일방적으로 쏟아냅니다. 일종의 감정 배설이죠. 내가 어떻게 느낄지는 전혀 관심이 없어요. 그러면서 본인의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고 강권하죠.

언뜻 보면 이해가 잘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왜 그런 사람과 엮일까? 그냥 안 보면 되는데 왜 끙끙 앓고 있을까? 이렇게 비난하기도 하는데요. 너무나 당연하게도 처음부터 그럴 줄 알았다면 관계를 맺지 않았거나 최소한 상당히 조심스럽게 대처했을 거예요. 정말 나도 모르게 어느새 그렇게 되어 버린 건데요. 대부분 가까운 사이에서 발생하기 때문이에요.

개인적인 이야기를 아무에게나 말하지 않는 것처럼 감정도 가까운 사람과 공유하게 됩니다. 감정 쓰레기통이 가족이나 가까운 동료 사이에 발생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가깝게 느끼는 사이니까 마음으로 다가가서 진심으로 상대방의 감정을 같이 느끼고 위로의 말을 건네게 되고, 특히 부정적인 감정을 털어놓을 때는 조금 더 신경 써서 들어주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오로지 부정적인 감정만 나에게 쏟아내는 걸 발견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일관성의 함정에 빠져서 이전과 다르게 대하기가 어렵고, 가까운 사이니까 더 친절하게 대해야 한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점점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 가는 거죠.

특히 일방적으로 시간과 장소를 정해서 만나자고 하면서 '너라면 이해해 줄 거라고 생각했어', '너라면 나처럼 생각할 줄 알았지'와 같은 말을 한다면 나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취급하고 있는 거예요. 여기에 더해서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건네면 '답답해서 얘기한 건데 그냥 들어주기만 하면 안 돼'라고 하고, 내가 힘든 얘기를 건네면 '그건 네가 알아서 해야지'라고 답한다면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누군가의 부정적 감정을 일방적으로 받아주고 그 사람을 이해해 주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라서 오래지 않아 방전되고 소진됩니다. 에너지가 없으니 본인에게 집중하는 것도 불가능해지고 무언가를 할 의욕이 생기지 않게 되기도 하죠. 양쪽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감정 쓰레기통'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나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취급하는 상대방을 무턱대고 비난하거나 무작정 피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비난하는 말을 들으면 상대방도 당연히 감정적으로 대응하게 되고, 무작정 피하기만 하면 오히려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을 수도 있어요. 더구나 본인이 감정을 배설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경우도 꽤 많아서 어리둥절해하는 일도 있습니다.

우선 다른 사람을 자주 만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사람에게만 집중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인간관계가 좁아져 있을 거예요. 특히 긍정적인 표현을 자주 하고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합니다. 감정 쓰레기통 취급을 받으면서 무너진 자존감도 다시 세우고 그동안 소진한 에너지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감정을 배설하는 사람에게 할애하는 시간도 줄어들게 되고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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