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스타벅스, 모바일상품권 판매 일시 중단한 이유

김지우 2024. 8. 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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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사태로 쿠폰 발행사 자금력 확인 목적
판매대금 정산 구조 연결…발행사 등 위험 대비
/그래픽=김지우 기자 zuzu@

식음료 프랜차이즈들이 모바일 상품권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했습니다. 티몬·위메프 사태 여파 때문입니다. 업체들은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쿠폰 판매처들의 정산 여력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시작했습니다. 

스벅도 점검 들어갔다

스타벅스는 지난 1일 네이버쇼핑 '스타벅스 선물하기' 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했습니다. 스타벅스의 네이버쇼핑 공식 판매제휴사는 쿠폰발행사인 쿠프마케팅의 계열사 한국페이즈서비스입니다. 같은 날 KT알파의 '기프티쇼' 역시 스타벅스의 요청으로 전 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고 공지했습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e쿠폰 판매사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판매를 일시 중단한 후 정산 여력이 있는지 점검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스타벅스는 모바일 상품권 중에서도 범용성이 큰 브랜드입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프티콘 등의 여러 판매채널에서 모바일 상품권이 유통돼 왔습니다. 신세계그룹의 계열사인 SSG닷컴과 스타벅스 자체 앱 등도 점검을 마쳤다고 합니다. 

스타벅스뿐만이 아닙니다. 써브웨이, 도미노피자, KFC, 본죽 등도 기프티쇼에 판매 중단을 요청했습니다. 이들 모두 쿠폰 발행사의 사정으로 기프티쇼 고객의 보호를 위해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했습니다. 도미노피자 측은 "쿠폰의 재판매 일정은 현재 내부적으로 지속적인 상황 모니터링에 있으며, 이후 판매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업체들이 이같은 조치에 나선 것은 티메프 사태 여파로 쿠폰 판매사들이 정산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혹시 모를 미정산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 입니다. 소비자가 구매한 쿠폰을 사용하지 못하거나, 업체들이 정산받지 못하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겁니다.

스타벅스 선물하기 모바일교환권 운영 재정비 공지 /사진=네이버쇼핑 캡처

일부 업체의 경우 티몬에서 구매한 모바일 쿠폰을 소비자에게 환불해주지 않고 사용을 금지한 경우도 있습니다. 저가커피 브랜드인 컴포즈커피는 모바일쿠폰 판매 대행사인 '원큐브마케팅'이 직접 문자를 보내 '티몬 정산 지연 사유로 고객님이 구매하신 미사용 쿠폰을 부득이하게 사용불가 처리하려 한다"고 안내했다는 후기가 있습니다.

컴포즈커피 측은 "티몬에서 판매된 상품 중 미사용된 쿠폰은 쿠폰대행사를 통해 전량 환불해드리고 있다"며 "현재 판매된 대부분의 쿠폰이 환불 완료됐으며, 아직 채널 측에서 취소 처리 되지 않은 소량의 건에 대해서는 취소 처리 시 바로 환불 진행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파리바게뜨, 던킨, 배스킨라빈스 등을 운영하는 SPC그룹은 티몬, 위메프 등을 통해 판매된 SPC모바일 상품권을 전액 환불 가능하도록 조치했습니다. 티몬, 위메프 등을 통한 해당 상품 판매도 즉각 중단했죠. 모바일상품권 중 고객이 티몬으로 부터 환불을 못 받은 경우 등 '취소 상태'로 조회되는 쿠폰의 경우에도 환불을 해주고 있다는 겁니다.

SPC 관계자는 "SPC에서 먼저 환불을 진행해준 모바일상품권의 경우 쿠폰발행사로부터 일부 정산을 받을 예정"이라면서 "하지만 티몬이 발행사에 정산을 해주지 않으면 우리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SPC도 향후 정산받지 못하면 손실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인 겁니다.

제가 판 거 아닌데요?

업체들이 모바일 상품권 판매를 중단한 것은 정산을 받지 못할 우려가 크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모바일 상품권은 소비자가 사용하면, 판매사 혹은 플랫폼→발행사→브랜드사로 판매대금이 지급되는 구조입니다. 하나로 연결돼 있죠. 

각 가맹점에서 소비자가 모바일 상품권을 사용하면 해당 금액은 곧바로 매장에 전달되지 않습니다. 매장에서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하면 가맹점은 가맹본부로부터 판매대금을 정산받습니다. 현금으로 정산받기까지는 길게는 60일가량이 걸린다고 합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문제는 쿠폰 판매사의 자금 여력이 부족할 경우 줄줄이 정산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티몬 사태의 여파로 쿠폰 판매사들은 정산을 받지 못한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일단 판매사의 자금력을 확인하기 위해 모바일 상품권 판매 중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티몬, 위메프에서 정산받지 못한 금액이 결국 쿠폰업계에 영향을 미친 셈입니다. 

실제로 쿠폰발행사들의 위기는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해피머니 발행사인 해피머니아이엔씨는 티몬·위메프 미정산 여파로 도산 위기에 놓였습니다. 지난 5~7월에만 약 3000억원의 해피머니가 시중에 풀린 것으로 추산되지만, 해결방도가 없는 상황입니다.

정치권에선 피해자와 액수가 상당한 해피머니에 대한 후속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티메프 사태가 쿠폰업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궁금해집니다.

김지우 (zuz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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