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티메프’ 막아라…이커머스 업체 정산기한 대폭 단축된다
현재 40~60일보다 짧아질 듯
판매 대금도 별도로 예치해야
앞으로 티몬·위메프·쿠팡 등과 같은 온라인 상거래(이커머스) 업체의 정산기한이 대규모 유통업자보다 짧게 바뀐다. 티몬·위메프의 대규모 정산대금 미지급한 사태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이커머스와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 판매대금도 별도 관리된다.
정부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티메프 사태 대응 방안 및 제도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대규모유통업법을 개정해 오픈마켓을 통해 소비자·판매자 간 거래를 중개하는 이커머스 업체들을 대규모유통업법상 규율 대상으로 추가하기로 했다. 티몬·위메프 등 이커머스 업체가 늘고 있지만 규율, 관리체계가 미비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티메프의 정산대금 지연 사태는 이커머스 업체가 PG업까지 대행하면서 별도 규제가 없는 정산기한을 자율적으로 정해 판매대금을 유용하며 발생했다. 현재 국내 이머커스 업체는 매출액 500억원 이상 기준 43개로, 이중 PG업을 같이하는 회사는 9개에 달한다.
정부는 이커머스 업체의 정산 기한을 대규모 유통업자(매출 1000억원 이상 또는 매장면적 3000㎡ 이상)보다 짧은 수준으로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대규모 유통업자의 정산 기한은 40∼60일이다. 앞으로 업계 및 전문가 의견 등을 반영해 결정되는 정산기한은 이보다 짧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정산 기한은 업체들과 논의해 추후 결정할 방침이다. 위반시 시정명령 및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커머스를 같이 하지 않는 PG사는 기존대로 사업자 간 계약으로 정산 기한을 정할 수 있다.
판매 대금을 ‘쌈짓돈’처럼 이용 가능했던 이커머스 업체의 행위도 금지된다. 이커머스와 PG는 판매대금 일정 부분을 제3자를 통해 별도 관리해야 한다. 예치 및 신탁하거나 지급보증보험 등으로 안전성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적용 대상 및 비율 등은 업계·전문가 간담회 등을 거쳐 추후 결정된다.
허술한 PG업 등록, 운영 감독수단도 바뀐다
기준 미충족시 업무정지, 등록취소 등 제재
이번 티메프 사태는 PG업에 대한 헐거운 등록 및 영업규제에서 비롯됐다는 비판도 많았다. 진입 기준이 낮아 현재 159개사 PG가 등록되어 있고 자본잠식 등 경영지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도 등록을 취소하거나 경영개선 명령을 내릴만한 실효적 감독수단도 없었다.
정부는 이에 전자금융거래법을 고쳐 PG사의 등록요건 등을 강화하고, 기준 미충족시 시정조치 요구하고 업무정지 혹은 등록취소까지 갈 수 있도록 제재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앞으로 PG업 거래규모에 비례해서 건전하게 영업이 가능한 수준의 인적·물적 요건을 등록 요건으로 갖추도록 만들 방침이다.
한편, 외국환업무를 함께 취급하는 PG사는 보다 강화된 자본금·외화유동성 규제 필요성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기재부는 밝혔다.
티메프 사태로 촉발된 상품권 등 선불전자지급수단에 대한 문제는 다음달 15일 개정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이 시행되면 규제 사각지대가 일정 수준 보완된다. 시행령은 선불 충전금 100% 별도 관리 의무를 도입해서 선불업자가 파산해도 충전금 환급을 보장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가맹점 1곳에서만 사용되는 중소 게임사의 게임머니 등은 선불충전금은 여전히 등록 의무가 없어 이용자들의 개별 주의가 필요하다.
정부는 규제를 강화하는 채찍과 더불어 당근책도 마련했다. 정산기한이 짧고, 판매대금을 별도 관리하는 우수 이커머스 기업과 그 기업의 입점업체에 대해선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대-중소기업 간 공정거래협약 평가시 우수 이커머스는 직권조사를 면제받을 수 있다.
‘선불충전금 보호조치 고지 의무’와 ‘잔액 환급 요건’을 상품권 표준 약관에 반영하고, 불공정 약관 사용 시 제재도 추진한다. 판매자 보호 조치 강화를 위해 표준거래계약서 등의 도입도 검토한다. 이밖에 금융회사가 자금거래를 할 때 이커머스의 결제위험도 반영하도록 금융회사 운영위험 관리 실태도 개선된다.
https://www.khan.co.kr/economy/finance/article/202407252052035
https://www.khan.co.kr/economy/finance/article/202407311650001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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