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매출 10조 쿠팡...김범석 창업자 "매 분기 확고한 성장"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첫날인 11일(현지시간) 쿠팡 배너가 정면을 장식한 뉴욕증권거래소 앞에서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쿠팡은 종목 코드 CPNG로 뉴욕 증시에 입성했다. (뉴욕=AP/뉴시스)

쿠팡이 올해 2분기 역대 최초로 분기 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국내 시장 진출로 경쟁이 더욱 치열한 유통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며 선전했다. 쿠팡 창업주 김범석 의장은 "다년간 이어온 대규모 투자와 혁신의 성과"라며 "매 분기 확고한 성장과 현금 흐름을 창출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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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의장 "성장과 수익성 모두 강화...3P 비즈니스 가파른 성장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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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쿠팡Inc 의장 겸 창업자는 7일(현지 시각) 진행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세계 최고의 리테일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다년간의 투자와 혁신에 힘입어 계속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최저 가격으로 뛰어난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성장과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의 2분기 매출은 10조357억원(73억2300만달러)으로 전년동기 대비 30% 늘어났다. 파페치를 제외한 매출은 9조405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이와 관련 김 의장은 "프로덕트 커머스의 활성 고객 수(2170만명)는 전년 대비 12% 늘어났다"며 "가장 오래된 고객 집단(코호트)을 포함한 고객들이 계속해서 소비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 성장 기회가 무궁무진하며 아직도 개발되지 않은 부분이 상당하다"며 " 5600억달러 규모의 고도로 세분화된 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의 점유율은 매우 작고, 여정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프로덕트 커머스 사업에 대한 역대급 규모 투자가 한때 인정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분기마다 확고한 성장과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최저 가격으로 우수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성장과 수익성을 모두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로켓그로스(FLC, 판매자 로켓배송)를 포함한 마켓플레이스(3P) 비즈니스 성장세가 13분기 연속 1P(로켓배송 직매입)보다 빠르게 성장했다"며 "판매자 수 증가세도 1P보다 빠르고, 한국 전체 리테일 시장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2020년 이후 9000개가 넘는 소상공인이 연 매출 30억원을 넘어서는 등 중소기업 성장세를 뒷받침했다는 게 김 의장의 판단이다.

대만·쿠팡이츠·파페치 등 성장사업 부문의 2분기 매출은 1조2224억원(8억9200만달러)으로 전년 대비 6배(483%) 달하는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김 의장은 "와우 멤버십에 무료 배달 프로그램을 실시한 이후 고객 유입이 꾸준히 상승 궤도를 달리고 있다"며 "쿠팡이츠 입점 식당들의 거래량이 3개월 만에 평균 30% 가까이 증가하는 등 이츠 성장에 입점 업체도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대만 로켓배송·직구 사업과 관련해 "대만의 잠재력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도 확신하고 있다"며 "한국 고객과 동일하게 대만 고객들에게도 트레이드오프(tradeoff·양자택일) 관계를 타파해 신뢰와 충성도를 얻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상품은 대만 고객에게 제공하는 상품의 일부에 불과하지만, 수만개의 한국 기업이 대만 소비자에게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지난해 한국 기업의 대만 판매량이 전년 대비 3배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파페치는 연말까지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흑자에 근접하는 게 목표이며, 현재까지 목표 달성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성장사업의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은 2740억원(2억달러)으로, 전년 동기(9300만달러)와 비교해 늘었지만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조홍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6월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쿠팡(주) 및 씨피엘비(주)의 위계에 의한 고객유인 행위 및 제재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 및 씨피엘비㈜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400억 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24.6.1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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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1600억원대 과징금 반영으로 영업적자...재무 건전성 등 수익성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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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2분기 342억원(25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 3분기 첫 분기 영업흑자(1037억원)를 낸 이후 8분기 만에 적자 전환했다. 이는 파페치 영업손실과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추정액을 반영한 결과다.

이와 관련 거랍 아난드 쿠팡 CFO는 "이번 분기 매출 대비 판관비용(OG&A)은 지난해 동기 대비 6%포인트 증가했다"며 "파페치와 관한 구조조정 비용, 한국 공정위에서 발표한 조사 결과로 발생한 1억2100만달러(약 1630억원)의 과징금 추정치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파페치와 공정위 과징금 추정액을 제외했다면 이번 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이 약 1억2400만달러(약 1699억원)"라고 덧붙였다.

다만 전반적인 쿠팡의 재무건전성은 개선되는 흐름이다. 아난드 CFO는 "비즈니스의 근본적인 성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는 매출 총이익"이라며 "2분기에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한 21억달러 이상의 매출 총이익과 29.3%의 이익률을 기록하며 기록적인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쿠팡의 매출 총이익은 지난해 2분기 대비 41% 성장한 2조9354억원(21억4200만달러), 총이익률은 전년동기 대비 3.1% 증가한 29.3%로 집계됐다. 또 지난 12개월 누적 기준 영업 현금흐름은 22억달러, 잉여 현금흐름은 15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2억5000만달러, 4억2000만달러 늘어났다.

쿠팡의 2분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조5867억원(55억3600만달러)으로 지난해 말(52억4300만달러)보다 5.6% 확대됐다. 전체 현금 잔액(제한된 현금 포함)은 58억달러 규모로 전년동기 대비 22% 증가한 수준이다.

쿠팡의 핵심 비즈니스인 프로덕트 커머스의 매출 총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 늘어난 19억5000만달러(2조6823억원)였고, 조정 에비타흑자는 5억3000만달러(7263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1억2200만달러 증가했다. 아난드 CFO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자동화 기술 활용 증대를 통해 운영 효율성이 향상됐고, 공급망을 최적화하고 수익률을 높이는 사업을 확대해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1분기에 이어 비즈니스 전반에 강력한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