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습격…유소년·청년층 글쓰기, 정말 괜찮을까

송광호 2024. 8. 7. 08: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요새 청년층은 책을 안 읽는다, 문해력이 좋지 않다고 한탄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특히 스마트폰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의 작문 실력을 두고 암담하다고 탄식하는 글쓰기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핑커의 주장처럼 글쓰기 영역에도 세상사의 변화는 감지된다.

글쓰기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오는 글쓰기 행태를 비판적으로 바라봤지만, 이제는 하나의 글쓰기 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티븐 핑커 하버드대 교수가 쓴 '글쓰기의 감각'
스마트폰을 보는 청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요새 청년층은 책을 안 읽는다, 문해력이 좋지 않다고 한탄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특히 스마트폰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의 작문 실력을 두고 암담하다고 탄식하는 글쓰기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늘 그렇듯, 이는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기원전 3천년 무렵 고대 수메르 점토판에도 당시 젊은이들의 작문 실력 퇴보를 불평하는 말이 적혀 있을 정도니까 말이다.

이런 고리타분한 지적과 관련해 세계적인 인지 심리학자 스티븐 핑커 하버드대 교수는 부분적으로 언어의 필연적 변화와 나이 듦의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자신의 변화를 세상의 변화로 착각하고 세상의 변화를 도덕적 타락으로 착각하기 쉬워서 옛날에는 참 좋았다는 망상을 품고는 한다. 그러다 보니 어느 세대이든 당대의 아이들이 언어를 타락시키고 있으며 그와 더불어 문명도 타락시키고 있다고 믿기 마련이다."

스티븐 핑커 하버드대 교수 [EPA=연합뉴스]

핑커의 주장처럼 글쓰기 영역에도 세상사의 변화는 감지된다. 글쓰기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오는 글쓰기 행태를 비판적으로 바라봤지만, 이제는 하나의 글쓰기 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예컨대 X(옛 트위터)의 단문 형식은 출판사들이 선호하는 글 형식으로 주목받은 지 오래됐다.

그럼에도 핑커는 제대로 쓰는 기술을 연마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오랫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승된 입말과는 달리, 쓰기는 비교적 최근에 발명된 것이어서 호모 사피엔스의 DNA에 아직 각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컨대 쓰기는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말과는 달리 각고의 노력을 들여 배워야 하는 행위다. 우리는 유년기부터 시작해 한참 후까지 글말을 힘들여 배워야 한다고 핑커는 강조한다.

백일장에서 글쓰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제대로 된 글을 배울 수 있을까. 핑커는 신간 '글쓰기의 감각'(원제 The Sense of Style)에서 전범이 될 만한 다양한 글을 인용한 후 이를 분석하면서 좋은 글을 어떻게 쓰는지에 대한 노하우를 전한다.

그에 따르면 간단명료함은 언제나 통용되는 글쓰기의 진리다. 형용사와 부사는 될 수 있는 대로 배제하고, 명사와 동사 중심으로 문장을 써야 한다. 앞말을 정리하면서 뒷말로 이어주는 '이정표'('간단히 말하자면',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같은 말)를 적절히, 그러면서도 과하지 않게 쓰는 방법도 가독성을 높인다.

대구를 이루는 문장 구조, 상황을 상세히 알리는 묘사, 규칙적인 율격, 특이한 단어나 관용구를 적절히 배치하는 법도 독자의 이해를 넓힌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글쓰기의 즐거움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는 글을 쓰면서 자기 내면의 열정과 즐거움을 숨기지 말라고 강조한다.

훌륭한 예문과 그에 따른 상세한 해설이 돋보이는 책이다. 다만, 저자 자신이 미문의 달인은 아닌지라 소설이나 에세이 쓰기에 특화된 책은 아니다. 저자는 논픽션, 그중에서도 명료함과 일관성을 최우선으로 중시하는 장르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사이언스북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사이언스북스. 김명남 옮김. 640쪽.

buff27@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