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지 "최진혁은 '형님', 이정은은 '언니'" [인터뷰+]

김소연 2024. 8. 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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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주말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 이미진 역 배우 정은지
정은지/사진=IST엔터테인먼트

가수 겸 배우 정은지가 JTBC 주말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가 남다른 애정을 내비쳤다. 특히 함께 연기한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숨기지 않았다.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어느 날 갑자기 노년 타임에 갇혀버린 취준생과 낮과 밤 올 타임 그녀에게 휘말린 능력캐 검사의 기상천외한 인턴십과 로맨스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정은지는 선배 배우 이정은과 이미진 역을 맡아 '2인 1역'을 소화하며 찰떡 호흡을 보여주는 한편, 냉혈 검사 계지웅(최진혁 분), 아이돌 출신 사회복무요원 고원(백서후 분)와 사각관계를 보여줬다. 

취준생의 애환과 인턴의 간절함, 여기에 검사와 아이돌을 사로잡은 배려심까지 겸비한 이미진을 정은지는 귀엽고 사랑스럽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첫 방송 시청률은 4.0%(닐슨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기준)을 기록한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2024 파리 올림픽으로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는 상황에서도 마지막회 시청률 11.7%를 기록하며 화려한 퇴장을 했다. 

방송에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시청률 10% 달성 시 극중 등장하는 에이핑크의 '미스터 추'(Mr. Chu) 댄스를 출연진이 함께 추겠다는 공약을 했던 만큼 언제 약속이 이행되는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에서 정은지와 만났다. "넘을 듯 넘지 못했던 시청률 10%였는데 넘어섰고, 10%가 아니라 11%라 더 놀랐다"면서 "저는 (에이핑크로 활동해) 평생을 준비해왔지만, 다들 함께 준비해 보려고 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최진혁을 '형님', 이정은을 '언니'라고 칭하며 친분을 드러냈던 정은지는 이들에게 주변 사람들을 챙기며 함께 연기하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래하고 연기하는 지금이 너무 좋고,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가수', '배우'라는 타이틀을 계속 듣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은지와 일문일답

정은지/사진=IST엔터테인먼트


▲ 결국 시청률 10%를 넘기고 막을 내렸다. 

방송 내내 넘을 듯 넘지 못했다.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지냈다. 그런데 마지막회가 그냥 10%가 아니라 11%라 더 놀랐다. '막방'을 다른 출연 배우들과 단체로 봤는데, 실시간으로 시청률 추이를 볼 수 있는 앱이 있더라. 그걸 보더니 '10% 넘길거 같다'고 하셔서 급하게 '댄스 챌린지를 해야 하나'라고 했다. 저는 평생 준비해왔기 때문에 되는데, 시청자들은 '미스터추'가 궁금할까 싶긴 하더라. 다만 일단 다같이 준비를 해보려 한다. (최)진혁 오빠가 '난 사람들이 못추는 걸 좋아할 거 같아'라고 말하는 걸 봐서 연습을 열심히 안할 거 같아 걱정되긴 한다. 

▲ 꽉찬 해피엔딩이었다. 시청자로서는 어떻게 봤을까. 

전 귀여운 사람을 좋아하는데, (이)정은 언니가 정말 귀엽다. 마지막에 찡긋하는 그 표정이 너무 귀엽지 않나. 얼굴이 '뿅'하고 나오고 하는게 최근 드라마 엔딩에 없었는데, 정은 언니 얼굴로 그러니 좋더라. 제 개인적으로도 미진이와 지웅이 헤어지지 않길 바랐다. 낮과 밤이 다른 상황을 극복해 사랑이 이어지길 바랐는데, 그게 된 거 같다. 

▲ 이정은과 같은 역할을 연기하는게 쉽지 않았을텐데.

정은 언니 모니터를 많이 했다. 전 장면에서 어떻게 했는지, 어떤 감정이었는지를 많이 봤다. 몸이 바뀌는 장면을 찍을 땐 언니가 연기하는 걸 보다가 바로 팔과 몸 방향을 맞춰 들어갔다. 처음엔 그게 긴장됐는데, 그렇게 체인지되는 게 기분이 굉장히 묘했다. 눈물을 흘리면서 바뀌는 장면에서는 눈물 양까지 파악해서 들어갔는데, 그런 경험이 색다르고 긴장감이 있었다. 그러다보니 교차되는 장면이 아닌데도 평소 언니의 바이브보다 더 어려보는 느낌이 들던 때도 있었다. '뭐지? 왜 20대로 보이지?' 이랬다. 특히 고원이랑 같이 있을 때, 미진으로 대하는 그런 것들이 '미진이 같다'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연기를 할 때보다 편집되고 드라마로 나온 모습을 보니 훨씬 더 재밌었다. 현장에선 떨어져 있어서 하나된 느낌이 덜했는데, 드라마를 보며 진정한 하나가 된거 같았다.

▲ '낮과 밤이 다른 그녀'의 명장면으로 두 사람이 함께 추는 '미스터 추'가 꼽힌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자면, 저는 20대 내내 그 장면을 준비했기에(웃음). 그런데 댄스학원에서 가르쳐주는 안무와 실제로 저희가 추는 게 포즈나 몇몇 동작들이 다른 게 있더라. 그래서 언니가 준비해온 걸 제가 맞춰 추는 방식으로 했다. 춤을 추다보니 너무 에이핑크 하는 제스처들이 나와서 '정은지야 이미진이야' 혼란이 왔는데, 다들 좋아해주셔서 감사했다. 처음엔 '미스터 추'를 추는게 너무 어색하고 민망했다. 그래서 감독님이 다른 걸 고르라고 했는데 '미스터 추'가 제일 좋을 거 같더라. 그래서 이 노래로 하게됐다.

▲ 에이핑크 멤버들의 반응도 궁금하다. 

그 장면을 찍자마자 정은 언니께 여쭤보고 '괜찮다'고 하시기에 바로 보냈다. 가장 먼저 멤버들에게 보여줬다. 다들 '진짜 추신거냐'고 놀라더라. 그리고 이전 보미가 그런 얘길 안하는데, '너무 재밌다'고 하더라. '어제 무슨 장면 나왔어' 이렇게 물어봤는데 바로 답하더라. 진짜 다 봤더라.(웃음) 가끔 안봤는데, 봤다고 해서 문제를 낸 건데 대답을 잘하더라. 

▲ 최진혁과 로맨스에도 호평이 많았다. 

정말 '형님!' 이런 느낌이었다. 평소에도 제가 '형님'이라고 그랬다. 그러니 (최)진혁 오빠는 '그러지마, 로맨스 안붙어' 이러더라.(웃음) 전 그게 편했는데, 오빠는 연기에 몰입하는게 힘들었나 싶더라. 스스럼없이 친해지면서 꽁냥되는 바이브가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원래 모든 상대 배우들과 이런건 아니다. 친해지는 정도가 있는데, 진혁 오빠는 성격이 조금 건드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제가 항상 발끈했고, 그러면서 친해졌다. 오빠가 이미지가 새초롬해보이지 않나. 인상도 부리부리하고. 데뷔도 선배이기도 하고 해서 얼었는데, 오빠가 웃으면서 '으흐' 하자마다 '의외네' 하면서 편하게 잘 지냈다. 

▲ 그러면 키스신은 어떻게 찍었나?

열심히 찍었다.(웃음) NG없이 촬영했다. 대학교 로케이션이라 학생들이 쳐다봐서 최대한 집중하면서 찍었다. 우리가 뽀뽀하는 걸 주변에서 다 보고 있으니까, 제가 '어쩌지?' 이러는데 오빠가 '할 수 없지. 그냥하자' 이렇게 해서 그냥 했다. 그때도 서로의 호칭은 '형님', '야'였다. 

▲ 극중 미진은 고원이 그렇게 순애보를 보이는데, 흔들림없이 계지웅이지 않나. 인기 최정상의 아이돌이 대시하는데 어떻게 흔들리지 않을수 있냐는 반응도 있었다.

전 대본에 주어진대로 연기했다.(웃음) 제가 보기엔 미진이가 주제파악을 잘해서 그런거 같다. 취준생 기간을 거치면서 자존감이 떨어진 상태라 누군가를 돕지만 연애 감정으로 뻗어 나가기엔, 연예인이 그렇게 좋다고 하는 상황이 다른 세계 이야기라고 느낀거 같다. 그래서 진중하게 다가왔을 땐 '먼저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한 게 아닐까.

▲ 인간 정은지라면 능력있는 까칠한 검사와 자상인 인기 아이돌, 둘 중 누가 더 좋나. 

둘다 무서운 상대이긴 한데(웃음) 현실로도 지웅이가 더 좋을거 같다. 원이는 제가 지켜주고 챙겨줘야 할 거 같아서 실제로도 이상형은 계지웅에 가까운 거 같다.  

정은지/사진=IST엔터테인먼트


▲ 촬영할 때 '이건 대박이다' 느낀 순간이 있었나. 

'대박'까진 아닌데, 찍으면서 '재밌다' 하면서 찍었다. 그런데 '나오면 정은 선배가 하는 코믹 연기는 다들 좋아하겠다' 확신은 들었다. 왜냐면 현장에서도 제가 모니터를 보면서 기절할 뻔했을 정도로 웃겼다. '어쩜 저렇게 잘할까' 싶고, 정말 많이 배웠다. 촬영할 땐 '선배님'이라고 했고, 끝날 때 즈음엔 '편하게 하라'고 해서 '언니'라고 했는데, 그때부터 입에 붙었다. 언니가 사람들을 진짜 잘챙긴다. 저는 현장 가면 제꺼하기 바쁜데, 언니는 주변 사람들을 잘챙겨주셨고, 그 중 하나가 저라서 언니 찬양을 계속 하게 된다. 

▲ 에이핑크에서는 메인보컬인데, 개인 활동은 연기를 더 많이 보여주고 있다. 노래하는 정은지를 기다린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최근에도 혼자서 공연을 다녀왔다. 에이핑크로도 정은지로도 알게 모르게 활동하고 있다.(웃음) 얼마전엔 정은지로 개인 팬미팅 투어를 돌고 왔다. 팬미팅에서 에이핑크 노래를 부르는데 '조만간 에이핑크 공연으로 돌아오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노래도, 연기도, 팀 활동과 솔로 활동 모두 다 재밌다. 그래서 현명하게 어떻게 활동을 해야 할 지 고민하고 있다. 

▲ 음악과 연기는 어떤식으로 병행할 계획인가. 

음악은 보다 제 생각을 담으려 한다. 이전엔 받은 노래를 했다면, 어느순간 '제가 해보겠다' 이렇게 됐다. 그래서 어렵지만 계속 하고 싶다. 원래 꿈이 가수였고, 그걸로 데뷔를 했고, 가수로서는 '위로'라는 키워드로 활동하고 싶다고 했는데 거기에 변함은 없다. 배우 활동을 하면서도 재미는 있는데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 많은 시기가 있었다. 고민도 있고, 속도 상하고 마음이 싱숭생숭한 시기가 있었는 데 그때 '눈이부시게' 이런 드라마들이 나오던 타이밍이었다. 그때 드라마를 보며 웃음이 나왔고, '내가 생각보다 보람있는 일을 하고 있네' 싶더라. 그때부터 더 열심히 하게 됐다. 누군가 이렇게 공감하겠구나 싶어서, 그래서 연기하는 게 좋았다. 

▲ '응답하라 1997'이 방송된지 12년이 됐다. '생활연기=정은지'라고 했지만, 연기자로서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에 대한 부담이나 벽으로 느껴지는 순간은 없었나. 

너무 좋고 감사하다. 생활 연기를 잘한다는 얘길 듣는 것만으로도 좋다. 제가 생활 연기를 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저도 장르물을 하긴 했지만, 그것도 재밌긴 했지만, 생활 연기를 할 때 더 많은 아이디어가 생기는 거 같다. 실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하니 자연스럽게 그게 되는 거 같다. 이번에도 애드리브를 많이 했다. 특히 욕은 거의 제 애드리브였다. 물론 실제 제 모습과 다르다.(웃음)

▲ 실제 모습은 어떤가. 

그때그때 다르다. 어느날은 사나웠다가, 어느날은 감수성이 풍부했다가, 매일 달라진다. 제가 잡은 미진이의 키워드가 '쪼글쪼글'인데, 지금은 쪼글쪼글한 거 같다. 인터뷰할 때 쪼글쪼글해진다.

▲ 평소엔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청소를 많이 한다. 먼지가 돌아서면 쌓인다. 청소용품 사는 걸 좋아한다. 쿠팡 청소 용품을 시간이 날 때마다 들여다 본다. 운동도 홈트를 열심히 한다. 헬스장도 열심히 가고 있다. 술은 반주를 많이 한다. 배달 음식을 시켜도 꼭 맥주 한캔을 두고, 요즘은 하이볼을 많이 먹는다. 캔이 잘나오고 있다. 집에 작게 술을 마실 수 있는 공간도 만들었다. 이렇게 말하면 술에 진심인거 같은데, 맞다.(웃음) 와인존이 있다. 지인들이 오면 함께 마신다. 그렇게 지낸다. 

▲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미진의 버킷리스트를 이루는 작업과 같은데, 정은지의 버킷리스트는 뭘까. 

오래 이일하고 싶다. 이 일이 좋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오래 건강하게 즐겁게 사는 것도 목표다. 최근 제 또래에 아픈 주변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한동안 우울했다. '낮과 밤이 다른 그녀'에서는 그런 상황에서 저에게 선물같은 작품이었다. 고민이 많았던 시기에 제안이 왔고, 이정은 선배가 캐스팅된 작품이었고, 이걸 하면서 일 외적으로도 얘길 나눌 수 있는 선배님들이 생겼다. 든든하다. 

▲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나. 

조정석 선배님과 제가 닮았다면서, 남매로 연기했으면 좋겠다는 글을 봤다. 아빠는 성동일 선배, 엄마는 라미란 선배 이렇게. 그걸 보며 저도 엄청 웃었다. 가족 코미디를 이렇게 하면 재밌겠다 싶더라. 능력있는 작가님이 집필해주셨으면 좋겠다. 기다리겠다.(웃음) 또 뛰어다니는 형사, 군인도 해보고 싶고. 전문직을 제대로 해보고 싶기도 하다. 

▲ 유튜브가 7개월째 활동 중단 상태다. 드라마 때문이었을까.

팬들과 소통 창구가 없어서 유튜브를 개설했다. 시작할 때부터 정규적이진 않지만, 소통의 순간에 찾아오겠다고 했다. 그러다 커버송이 확 뜨면서 그후로 조바심이 생기더라. 그 와중에 '정은지를 놓지 말자' 이래서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 했다. 그런데 캠핑이 조회수가 너무 안나오더라.(웃음) 그 와중에 드라마 준비를 하다가 너무 바빠져서 못하고 있다. 지금 준비 중이다. 곧 올리겠다. 

▲ 앞으로 정은지 이름 앞에 어떤 수식어를 듣고 싶나. 

'가수', '배우'를 계속 듣고 싶다. 요즘 시장이 어려워져 작품에 출연하는 것도 굉장히 어려운 시기 아닌가. 아이돌도 많은 분들이 데뷔하는데 계속 무대에 설 수 있음에 감사하다. 저는 확실한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그런거 같다. 그래서 계속 배우이길 바라고, 가수이길 원한다. 현재 차기작을 논의 중인 게 있고, 하반기에도 안 쉬고 열심히 일할 거 같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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