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이 역사적인 선수인 또 다른 이유… 종신 SSG맨 계약 추진, 호재에 탄력 받을까

김태우 기자 2024. 8. 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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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흔을 향해 달려가는 나이임에도 공수 모두에서 건재한 기량을 과시하며 역대 최고 3루수를 예약한 최정 ⓒSSG랜더스
▲ 여전히 순발력과 운동 능력을 갖추고 있는 최정은 남들이 지명타자로 이동할 나이에도 핫코너를 지키고 있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전설들도 결과적으로 나이를 속일 수는 없었다. 보통 30대 중반 이후로는 자신의 포지션을 떠나 지명타자 출전 비중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았다. 타격은 클래스를 가지고 있지만, 신체 능력은 분명 늙는다. 수비로 9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경기력까지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KBO리그 역대 최다 홈런 보유자(484홈런)이자, 은퇴할 때는 KBO리그 주요 타격 지표 역대 1위 자리에 자신의 이름을 도배할 것이 확실시되는 최정(37·SSG)의 특별한 혹은 위대함은 여기서 나온다. 최정은 데뷔 이후 SSG의 핫코너를 지켰다. 지명타자 비중이 높은 적이 없었다. 만 37세가 된 올해도 마찬가지다. 묵묵하게 3루에 나간다.

최정은 올해 몸에 맞는 공 여파로 빠진 경기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6일까지 666이닝이나 수비에 나갔다. 내야수 중에서는 리그 전체 17위다. 앞선 선수 중 최정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는 당연히 없다. 그냥 3루에 서 있기만 하는 선수는 아니다. 전성기만한 수비력은 분명 아니지만 여전히 몸이 날렵한 편이다.

6일 고척 키움전에서도 최정의 수비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장면이 나왔다. 1-0으로 앞선 2회였다. 무사 1루에서 변상권이 번트를 댔다. 이를 보고 있었던 최정은 번트 자세가 나오자마자 재빠르게 홈으로 대시했고, 이 공을 잡아 2루로 정확하게 송구했다. 결국 이는 병살타로 이어지며 선발 오원석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젊은 선수 못지않은 순발력과 운동 능력이었다.

체력 관리는 해줘야겠지만 앞으로 2~3년은 더 3루에서 평균 이상, 못해도 평균의 수비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어쩌면 마흔까지 3루를 지키는 역사적인 선수가 될 수도 있다. 최정도 지명타자보다는 수비에 나가는 것을 선호한다. 최정은 멀티홈런으로 팀의 승리를 이끈 6일 고척 키움전이 끝난 뒤 “수비를 하는 게 좋다. 올해는 폭염이라기보다는 너무 습하다. 이상하게 올해는 좀 많이 힘들기는 한데 그래도 수비를 계속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데 감사하게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마흔을 향해 가는 선수고 적지 않은 수비 이닝까지 소화하고 있으니 그 여파가 나타날 법도 한데 최정은 그렇지 않다. 올 시즌도 92경기에서 타율 0.291, 26홈런, 7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91을 기록하며 리그 최정상급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근래 성적 그래프도 꾸준하다. 적어도 공격 성적에서 노쇠화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숭용 SSG 감독도 “3년은 더 거뜬하다”고 장담할 정도다. 그렇다면 이제 관심은 ‘다음 계약’으로 몰린다.

최정은 이미 두 차례의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행사했다. 2015년 첫 FA 신분 당시 팀과 4년 86억 원에 계약했고, 2019년 FA 시장에서는 6년 총액 106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두 번 모두 당대 최고액 계약 중 하나였지만 최정은 그 원금에 이자까지 쳐 팀에 갚았다. 그리고 2019년 맺은 6년 계약이 끝나는 해가 바로 올해다. 최정은 올 시즌 뒤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 SSG는 최정이 세 번째 FA 자격을 얻기 전 다년 계약으로 타 팀과 접촉을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SSG랜더스

최정이 SSG와 인천을 떠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구단에나 팬에게나 선수에게나 모두 마찬가지다. 지난 두 차례 FA 계약 당시에는 큰 마찰 없이 도장을 내밀었다. 팀도 대우를 잘해줬지만 최정 역시 팀을 떠날 생각이 별로 없었기에 적정선에서 타협을 봤다.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FA 자격을 얻는 순간 최정은 소속팀이 사라지고 모든 팀과 협상할 수 있다. FA 시장에서 100%라는 건 없다. 타 팀에서 거부할 수 없는 오퍼가 올 수도 있다. SSG로서 이적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가정조차 하기 싫은 일이다.

이 때문에 SSG도 시즌이 끝나기 전 비FA 다년 계약을 마무리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아예 FA 시장에 나가게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미 시즌 초부터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 물론 시즌 중이라 집중적인 협상을 이어 가기는 어려운 구조이기는 하고, 금액의 이견이 있는 건 당연한 일이라 아직 완료 단계까지는 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최정 측도 특별히 급할 것은 없다. 그러나 SSG의 의지가 워낙 강한 만큼 앞으로 더 가열차게 협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제도 변경이라는 호재도 있다. SSG도 샐러리캡 한도 내에서 최정을 잡아야 한다. 추신수가 올해 3000만 원이라는 상징적인 금액에 도장을 찍었음에도 이미 샐러리캡이 목구멍까지 차 있는 SSG다. 샐러리캡 내에서 ‘풀 베팅’을 해도 최정의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면 난감한 일이었다. 하지만 7월 31일 제3차 이사회에서 샐러리캡이 20% 증액됐다. 현행 상한액 114억2638만 원에서 2025년에는 137억1165만 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당장 약 23억 원 정도의 여유가 더 생겼다. SSG도 금액 협상에서 조금 더 여지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정의 세 번째 FA가 없다면 사실상 '종신 SSG맨'으로 가는 길을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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