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장비 진입 어려운데…"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재발 대책을"

박건영 기자 2024. 8. 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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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72대를 태운 인천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사고를 계기로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기준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찬석 서원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전기차 충전시설을 지상에 설치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다"며 "그러나 이동식 수조를 설치하도록 하거나 소방시설을 구축하도록 규정화해 화재에 대비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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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전기차 화재 계기로 충전시설 설치 기준 재정비 목소리 커져
"지상화 하거나 지하에 전기차 전용구역 마련 안전시설 설치 필요"
인천소방본부가 지난 1일 오전 6시15분쯤 서구 청라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전기차량 화재와 관련 관계기관과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2024.8.2/뉴스1 ⓒ News1 이시명 기자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차량 72대를 태운 인천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사고를 계기로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기준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7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기차 핵심 부품인 리튬 이온 배터리에 불이 붙으면 순간 온도가 1000도 넘게 치솟는 '열폭주' 현상이 나타나 완전 진화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전기차 화재는 진화 작업에 분말 소화기 대신 차량을 통째로 담그는 이동형 소화수조 등 대형 장비를 동원해야 하는데, 지하주차장은 장비를 들이는것 조차 녹록지 않다.

지난 1일 인천 서구의 한 아파트 지하 1층에 주차된 벤츠 전기차에서 난 불도 8시간 20분 만에 어렵게 진화했다.

초기에 쉽게 잡히지 않은 불은 차량 주변으로 확대되며 주차장에 있던 차량 72대를 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11월24일 충주시 호암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당시에도 소방당국이 진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지하주차장에서 충전 중이던 SM5 전기차에서 불이 났는데, 소방당국은 공간이 협소한 탓에 불을 끄는 게 어렵다고 판단하고 1차 진화만 한 뒤 해당 차량을 충주종합운동장으로 견인해 완전 진화했다. 이 과정에서 견인차 운전자가 연기를 흡입해 병원에서 치료받기도 했다.

2021년 11월24일 충주시 호암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차에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는 모습.(충주소방서 제공). /뉴스1

이처럼 지하에서 발생하는 전기차 화재가 매년 끊이지 않으면서 전기차 주차장을 지상화해야 한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전기차가 화재 발생 때 대형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시한폭탄'이고, 지하 충전시설이 시한폭탄을 지하로 불러들이는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충북에는 지난 7월 기준 공동주택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시설이 총 7938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중 지하와 지상에 설치한 것을 구분 집계하지 않아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으나 상당 수의 전기차 충전시설을 지하에 설치한 것으로 추정한다.

전문가들도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상용하는 전기차는 주로 화재 진압이 어려운 리튬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리튬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가 지하주자창에 있을 때 불이 붙는다면 금세 확산하거나 유독가스가 지하 배관을 통해 지상으로 들어갈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기차 주차장을 지상화해 피해를 최소화 하되 지상 주차장이 없는 신축 아파트는 전기차 전용 주차 구역을 조성하고 불길이 확산하지 않도록 구조물을 설치하는 등 안전시설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설치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찬석 서원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전기차 충전시설을 지상에 설치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다"며 "그러나 이동식 수조를 설치하도록 하거나 소방시설을 구축하도록 규정화해 화재에 대비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제언했다.

pupuman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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