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 정신의 광복, 새로운 대한민국의 여정
태극기 휘날리는 광복의 그날, 거리에 울려 퍼졌던 만세 소리를 기억하는 이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 국민의 95%는 그 역사적인 순간을 직접 경험하지 못했다. 혹시 우리는 선조들의 피와 땀으로 되찾은 광복의 의미를 단순히 역사책 속 한 페이지로, 또는 매년 돌아오는 빨간날로만 여기고 있지는 않은가.
광복은 단순한 과거의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현재이자 미래이며,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살아 숨 쉬어야 할 소중한 유산이다. 이 땅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우리 한국인에게, 광복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는 것은 우리의 정신이며 정체성이다.
광복 이후 우리 민족은 외세에 의해 남북으로 갈라졌고, 6.25 전쟁이라는 참혹한 비극을 겪었다. 그러나 우리는 불굴의 의지로 이를 극복했다. 폐허 위에서 일어나 세계가 놀랄만한 '한강의 기적'을 일으켰고, 민주화도 이뤄냈다. 오늘날 우리는 K-팝, K-드라마, K-푸드, K-교육 등 한류 문화를 전 세계에 전파하며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눈부신 외적 성장의 이면에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그림자가 있다. 이념, 세대, 성별, 지역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으며, 물질만능주의의 팽배로 인해 인간 본연의 가치, 인성이 무너지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의 높은 자살률과 낮은 행복지수는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신의 광복'이다. 물질적 풍요를 넘어 정신적 풍요를 추구해야 할 때다. 우리 선조들이 면면히 이어온 한국인의 정신인 '홍익인간'과 '천지인 정신'을 현대적 맥락에서 재해석하고 적용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 시대의 새로운 광복 운동이 돼야 한다.
정신의 광복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첫째, 상호 이해와 존중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가운데 공통의 가치를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을 이룰 수 있다.
둘째, 공동체 의식을 회복해야 한다. 극단적 개인주의를 넘어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연결돼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개인의 성공이 곧 사회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상생의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셋째, 물질적 가치와 정신적 가치의 균형을 추구해야 한다. 경제적 성장과 함께 삶의 질 향상과 정신적 풍요로움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문화, 예술, 교육에 대한 투자와 관심을 높여야 한다.
넷째,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 혁신이 필요하다. 경쟁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인성을 바탕으로 개개인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키워주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 청소년들의 행복지수를 높이고, 창의적이고 건강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자연환경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하고, 생태계 보전에 힘써야 한다. 또한 국가 이기주의를 넘어 지구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이번 광복절을 맞아, 우리는 단순히 과거를 기념하는 데 그치지 말아야 한다. 이를 미래를 향한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광복절은 우리의 현재를 돌아보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계기가 돼야 한다. 오늘 우리 모두가 정신의 광복을 향한 첫걸음을 내딛기를 희망한다. 그것이 우리 선조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길이며, 진정한 광복의 의미를 실현하는 길일 것이다.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정신,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지혜를 되살리는 것,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유산이다. 정신의 광복을 통해 우리는 모든 국민이 행복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진정으로 자유롭고 독립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권나은 국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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