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로움'과 '재미'에 빠진 오타니, "홈런과 도루는 그저 이기기 위한 수단일 뿐"[스조산책 MLB]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천문학적 연봉을 받는 간판타자 둘은 올시즌에도 부상에 신음하고 있다. 평균 득점은 4.02점으로 30팀 중 26위, 팀 홈런은 113개로 24위, 팀 평균자책점은 4.54로 27위다.
이 정도면 올해도 가을야구는 물 건너갔다. 아니나 다를까. 6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49승62패로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 4위에 처져 있어 포스트시즌은 일찌감치 포기했다. 지난달 말 셋업맨 루이스 가르시아를 유망주 4명을 받고 보스턴 레드삭스에 넘겼다.
이 정도면 어느 팀인지 금세 특정된다. LA 에인절스는 올해 팀이 더 망가졌다. 관중도 크게 줄었다. 작년 경기당 평균 3만3668명이었던 홈게임 평균 관중이 올해 3만363명으로 9.8% 감소했다. 코로나 팬데믹 후 2년 연속 증가세였던 흥행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부상에 신음하는 간판은 마이크 트라웃과 앤서니 렌던이다. 트라웃은 시즌 초반 왼무릎 반월판 손상으로 수술을 받고 지난 7월 24일 트리플A 재활 경기에 출전했다가 통증이 재발해 모든 재활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왼무릎 반월판에 새로운 손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페리 미나시안 단장이 트라웃의 시즌 아웃을 공식 선언했다.
렌던은 허리 부상에서 벗어나 7일 뉴욕 양키스전에 맞춰 복귀하지만, 이번에는 또 얼마나 버티고 다시 부상자 명단(IL)에 오를 지 알 수 없다. 렌던은 지난 4월 왼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졌다가 7월 초 돌아왔지만, 허리 통증 때문에 지난달 31일 올해 두 번째로 IL에 올랐다.
트라웃은 12년 4억2650만달러 계약의 6번째 시즌, 렌던은 7년 2억4500만달러 계약의 5번째 시즌을 각각 소화하고 있다. 에인절스는 역사상 손꼽히는 대형 '먹튀'를 둘이나 거느리고 있는 셈이다.
에인절스가 포스트시즌을 마지막으로 치른 것은 2014년이다. 그해 98승64패로 지구 1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랐다가 디비전시리즈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3패로 무릎을 꿇고 조기 탈락했다. 2002년 마이크 소시아 감독 시절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2009년까지 5번 더 가을야구 초대를 받은 에인절스는 2010년 이후로는 딱 한 번, 2014년에 가을야구를 했다.
올해까지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실패는 30팀 중 에인절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둘 뿐이라고 보면 된다. 디트로이트도 53승60패로 AL 중부지구 4위에 처져 있어 10월 야구는 포기했다. AL 와일드카드 3위 캔자스시티와의 승차가 디트로이트는 9.5경기, 에인절스는 13경기다.
에인절스 이야기를 길게 한 이유는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의 '친정'이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 10년 7억달러에 '옆집' 명가 LA 다저스로 이적한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앞두고 있다.
다저스는 66승47패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구 공동 2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는 5경기차다. 팬그래프스는 다저스의 지구 우승 확률과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을 각각 80%, 99%로 제시하고 있다. 이변이 없는 가을야구를 한다는 소리인데, 디비전시리즈에 직행할 공산이 매우 크다.
지금 오타니는 에인절스 시절에는 절대 느낄 수 없었던 풍요로움을 만끽하고 있다. 2018년 메이저리그 입성 후 매년 포스트시즌 염원을 안고 시즌을 시작했지만, 2~3개월 후 늘 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하지만 다저스는 역사와 전통, 시장, 재정능력, 팬들의 열정은 물론이고 전력 자체가 에인절스와는 다른 구단이다. 작년 가을 에인절스에서 팔꿈치 수술을 받아 비록 올해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지만, 타자로 최고의 시즌을 구가하며 야구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오타니는 에인절스에서 승리를 갈망했다. 미디어 노출을 꺼리면서도 인터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는 건 짜증나는 일이다. 이기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
최근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오타니는 역사상 6번째로 40홈런-40도루도 가볍게 돌파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는 이날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NL 승률 1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34호 홈런, 32호 도루를 마크하며 5대3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40홈런-40도루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물론 팀이 필요한다면 홈런을 치고 싶다. 도루도 마찬가지다. 높은 성공률로 도루를 한다면 팀이 이기는데 더 많이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팀이 이기는 게 내가 집중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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