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천수만 북부 해역서 6년 만에 빈산소수괴 발생, 양식 피해 우려

저층 산소 부족, 어패류 호흡 방해해 수산 피해 가능성 커
수과원 고수온으로 빈산소수괴 확산 전망, 모니터링 강화

저층 용존산소 수평 분포.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부산=이승륜 기자

서해안 천수만 북부 해역에 산소 부족 물덩어리(빈산소수괴)가 관측돼 수산 양식 어가의 피해가 예상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5일 수산과학조사선을 이용한 현장 관측을 통해 천수만 북부해역 저층에서 용존산소 농도 1.99 mg/L인 빈산소수괴를 관측했다고 6일 밝혔다. 빈산소수괴는 바닷물에 녹아있는 용존산소 농도가 3 ㎎/L 이하인 물덩어리로 어패류의 호흡활동을 방해해 수산 피해를 유발한다. 주로 바닷물 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내만(內灣)에서 저층 수온이 15~16도에 이르면 퇴적물에 있는 미생물이 유기물을 활발히 분해하는데 이 과정에서 용존산소를 급격히 소모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천수만에서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발견된 것은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수과원은 지난달부터 기온의 가파른 상승으로 바다 표층과 저층 사이의 성층(수온약층)이 강해져 표층과 저층 해수가 잘 섞이지 않으면서 빈산소수괴가 발생한 것으로 본다.

수과원은 바다 온도가 당분간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재 천수만 일부 해역에만 분포한 빈산소수괴가 앞으로 주변 해역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용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올여름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극심한 더위와 많은 강우가 예상돼 천수만에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광범위하게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발생 범위와 강도를 정밀하게 모니터링하고 관련 정보를 신속히 제공해 어업인이 피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