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리싸이클링타운 생존자 "폭발 사고, 잔여 찌꺼기·과도한 음폐수 원인"
"사고 원인, 꽉 막힌 노후화 배관과 음폐수 MAX" 증언
전주리싸이클링타운 BTO방식…2018년 설비 변경
중복 감사로 인한 종결에도 '비공개'…전주시 은폐 의혹도
▶ 글 싣는 순서 |
①전주리싸이클링타운 폭발 사고 생존자 "'펑' 소리와 비명, 여전히 악몽" ②전주리싸이클링타운 생존자 "폭발 사고, 잔여 찌꺼기·과도한 음폐수 원인" (계속) |
전주리싸이클링 내 폭발 사고 상황을 전한 생존자는 사고 원인으로 두 가지를 지목했다.
혐기성소화조에 과도한 음폐수가 투입돼 소화되지 못한 슬러지가 저류조에 모여 메탄가스 발생량이 높아진 점과 배관 교체 작업 당시 노후화된 배관에 배출되지 못한 찌꺼기가 메탄가스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사람으로 치면 고지혈증"…노후화 배관 작업하다 '쾅'
전주리싸이클링 내 사고 현장을 직접 찾아 취감한 결과, 폭발이 발생한 소화슬러지 저류조에는 3개의 청호스가 결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곳은 혐기성소화조에서 소화를 거친 슬러지 등이 저류하는 탱크형 공간이다. 저류조는 지하 1층과 2층 사이 복층에 자리 잡고 있고, 사람이 드나들지 않는 공간이다.
음식물쓰레기 등 해당 공장의 처리 과정은 혐기성소화조에서 소화된 물질 일부가 청호스 배관을 타고 소화슬러지 저류조로 넘어간다. 2년에 한 번 이 청호스 배관을 교체한다. A씨 등 5명의 작업자들도 이 배관을 교체하기 위해 작업에 투입된 것이다.
A씨는 "(혐기성)소화조라는 탱크가 있다. 음식물을 처리하면서 생기는 폐수 그리고 외부에서 받는 음폐수 등이 이곳에서 미생물과 유해가스를 만들어서 보일러나 발전기 가동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소화조에서 저류조로 넘어가는) 라인이 오래되다 보니 청호스가 막혀 있었는데, 그걸 뚫어줘야 운행이 가능했다"며 "사람으로 치면 '고지혈증(혈중에 지질 성분이 증가한 상태)'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 노후화된 청호스 배관을 작업하기 위해선 호스 일부분을 녹이고 쇠 파이프를 끼워 넣는 작업이 필요하다. 사고가 발생한 날 오후 2시쯤 외주업체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라인 세 곳 중 한 곳만 작업한 채 떠났고 나머지 두 곳에 대한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유모를 음폐수 최대 반입"…전주시, 감사 은폐 의혹도
A씨는 "사고가 발생하기 한 달 전부터 음폐수 반입량 최대치를 찍었다"며 "A,B,C 탱크를 차례대로 채워야 하는 과정이 있는데, '지금 음폐수를 좀 많이 받아야 한다'고 이야기를 해서 담당자가 어쩔 수 없이 올렸다"고 밝혔다.
전주리싸이클링타운은 전주시 실시협약에 따라 지난 2018년에 공정과 설비를 변경했다. 이를 통해 메탄 발효를 위한 외부 음폐수를 추가로 투입하고 있다.
이 같은 과정이 필요한 이유는 해당 시설이 수익형 민간투자(BTO) 방식으로 설립됐기 때문이다. 리싸이클링타운은 전주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와 하수 찌꺼기, 재활용 쓰레기 등 폐기물(1일 기준 약 300t)을 처리하고 있다. 태영건설·한백종합건설·에코비트워터·성우건설 등 4개 건설사가 합자한 ㈜전주리싸이클링에너지가 2036년까지 20년간 관리·운영권을 가지고 운영 중이다.
앞서 감사원은 전주리싸이클링타운 관련 공익감사청구에 대해 네 가지 항목 중 세 가지를 '종결처리' 결정했다. 외부 음폐수 반입과 처리 등에 대해서 '전주시가 이미 감사한 내용으로 감사원이 중복 감사를 할 수 없어 내용을 각하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주시 관계자는 "감사원이 한 가지에 대해선 감사를 진행하고 있어 종결 처리가 된 부분이더라도 음폐수와 관련된 기존 감사 결과를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감사원 측은 "전주시가 자체 판단하는 것으로 감사 진행으로 인한 자료 공개 여부는 감사원이 관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미 중복 감사를 이유로 각하된 내용임에도 전주시가 자료를 은폐해 오해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A씨는 "평균적으로 작업했을 때 음폐수 용량을 75%에서 85% 사이로 작업 했는데, 소화하는 양을 100%로 다 올려놨다"고 말하면서도 외부 음폐수 반입량이 증가된 이유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상급자들만 알고 있는 내용으로 팀장 역시 (음폐수를) 받아야 한다고만 이야기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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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CBS 김대한 기자 kimabou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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