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술원 여섯 군데 다녀보니 [취재 뒷담화]

변진경 편집국장 2024. 8. 7. 06:2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취재하며 철학원을 몇 군데 가봤나? 기사에 못다 적은 후기가 궁금하다.

'사주는 허상'이라는 주장에 대해 취재 과정에서 발끈하는 사람들도 꽤 있지 않았나?'사주는 과학'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특히 그렇더라.

그러나 과학의 영역은 아니라는 게 기사 결론이다.

취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주를 본 기자조차 역술인들에게 들은 몇몇 '경고'가 아직 신경 쓰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독자들이 재미있게 읽은 〈시사IN〉 기사의 뒷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담당 기자에게 직접 듣는 취재 후기입니다.

이상원 기자는 웃긴 이야기를 진지하게 하는 미덕이 있다. 〈시사IN〉 제880호 ‘곧 잘릴 사주네요, 부적 20만원입니다’ 기사에도 그 미덕이 살아 있다. 하지만 웃자고 쓴 기사는 아니다. 무슨 메시지를 담고 싶었을까? 〈시사IN〉 ‘진지왕’ 이상원 기자에게 물었다.

취재하며 철학원을 몇 군데 가봤나? 기사에 못다 적은 후기가 궁금하다.
여섯 군데 갔다. 지난 3년간 삶에 고비가 많았을 거라고 위로하던 역술가가 기억에 남는다. 그 기간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여러 경사를 치렀지만, 그가 낙심할 것 같아서 이야기 안 했다.

요즘 젊은 층에서 ‘사주’ 콘텐츠가 인기인 이유를 어떻게 분석하나?
‘불안한 시대’ 말고 다른 이유도 있다. 사주를 보면 스스로 특별하게 여겨진다. 우주가 내 출생에 관심을 가졌고 천지의 기운이 삶에 깃들었다는 이야기가 듣기 좋다. 일상에선 기사 마감 압박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사실 당신은 생사를 쥐락펴락하는 직업이 좋다’는 이야기를 해주니, 달게 들을 수밖에 없더라. 이런 이야길 SNS로 공유하면 재미도 있고.

‘사주는 허상’이라는 주장에 대해 취재 과정에서 발끈하는 사람들도 꽤 있지 않았나?
‘사주는 과학’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특히 그렇더라. 질문과 토론이야말로 과학의 미덕이기에 역설적이다. 사주를 신앙으로 믿는 건 자유다. 그러나 과학의 영역은 아니라는 게 기사 결론이다.

재미로 보는 사주인데 너무 정색하고 비판하는 건 아닐까?
의외로 웃음기 빼고 과몰입하는 이가 많더라. 사주 앱에서 ‘사주 선생님이 남친이 유부남이라는데 이분 정확한가요?’라는 게시물을 보고선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취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주를 본 기자조차 역술인들에게 들은 몇몇 ‘경고’가 아직 신경 쓰인다. 사주를 재미로 볼 수는 있다. 그러나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외주 주기에는 영 미덥지 않은 이론이다.

변진경 편집국장 alm242@sisain.co.kr

▶읽기근육을 키우는 가장 좋은 습관 [시사IN 구독]
▶좋은 뉴스는 독자가 만듭니다 [시사IN 후원]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