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기로에 놓인 리그의 흥부자… 내년 재계약이 오늘 결정된다고? ‘병원 투어’에 쏠린 시선
[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지난해 키움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한 로니 도슨(29·키움)은 근래 메이저리그나 마이너리그 경력이 상대적으로 빈약하다는 우려의 시선을 깨끗하게 지웠다. 지난해 57경기에서 타율 0.336을 기록하며 재계약에 골인했다. KBO리그 역사를 바꿀 만한 ‘가격 대비 성능비’를 보여줬다.
그런 도슨은 올해도 좋은 타격으로 키움의 공격을 이끌고 있었다. 시즌 95경기에서 타율 0.330, 11홈런, 5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07을 기록 중이었다. 타율 3할, 출루율 4할, 장타율 0.500 동시 달성에 출루율 1리가 모자랐다. 시즌 초·중반의 활화산 같은 타격이 근래 들어 주춤하고 있었으나 여전히 좋은 타자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밝고 긍정적이고 친근한 캐릭터는 키움을 넘어 리그 전체 팬들의 호감을 샀다.
도슨은 당연히 재계약 대상자로 올라가는 흐름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도슨은 31일 NC전에서 수비 도중 팀 동료 이용규와 충돌했고, 그 과정에서 오른 무릎을 다쳤다. 1일 병원 검진 결과 오른 무릎 전방십자인대에 부분적으로 손상이 있다는 소견이 나왔다. 이 소견대로라면 잔여 시즌 출전이 쉽지 않고, 최악의 경우 수술까지 받아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도슨의 ‘병원 투어’는 계속되고 있다. 도슨은 1일 두 군데의 검진 기관에서 소견을 받았다. 그런데 병원마다 소견이 엇갈렸다. 한 병원에서는 “수술까지는 필요하지 않다”는 소견이 나온 반면, 다른 병원에서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진단을 내렸다. 이에 갈피를 잡지 못한 키움과 도슨은 6일 서울삼성병원에서 3차 검진을 받았다. 삼성병원 측은 수술을 처방전으로 내민 기관보다는 상대적으로 이 부상을 경미하게 본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까지는 필요하지 않다는 소견을 냈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키움은 7일 4차 검진까지 간다. 이왕 이렇게 된 것, 더 확실하게 체크하고 여러 기관의 조언을 들어보겠다는 심산이다. 키움 관계자는 “지난 1일 받은 2차 진단 소견과 3차 진단 소견에 차이가 있다. 3차 검진에서는 2차 때 보다 부상 정도가 경미하다는 소견”이라면서 “부상 부위가 민감한 부위인 만큼, 선수도 정확한 진단 결과를 알길 원한다”고 했다. 도슨은 7일 고대구로병원에서 마지막 검진을 한다.
도슨은 1~4차 검진 결과를 종합적으로 살핀 뒤 향후 재활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일단 가장 최상의 시나리오는 재활을 거친 뒤 시즌 막바지에 돌아와 시즌 종료를 함께 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좋은 시나리오는 올해는 접는다고 해도, 내년 개막에는 멀쩡하게 대기하는 것이다. 이 경우 키움은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를 활용해 도슨의 보류권을 지키면서 외국인 타자를 쓸 수 있다. 8월 15일 이후 등록되면 포스트시즌에는 나가지 못하지만, 정규시즌에라도 쓰면 도움이 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단순하다. 무릎 수술을 결정하고, 그 수술 재활 기간이 1년 가까이 되는 것이다. 전방십자인대 부상은 심한 경우 1년의 재활 기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선수의 운동 능력을 상당 부분 앗아간다. 이 경우 도슨은 사실상 내년 전반기를 날릴 가능성이 높아 재계약 대상자에서 상당 부분 멀어진다. 시즌 첫 1~2달을 날린다고만 해도 고민이 커질 전망이다. 운명의 검진이다.
키움은 일단 도슨의 검진 결과를 지켜보고 다음 스텝을 결정할 예정이다. 6일 고척 SSG전을 앞두고 홍원기 키움 감독은 "진료 결과나 어떤 재활 방향이나 이런 게 윤곽이 잡혀야 한다. 그것 또한 이제 구단이 해야 할 일이다. 내가 관여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가 필요하다면 프런트의 외국인 파트가 더 전문적이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판단을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7일 검진 결과가 확실해지면 이미 움직이고 있는 키움 프런트 또한 뭔가의 결정 단계로 접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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