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실에 등장한 대투수, 이강철 KT 감독의 KIA 양현종 향한 애정 “200승 하겠더라”“할 수 있습니다”[스경X현장]
6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를 앞두고 이강철 KT 감독은 경기전 브리핑을 하고 있었다.
취재진의 물음에 답하던 이강철 감독은 한 사람을 발견하고는 반가움을 표했다.
KIA 양현종이 슬그머니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와 이강철 감독의 브리핑 시간에 참여한 것이다. 양현종은 이 감독을 위한 음료를 가지고 와 환한 미소와 함께 인사를 했다.
둘은 깊은 인연이 있다. 양현종이 2007년 KIA에 입단할 때 당시 투수코치가 이강철 감독이었다. 이강철 감독의 지도 아래 양현종은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이 감독이 현역 시절 달성한 기록들을 하나하나씩 깨고 있는 투수도 양현종이다. 양현종은 이 감독을 넘어서 타이거즈의 기록을 하나씩 갈아치우고 있다.
2022시즌 개인 통산 159승째를 거두며 이강철 감독(152승)을 제쳤다. 그 해 통산 1814개 삼진으로 이 감독이 기록한 1751개를 넘어섰다.
이 감독은 흐뭇하게 양현종을 바라보며 “내 기록 중에 뭘 깨면 이제 기록을 다 깨게 되는 것이냐. 더이상 없나?”라고 물어봤다. 양현종은 “다 깼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양현종이 이 감독 기록을 넘지 못한 게 있다. 바로 10년 연속 10승이다. 양현종은 “그건 못 깼다”라고 하자 이 감독은 “하나 남겨놔야지”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200승 하겠더라”고 덕담을 이어갔고 양현종은 “할 수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양현종은 통산 176승을 기록 중이다. 이 감독은 “지금 KIA의 타선이면 200승 할 수 있다. 앞으로 200승 나오기 힘들 것 같다. 송진우 형은 구원승이 많지 않나. 양현종은 다 선발승이다. 내가 볼 때 이 기록은 절대 못 깬다”라며 거듭 추켜세웠다.
“진짜 대단하다”라고 칭찬을 이어간 이 감독은 “2000개 삼진도 잡지 않았느냐”라고 물었다. 양현종은 이미 지난 6월6일 광주 롯데전에서 2000삼진 고지를 밟았다. 양현종은 “송진우 선배님 기록까지 9개 남았다”라고 거듭 설명을 붙였다. 그의 말대로 송진우가 빙그레 시절 달성한 2048삼진까지 머지 않았다. 이 감독은 다시금 “대단하다”라고 감탄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안 갔었으면 10승에 삼진 150개는 더 했겠다. 그 때는 더 좋았을 때니까 15승은 했었겠다”라기도 했다. 양현종은 2021년 메이저리그 진출로 KBO리그에서 한 시즌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이 감독은 “대한민국에서 쟤 기록은 못 깨겠다. 오래갈 수 있는 투수도 쉽게 안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어떻게 던져야지 안 맞느냐? 알려주라”며 농담도 던졌다.
브리핑을 마친 이 감독은 양현종과 다정하게 감독실로 향했다. 자신의 기록을 넘어선 양현종을 향한 애정이 보였다.
광주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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