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토종 엘베’ 기업… 로봇·UAM 미래 먹거리 확대 속도 [K브랜드 리포트]
창립 40년… 독보적 기술로 17년째 1위
1988년 승강기 연간 2000대 생산 달성
2022년 5만대… 34년 만에 25배 성장
분속 1260m 승강기 등 최초 기록 보유
사물인터넷·AI 연동 유지관리 현대화
연구개발 비용 꾸준히 늘려 미래 대비
로봇과 연결·UAM 이착륙시설 눈 돌려
2026년까지 H-포트 개발 완료 계획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이 엘리베이터 사업을 고심한 것은 1970년대 말∼1980년대 초다. 주택건설에 적극 나서던 당시 해외업체들에 엘리베이터를 공급받았는데, 납기나 단가를 맞추기가 어려웠다. 국내와 중동에서 도시개발과 주택건설 붐으로 엘리베이터 수요가 증가하는 것을 본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 회장은 건설과 엘리베이터 사업을 연계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정했다.
처음에는 울산 현대중전기 공장에서 소규모 생산을 시작했다. 이어 1984년 현대엘리베이터를 창립하고, 기술 자립과 수출 시장 개척에 주력했다. 1988년 엘리베이터 연간 2000대 생산을 달성하고, 34년 만인 2022년엔 연간 5만대로 생산능력이 25배 커졌다. 중국 상하이 현대전제제조 유한공사 설립 등 해외로도 진출했다.
인공지능(AI)의 발전은 현대엘리베이터의 기술력을 한층 성장시켰다.
지난해 6월 출시한 승강기 유지관리 서비스 ‘미리(MIRI)는 사물인터넷(IoT)과 AI, 클라우드 및 빅데이터, 로봇 기술을 연동해 운영한다. 엘리베이터 운행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부품 교체 주기와 이상 신호 등 정보를 제공한다. 고장, 긴급상황 등 문제가 발생하면 관련 기관 신고와 동시에 전담 수리기사에게 실시간 전달된다. 미리 적용 시 엘리베이터 고장으로 인한 다운타임(운행 정지시간)은 기존 대비 최대 43%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능형 영상분석·음성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리 뷰’(MIRI View)는 승강기 내 승객 움직임과 음성을 인식해 응급 또는 이상 상황 발생 시 AI가 관리자나 고객센터에 즉시 알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한다. ‘시리’나 ‘빅스비’ 등 AI 비서 서비스와 연동한 엘리베이터 원격호출시스템 ‘미리 콜’(MIRI Call) 기능도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기술력과 강점을 살려 미래시장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R&D 비용을 2021년 228억원, 2022년 241억원, 지난해 266억원으로 꾸준히 늘리고 있다.
관심 분야 중 하나가 로봇이다. 로봇과 엘리베이터의 연결을 고민하고 있다. 이미 로봇, 스마트 기기 등 플랫폼과 엘리베이터를 연동할 수 있는 미리 오픈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공개했다. 이를 활용해 경기 성남시 분당 서울대학교병원,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 조선호텔 등의 현장에서 로봇이 건물 내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며 약품·약제 이송, 룸서비스, 택배·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실외자율주행 로봇 전문기업 ‘뉴빌리티’와 사업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하고 실외와 실내를 아우르는 엘리베이터와 로봇 간 연동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또 다른 미래 먹거리로 UAM 이착륙시설(버티포트)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국내외 기업들이 개발 중인 이착륙시설은 기존 공항과 같은 넓은 대지와 공간을 요구한다. 고층 건물이 밀집된 도심 환경에서는 적용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현대엘리베이터는 그동안 쌓아온 직·수평 이동기술을 접목해 ‘수직 격납형 버티포트’인 ‘H-포트(H-PORT)’를 고안했다. H-포트는 현대엘리베이터만의 기술인 자동 주차 시스템을 활용한 격납고와 자동 주차, 자동 충전, 탑승객의 승하차 등을 통합 관제할 수 있는 건축물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5월 국토교통부 주관의 국책과제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본격적인 H-포트 개발에 돌입했다. 2026년 12월까지 국비 105억1700만원을 지원받아 버티포트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한 독보적인 기술력이 현대엘리베이터 성장의 원동력”이라며 “UAM 버티포트 국책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미래형 도시 관련 초대형 사업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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