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5선발 이탈', 그런데 대체자가 '국대 투수'라니... 관건은 공백 메울 체력+투구수

잠실=안호근 기자 2024. 8. 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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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잠실=안호근 기자]
두산 최승용이 6일 LG전 6회초 이닝을 마치고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절호의 기회를 잡고 이승엽(48)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던 최준호(20)가 뼈아픈 부상으로 이탈했다. 시즌 후반부 더 높은 순위를 향해 나아가야 할 두산 베어스에 닥친 크나 큰 악재다.

두산 구단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를 앞두고 최준호의 부상 상태를 전했다. MRI와 초음파 검진 결과 왼쪽 발목 인대 부분이 파열돼 2주 동안 반깁스를 한 뒤 초음파 검진 예정이다. 최소 2주, 그 이상의 공백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7월 선발 등판한 3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책임지며 두산 선발진에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지만 최준호는 지난 3일 키움 히어로즈전 3회초 이주형의 내야 땅볼 때 1루 커버 도중 미끄러지면서 발목에 부상을 입었다.

경기 전 만난 이승엽 감독의 얼굴은 어두웠다. 올 시즌 정상적으로 가동된 날을 꼽기 어려울 정도로 이 감독을 괴롭혔던 게 선발진인데 최준호의 부상으로 근심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최준호의 빈자리는 최승용(23)이 메운다. 이 감독은 "고민 중이다. 투수 코치하고 이야기한 건오늘까지 (최)승용이가 대기를 하고 3일 쉬고 SSG 랜더스전에 들어가는 걸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상으로 이탈한 두산 최준호.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올 시즌 2차례 선발 기회를 김민규를 우선적으로 생각했지만 어깨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게 이유다.

2021년 2차 2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은 최승용은 3년 차인 지난해 두각을 나타냈다. 시즌 초반부터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4경기에서 111이닝을 책임졌고 3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ERA) 3.97을 기록했다.

시즌 초 선발진에 구멍이 생기며 로테이션에 합류해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지만 이후 다시 불펜으로 자리를 옮겼고 다시 대체자가 필요할 땐 선발진으로 이동하며 마당쇠 역할을 맡았다. 7월 이후 불펜진에서도 안정적인 활약을 이어가던 최승용은 8월 이후 다시 선발진에 합류하며 빼어난 투구를 펼쳤다. 이후 선발로 8경기에 등판해 38⅓이닝을 책임졌고 1승으로 승운은 따르지 않았으나 ERA가 무려 1.64에 불과했다. 이 기간 이닝당 출루허용은 1.15, 피안타율도 0.231에 그쳤고 피출루율(0.290), 피장타율(0.280) 모두 선발진 중 가장 좋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 결과 시즌을 마친 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고됐던 인물이다.

그러나 시즌을 앞두고 팔꿈치 피로 골절 진단을 받아 재활에 들어갔고 충수염 수술까지 겹치며 복귀가 늦어졌다.

지난해 APBC 2023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한 최승용. /사진=뉴스1
지난달 27일에서야 1군에 복귀했고 이날까지 5경기에서 4⅔이닝 동안 4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31일 KIA전 3실점을 제외하면 자책점은 없었다. 다만 불펜으로만 던져 아직까지 많은 투구를 할 수 없다는 게 이승엽 감독이 우려하는 부분이었다.

이 감독은 "오늘 30개 미만 투구를 하고 사흘 동안 회복해서 토요일날 선발로 나설 예정"이라며 "투구수가 100구 이렇게 던질 수 없기 때문에 생각했던 플랜과는 조금 다르게 가고 있다. 승용이가 선발로 가면 지금 (최)지강이와 (이)영하가 빠져 있는 상황에서 뒤가 조금 헐거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선발도 안 되면 구원까지 갈 수가 없기 때문에 일단은 그렇게 예정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도 팀이 7-5로 앞선 6회초 2사 1,2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최승용은 문보경에게 안타를 맞고 승계 주자 한 명의 득점을 허용했지만 오지환에게 낮은 슬라이더를 던져 좌익수 뜬공을 유도해 위기에서 벗어났다. 최승용은 시즌 첫 홀드를 기록했고 이후 후속 투수들이 리드를 잘 지켜내 두산은 LG전 5연패를 탈출했다.

올 시즌 선발 자원 중 하나로 꼽혔던 최승용의 뒤늦은 선발 복귀전이나 다름없다. 이날 단 9구만 던졌기에 체력적 부담도 없다. 오는 10일 SSG전에서 어떤 투구를 보일 지가 시즌 막판 이승엽 감독의 전력 구상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SSG 상대 5경기에서 1패가 있지만 ERA 2.70으로 강한 면모를 보였던 최승용이다. 시즌 초반부터 이승엽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했던 최승용이 막판 그 고민을 해결해 줄 최적의 카드가 될 수 있을까.

최승용이 LG전 역투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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