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팔라우-붉은 투사처럼···적투어의 ‘행군대열’[박수현의 바닷속 풍경](52)

2024. 8.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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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의 섬나라 팔라우 해역에서 무리 지어 다가오는 적투어(赤鬪魚)를 만났다. 느리지만 호흡을 맞춘 듯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이동하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적투어는 금눈돔목 얼게돔과에 속한다. 적투어란 이름은 생김새와 행동에서 유래했다. 몸 빛깔은 은빛을 띤 분홍색이고, 비늘의 가장자리와 모든 지느러미가 붉은색이다.

무리 지어 이동하는 모양새가 행군대열을 닮아 영어권에서 솔저피시(soldierfish)라 부르는데 이를 번역해 ‘싸우는 물고기, 즉 투어’가 됐다. 툭 튀어나온 아래턱으로 인한 무뚝뚝한 인상과 성이 난 듯 부릅뜬 큰 눈, 날카로운 등지느러미에 갑옷처럼 뾰족한 비늘도 전투를 앞둔 군인을 연상시킨다.

적투어가 주로 활동하는 곳은 산호초다. 낮에는 산호초 틈이나 동굴 속에 머물다가 밤이 되면 먹이활동에 나선다. 대부분의 어류가 먹이를 쪼아 먹는 것과 달리 적투어는 먹이에 돌진해 큰 입으로 삼켜버린다. 몸빛이 화려하고 수조에 적응을 잘해 식용보다는 관상용으로 인기가 더 많다.

박수현 수중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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