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단비가 꿈꾸는 새로운 우리은행, “당연한 걸 당연하다고 여기지 않는 팀”

손동환 2024. 8.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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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걸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

우리은행은 2021~2022시즌 종료 후 결단을 내렸다. FA(자유계약)로 풀린 인천 신한은행의 김단비에게 러브 콜을 보냈다. 김단비는 고민 끝에 우리은행으로 합류했다. 신한은행 시절 코칭스태프였던 위성우 감독-전주원 수석코치와 재회했다.

김단비는 공수 모두 상대를 파괴했다. 공수 모두 2명 이상의 몫을 했다. 김단비가 에이스이자 공수 컨트롤 타워를 맡아준 덕에, 우리은행은 2022~2023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2017~2018시즌 이후 5년 만에 성과. 김단비는 데뷔 처음으로 ‘통합 MVP’의 영광을 누렸다.

오랜만에 우승한 우리은행은 2023~2024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유승희(175cm, G)가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이탈했고, 이명관(173cm, F)도 비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게다가 박혜진(178cm, G)의 합류 시기 또한 보장할 수 없었다.

시즌 내내 불안정했던 우리은행은 정규리그를 2위로 마쳤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용인 삼성생명에 56-60으로 패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2차전부터 본연의 전력을 되찾았다. 그리고 청주 KB를 챔피언 결정전에서 3승 1패로 꺾었다. 김단비 역시 2년 연속 ‘FINAL MVP’에 등극했다. 그것도 박지수(196cm, C)를 누르고 말이다.

김단비는 “다들 ‘우리은행이 KB한테 안될 거다’고 말씀하셨다. 나 또한 내려놓기도 했다. 그렇지만 ‘우승’이라는 큰 행운을 누렸다”며 우승했던 순간을 돌이켜봤다.

그러나 김단비의 기쁨은 잠시였다. FA(자유계약) 신분을 취득한 박혜진과 나윤정(173cm, G), 박지현(183cm, G)과 최이샘(182cm, F) 모두 팀을 떠났기 때문. 김단비를 제외한 4명의 주전들이 한꺼번에 이탈했다.

하지만 김단비는 “나 같은 경우, 우승을 위해 우리은행을 선택했다. 그러나 이번에 이적한 선수들은 나와 반대였을 거다. 우승을 많이 해봤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을 거다. 나도 이적을 결심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 선수들의 선택을 이해할 수 있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기존 주전들의 이탈을 이야기했다.

주전들을 대거 잃은 우리은행은 ‘선수단 개편’을 진행해야 했다. FA 시장에서 심성영(165cm, G)과 박혜미(184cm, F)를 데리고 왔고, 보상 선수로 김예진(174cm, F)-한엄지(180cm, F)-이다연(175cm, F) 등을 영입했다. 아시아쿼터 2명(미야사카 모모나-스나가와 나츠키) 역시 새롭게 가세했다.

김단비는 2019년 여름 비슷한 경험을 한 바 있다. 인천 신한은행 소속이었을 때, 여러 선수들이 여러 팀에서 가세했기 때문이다. 당시 사령탑이었던 정상일 감독이 “우리는 연합군이다”고 할 정도로, 신한은행은 새 판을 짰다.

김단비도 “(신한은행 시절에는) 은퇴 선수들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기존 선수들이 떠났기 때문에, 변화가 이뤄졌다”며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나는 챔피언 결정전 MVP를 목표로 삼았다. 그 목표를 우리은행에서 이뤘다. 게다가 ‘2년 연속 FINAL MVP’라는 행운을 누렸다.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걸 다 이뤘다. 할 만큼 했다고 여겼다(웃음)”며 지난 2년을 돌아봤다.

그 후 “‘잘 은퇴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할 때, 선수단이 크게 달라졌다. 그러나 변화는 선수에게 좋은 것 같다. 이전과 다른 목표가 생겼고, 해야 한다는 의지도 생겼기 때문이다”며 ‘선수단 변화’의 의미를 설명했다.

물론, 김단비도 전력 약화를 알고 있다. 그래서 “이전만 해도, 우리은행은 당연히 이기는 팀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질 확률이 높은 팀이다. 우리 선수들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 팀 멤버가 다른 팀보다 좋은 건 아니다. 냉정하게 보이겠지만, 현실은 그렇다”며 팀 전력을 냉정하게 바라봤다.

그러나 “우리가 어떤 성적을 거둘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 팀 멤버가 아무리 좋지 않아도, 우리는 이전처럼 상대를 물고 늘어져야 한다. 끝까지 따라가야 한다. 또, 상대가 우리를 우습게 보지 않으면 좋겠다. 상대가 이전처럼 우리를 무서워하면 좋겠다. 무엇보다 ‘당연한 걸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며 각오를 다잡았다.

마지막 말이 인상 깊었다. 승부를 전력 차로 예측할 수 있지만, 결과는 전력 차에 의해서만 결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 발 더 뛰는 팀’ 혹은 ‘의지를 조금 더 보이는 팀’도 좋은 결과를 충분히 낼 수 있다. 김단비는 그 말을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그런 이유로, ‘당연한 걸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팀’을 언급하는 듯했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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