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때 꼴찌하고 파리에도 나온 49세 스케이트보드 선수

유영규 기자 2024. 8. 7.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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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댈러스 오버홀저

10대 선수들이 주로 출전하는 올림픽 스케이트보드 종목에 50세 안팎의 선수들이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이 종목 최고령 선수인 앤드루 맥도널드(51·영국)는 대회 전부터 몇 차례 소개된 바 있습니다.

7월 31일에 51번째 생일을 맞은 맥도널드는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어떤 종목에서 50대가 10대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겠느냐"며 "그 유대감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AP통신은 6일 이 종목에서 맥도널드 다음 최고령인 댈러스 오버홀저(49·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연을 전했습니다.

오버홀저는 스케이트보드가 처음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열린 2021년 도쿄 대회에도 출전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40대 중반이던 오버홀저는 출전 선수 20명 중 최하위에 머물렀습니다.

예선 1위 선수 점수가 84.3점이었는데 오버홀저는 유일한 20점대(24.1점)에 그쳤습니다.

2021년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키건 파머(호주)는 2003년생으로 1975년생 오버홀저보다 28살이 어린 아들뻘이었습니다.

웬만하면 도쿄 올림픽을 끝으로 '좋은 경험 한 번 했다'고 털고 일어날 법한데 오버홀저는 이번 파리 올림픽에 또 나왔습니다.

그는 "아마 또 최하위를 하겠지만 결과는 제게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대회 스케이트보드 종목의 최고령 2명인 맥도널드와 오버홀저 나이를 더하면 100살인데, 이는 이 종목 최연소 선수 5명의 나이를 합친 것보다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종목의 특성상 어린 선수들의 나이는 맥도널드나 오버홀저의 절반이 안 되지만 점프 높이는 2배 이상이라는 것입니다.

오버홀저는 "우리 세대가 올림픽에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스케이트보드는 자유와 표현, 일탈에 관한 종목인데 체육관에서 잘 훈련된 젊은 선수들에게만 자리를 내주고 싶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그는 최근 경제적으로 어려움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올림픽 출전을 위한 포인트를 쌓기 위해 케이프타운에 있는 집을 세를 줬고, 스폰서도 없다는 것입니다.

오버홀저는 "중년의 위기인 셈"이라며 "경제적 안정을 되찾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올림픽을 앞두고 페루의 정글을 사륜구동차를 타고 누비며 여러 경험을 했다고도 밝혔습니다.

그 과정에서 마리화나 중독에서도 벗어났다고 털어놨습니다.

오버홀저는 "메달은 따지 못할 것이고, 어머니와 여동생이 파리에 오는데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것이 저의 유일한 부담감"이라며 "어쩌면 나이 먹은 사람들을 위한 것일 수도 있는데, 스케이트보드를 다시 타거나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영감을 주고 싶다"고 소망했습니다.

오버홀저가 출전하는 스케이트보드 남자 파크 경기는 7일 열립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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