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골칫거리' 푸른 꽃게 확산 저지 총력…비상대책위원장 임명

유영규 기자 2024. 8. 7.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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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 꽃게

이탈리아 정부가 조개 양식장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외래종 게인 '푸른 꽃게(블루크랩)'의 확산을 막기 위해 비상대책위원장을 임명했습니다.

6일(현지시간) 안사(ANSA), AFP 통신에 따르면 프란체스코 롤로브리지다 농업부 장관은 이날 로마에 있는 총리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엔리코 카테리노를 푸른 꽃게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롤로브리지다 장관은 "푸른 꽃게에 대해 전략적 조처를 하지 않으면 전체 해양 생태계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행정 경험이 풍부한 카테리노 위원장이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탈리아 동북부 로비고·라벤나현에서 차례로 현감을 지낸 카테리노 위원장의 임기는 2026년까지입니다.

그는 푸른 꽃게 확산 방지 계획 수립을 위해 1천만 유로(약 150억 원)를 사용할 수 있다고 안사 통신은 전했습니다.

최근 수년간 대서양 연안에서 지중해로 유입된 푸른 꽃게는 이탈리아인들이 즐겨 먹는 봉골레 파스타에 들어가는 모시조개를 비롯해 홍합, 굴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는 바람에 현지 양식업자들을 폐업 위기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2021년 통계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유럽 최대 조개 생산국입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중국, 한국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최대 농어민협회인 콜디레티는 푸른 꽃게가 이탈리아 동북부 베네토주와 에밀리아로마냐주에서 지금까지 약 1억 유로(약 1천500억 원)의 피해를 줬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조개 양식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약 290만 유로(약 44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습니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푸른 꽃게의 천적이 없어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유별난 꽃게 사랑과는 달리 이탈리아에서는 꽃게 요리가 대중적이지 않아 잡아서 폐기하는 것 외에는 다른 대책이 없는 상황입니다.

설상가상으로 푸른 꽃게가 지금까지는 주로 이탈리아 동북부 지역 경제에 피해를 줬지만, 최근 바다 평균 수온 상승으로 인해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여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에 정부는 부랴부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행정가 출신인 카테리노를 위원장으로 임명했지만, 급조된 위원회가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한 질베르토 피케토 프라틴 환경·에너지안보부 장관은 "우리의 목표는 아드리아해에서 푸른 꽃게의 개체 수를 줄이고 다른 지역으로의 대규모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푸른 꽃게 확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조처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사진=이탈리아 매체 라쿠치나이탈리아나 캡처,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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