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읽기] 아무도 잠들지 마라

관리자 2024. 8. 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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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열대야로 잠을 설치는 요즘이다.

마치 여름이 올림픽 기간엔 아무도 잠들지 말고 선수들을 응원하라고 말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공주는 왜 잠을 못 자는 거며, 왜 아무도 못 자게 하는 걸까? 그 내용은 마치 스포츠처럼 흥미진진하다.

쉽게 잠들지 못하는 여름밤 '아무도 잠들지 마라'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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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열대야로 잠을 설치는 요즘이다. 더군다나 파리 올림픽까지 시작했으니 8월은 여러모로 잠들기 어렵다. 마치 여름이 올림픽 기간엔 아무도 잠들지 말고 선수들을 응원하라고 말하는 듯하다. 이처럼 날씨나 스포츠 이벤트로 잠을 못 이룰 때 떠오르는 클래식이 한 곡 있다. 이탈리아 음악가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중 ‘아무도 잠들지 마라’다. 우리나라에서는 ‘공주는 잠 못 이루고’라는 제목으로 더 잘 알려졌다. 그렇다면 공주는 왜 잠을 못 자는 거며, 왜 아무도 못 자게 하는 걸까? 그 내용은 마치 스포츠처럼 흥미진진하다.

투란도트는 고대 중국 북경의 공주다. 그녀에게 이웃 나라 왕자들이 청혼하러 오는데 결혼의 조건은 간단하다. 공주가 낸 3가지 수수께끼를 모두 맞히면 되지만 실패하면 목숨을 내놓아야 했다. 아무도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경기에 칼라프라는 남자 주인공이 등장하고 공주에게 첫 패배를 안겨준다.

하지만 그녀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에 칼라프는 2차전을 제안하는데 그 문제는 자신의 이름을 맞히라는 것이었다. 공주는 도전자로서 2차전을 수락하고 명령을 내린다. “아무도 잠들지 말고 저 왕자의 이름을 알아내라.” 결국 공주가 잠을 못 이루는 이유는 사랑의 기다림이 아닌 패배의 분함이었다.

잠시 후 2차전이 시작됐다. 투란도트 공주는 자신이 가진 인적자원을 활용해 승리를 눈앞에 뒀다. 칼라프의 이름을 알고 있는 그의 하녀를 찾아낸 것이다. 하지만 하녀는 침묵으로 자신을 희생하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그렇다면 승자는? 아쉽게도 이 흥미진진한 경기는 여기서 끝나게 된다. 왜냐하면 이 오페라의 작곡가 푸치니가 여기까지만 작곡하고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제자 알파노는 푸치니가 남긴 스케치를 바탕으로 오페라를 완성했다. 하녀의 희생으로 승리를 눈앞에 둔 칼라프는 투란도트에게 자신의 이름을 말한다. 그러나 투란도트는 그의 이름은 ‘사랑’이라고 외치며 모두의 승리로 마무리된다.

공교롭게도 이 음악이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게 된 계기도 스포츠 이벤트와 관련이 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을 앞두고 로마에서 기념 음악회가 열렸다.

이때 주인공들은 일명 ‘스리테너(Three Tenors)’라 불리는 당시 세계 최고의 테너 카레라스, 도밍고, 파바로티였다. 3명이 함께 부른 ‘아무도 잠들지 마라’는 콘서트의 하이라이트였다. 음악 자체로도 멋지지만 세계에서 가장 잘 부른다는 3명의 테너가 함께 부르니 그야말로 강렬한 마무리였다.

내가 이 아리아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과 가사는 맨 마지막에 등장한다. 빈체로(Vincero), ‘승리하리다’라는 뜻이다. 쉽게 잠들지 못하는 여름밤 ‘아무도 잠들지 마라’를 추천한다.

나웅준 콘서트가이드, 뮤직테라피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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