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슬렁어슬렁’ 무성의한 수비, 프로 맞나…삼성, 카데나스 결단내야 하는 시간 올까
[스포티비뉴스=대구, 최민우 기자]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루벤 카데나스(27)가 드디어 돌아왔다. 하지만 무성의한 플레이로 실망감만 안겼다. 프로 선수가 맞나 싶은 태도를 보였다.
카데나스는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전에 5-8로 뒤진 8회말 1사 1루 때 타석에 섰다. 무려 11일 만이다. 허리 통증 탓에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카데나스. 모처럼 경기에 나섰지만, 상대 투수 김범수와 승부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카데나스가 그라운드에 머무는 시간은 너무나도 짧았다. 9회초 삼성 이상민은 선두타자 김태연에게 안타를 맞았다. 타구는 중견수 수비에 들어간 카데나스를 향했다. 충분히 단타로 끊어낼 수 있는 타구였지만, 카데나스의 안일한 플레이로 2루를 내주고 말았다. 박진만 감독은 그런 카데나스를 마냥 두고 보지 않았다. 곧바로 김헌곤과 교체를 지시했다. 카데나스는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건 카데나스의 출전 여부였다. 중계방송에도 카데나스의 모습이 자주 비춰졌다.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모습부터 대타 출전을 위해 준비하는 장면까지 고스란히 담겼다. 이처럼 카데나스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쏠린 이유는 카데나스가 허리 통증을 이유로 경기에 오랫동안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대구 kt 위즈전에서 1회말 스윙을 하다가 허리를 부여잡았던 카데나스는 병원 검진 결과 이상 없음 소견을 받았다. 그러나 카데나스는 이후에도 계속 허리가 아프다는 이유로 출전을 거부했다.
사령탑도 카데나스의 태도에 공개적으로 불쾌함을 드러냈다. 박진만 감독이 선수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카데나스의 몸 상태와 관련된 질문을 받으면 “카데나스에 대해서 나한테 물어보지 말고, 선수와 직접 이야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다. 검진 결과에서 이상이 없다는데, 선수는 계속 통증을 호소한다. 이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며 강한 어조로 카데나스의 태도에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사실 카데나스가 삼성에 입단했을 때만 하더라도 중심 타자 역할을 해줄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커리어만 보더라도 그랬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지만, 카데나스는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히 20홈런 이상을 때려냈다. 올해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 산하 트리플 A팀인 더럼 불즈와 필라델피아 필리스 산하 리하이밸리 아이언피그스 소속이었던 카데나스는 75경기 20홈런 56타점 52득점 타율 0.277(289타수 80안타) 출루율 0.345 장타율 0.550 OPS(출루율+장타율) 0.895를 기록했다. 홈런 부문 2위에 오를 정도로 펀치력을 자랑했다.
그리고 KBO리그에도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카데나스는 삼성 유니폼을 입고 두 경기 만에 비거리 140m가 찍힌 장외 홈런포를 때려냈고,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며 삼성의 기대에 부응하는 듯했다. 삼성의 우타거포 갈증을 풀어줄 적임자가 되는 듯했다. 카데나스의 부상 전 성적은 6경기 2홈런 5타점 2득점 타율 0.348(23타수 8안타) 출루율 0.375 장타율 0.696 OPS 1.071이었다.
앞서 보여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하지만, 현재 카데나스의 모습은 삼성에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타격 때 허리 통증을 느꼈다면, 그리고 오랜 시간 동안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면 카데나스는 수비에서만큼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박진만 감독의 말대로,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점이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체 외국인을 구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오는 15일 이전까지 외국인 교체를 완료해야 포스트시즌에 뛸 수 있다. 삼성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고, 페이스를 계속 유지한다면 가을야구를 하게 된다. 포스트시즌 때도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활용하려면, 15일 이전에 영입을 완료해야 한다.
카데나스의 태도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코칭스태프와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선수들 사이에서도 신뢰를 잃을 것이 분명하다. 과연 카데나스와 삼성의 동행이 해피엔딩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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