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땅 밟은 '필리핀 가사관리사'…설렘 가득 손하트 "기대돼요"

가사관리사 100명 입국
"합격하니 주변서 부러워해, 돈 모아 돌아가면 사업할 것"
영어·한국어 의사소통 가능…4주 특화교육 후 현장 투입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필리핀인 가사관리사들이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24.08.06.인천공항=뉴시스] 공항사진기자단

"한국을 너무 좋아해서 (가사관리사를) 선택했어요. 돈 벌어서 필리핀에서 사업을 하고 싶어요"(필리핀 가사관리사)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이 6일 새벽 입국했다. 이들은 앞으로 4주 동안 특화교육을 받은 후 다음달 3일부터 서울 시내 각 가정에서 가사관리사로 일하게 된다.

이날 오전 7시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은 밝은 표정으로 출입구에 대기 중이던 취재진에 손을 흔들어 보였다. 피곤한 기색에도 설레는 표정이 역력했다. 필리핀 상징색인 파란색 자켓을 단체로 맞춰 입은 이들은 취재진의 요청에 카메라를 향해 웃고 손을 흔들거나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보이기도 했다.

필리핀의 한 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글로리씨(32)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지원해 한국에 온 배경과 관련해 "가사관리사 자격증을 갖고 있고, (앞으로) 한국 문화를 많이 알고 싶다"고 말했다. 홍콩과 싱가포르 등 필리핀 인근 동남아시아 국가가 아닌 한국을 선택에 데 대해선 "한국을 너무 좋아한다"며 "한국어 공부도 열심히 했다"고 답했다.

그는 "(가사관리사에) 합격했을 때 주변에서 많이 놀라고 부러워했다"며 "(필리핀에서) 한국에 많이 오고 싶어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가사관리사로서) 돈을 많이 벌어 필리핀에서 사업을 하고 싶다"며 "가족도 도와주고 필리핀에서 대학원도 다니고 싶다"고 했다. 글로리씨는 아울러 "한국 문화를 즐기고 한국 친구도 많이 사귀고 싶다"며 "(걱정도 있지만) 기대되는 게 더 크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와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은 고용허가제(E-9)를 통해 만 24∼38세 필리핀 가사관리사를 고용하고 해당 가사관리사가 이용계약을 체결한 가정에 출퇴근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날 입국한 100명의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은 한국어 시험뿐 아니라 영어 면접을 거쳐 선발된 인원이다. 외국인 가사관리사를 원하는 이용자들의 아이 영어 교육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서다. 시범사업을 통해 가정에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필리핀 가사 관리사들은 내국인과 같은 최저임금(9860원)을 받는다.

이들은 입국 후 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4주간의 안전보건·기초생활법률을 비롯해 160시간 특화교육을 받는다. 이후 내달 3일 가사서비스에 돌입해 주 최소 30시간의 근무시간을 보장받고 내년 2월까지 근무한다.

시와 고용부가 선정한 시범사업 서비스 제공기관은 지난달 17일부터 이날까지 돌봄·가사서비스 이용가정을 모집하고 있다. 지난 1일까지 422가정이 신청했으며 한부모, 다자녀, 맞벌이,임신부 등을 우선 선정한다.

오상헌 기자 bborira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