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형 생존했지만… KIA 도박 실패에 최소 10억 날렸다, ‘마지막 승부수’가 우승 이끌까

김태우 기자 2024. 8. 7.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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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는 6일 에릭 라우어와 총액 35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가진 라우어가 KIA 우승 도전의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IA 타이거즈
▲ KIA는 알드레드와 끝까지 동행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계약했지만, 결과적으로 경기당 5000만 원에 가까운 돈을 받은 고액 알바생으로 끝이 났다. ⓒ KIA 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 2년간 외국인 투수 문제 때문에 골머리가 아팠던 KIA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 문제에 대단히 신중하게 접근했다. 다른 팀들이 올해 외국인 라인업을 확정할 때, KIA는 여전히 시장에서 투수를 찾고 있었다. 마지막까지 고르고 골랐고, 고른 선수는 끝까지 체크했다.

그런 KIA는 우완 윌 크로우(30)와 우완 제임스 네일(31)을 차례로 영입하면서 ‘장고’의 결과물을 내놨다. 구위파 선수를 찾고 있었던 KIA의 목표에 부합했다는 평가였다. 특히 총액 100만 달러(약 13억8000만 원)에 계약한 크로우는 피츠버그 소속이었던 2021년 선발 로테이션을 돈 경력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26경기 출전 중 25경기가 선발 등판이었다. 강력한 구위를 가지고 있어 계약 당시 ‘제2의 페디’ 소리를 들었다.

한 가지 걸리는 것은 부상이었다. 경력에 크고 작은 부상이 제법 많은 선수였다. 이를 아는 KIA는 복수 기관에서 신체검사를 진행하며 이 변수를 짚었다. 다만 당시 몸 상태는 비교적 멀쩡한 상태였다.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부상 경력이 많은 선수는 언젠가는 다시 탈이 난다”는 게 일반적인 관념이지만 크로우의 매력적인 구위를 포기하기 어려웠다. 그렇게 계약에 이르렀다.

계약 당시에도 리스크를 동반한 도박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이른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었다. 아쉽게도 KIA의 도박은 실패했다. 크로우는 시즌 8경기 출전에 그쳤다. 결과(8경기 5승1패 평균자책점 3.57)와 별개로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아웃되며 KIA에 큰 시련을 안겼다. 100만 달러 중 인센티브 20만 달러를 제외한 80만 달러(약 11억 원)는 보장 금액이었다. 퇴출해도 지급해야 할 돈이었다. 큰돈이 날아갔다.

KIA는 그런 크로우를 대체할 선수로 좌완 캠 알드레드(28)를 점찍었다. KIA는 정식 교체가 아닌, 올해 리그에 도입된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를 활용했다. 이 제도 규정상 한 달에 줄 수 있는 최고 금액은 10만 달러지만, KIA는 알드레드와 총액 32만5000달러(약 4억5000만 원)에 계약했다. 그것도 전액 보장이었다. KIA는 알드레드와 시즌 끝까지 계약을 했다. 논란이 있었지만 규정상 문제는 없었다. 교체 카드를 당장 쓰지 않아도 됐다.

이 또한 도박이었다. 6주 정도 대체할 선수는 총액 10만 달러 범위에서 구할 수 있다. 하지만 KIA는 알드레드에 더 많은 돈을 투자했다. 일단 교체 카드를 소진하지 않으면서 알드레드의 활약을 지켜본다는 계획이었다. 잘하다면 포스트시즌 선수 등록 마지노선인 8월 15일 이전에 정식 선수로 전환하면 됐다. 그러나 못한다면 또 그만큼의 돈을 날리는 셈이었다. KIA도 그런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중간에 퇴출해도 보장 계약이라 계약서상 금액은 지불해야 했다.

두 번째 도박도 결국 실패였다. 알드레드는 시즌 9경기에 나가 3승2패 평균자책점 4.53에 머물렀다. 좌타자에 강했지만 반대로 우타자에게는 너무 약했다. 대권 도전을 노리는 KIA로서는 팀들의 전략이 총동원되고 선수들의 집중력이 극대화되는 큰 경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알드레드는 9경기만 뛰고 팀을 떠났다. 경기당 약 3만6000달러(약 4960만 원)를 썼다. 고액 알바였다.

▲ 메이저리그에서 35승을 거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라우어지만, 최근 2년의 하락세를 어떻게 극복할지는 마지막 과제로 남아있다.

두 선수의 실패로 KIA는 꽤 큰 금전적 손해를 봤다. 크로우는 보장한 80만 달러 중 회수한 금액이 별로 없다. 알드레드 역시 준 돈만큼 쓰지 못했다. 두 선수가 계약을 완주하지 못하면서 단순하게 계산하면 10~15억 원 정도 손해를 봤다. 하지만 그렇게 포기할 수 없었다. 2017년 이후 첫 대권 도전에 나서는 KIA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5일 크로우와 알드레드를 모두 웨이버 공시하고, 6일 메이저리그 경력이 화려한 좌완 에릭 라우어(29)와 총액 35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35만 달러는 사실상 현재 라우어에게 줄 수 있는 최대의 금액이었다. 이른바 ‘올인’한 것이다. 퇴출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6월 중순 이후 대활약하며 결국 생존으로 가닥이 잡힌 가운데 KIA는 지갑에 남은 마지막 금액을 라우어에게 투자했다.

라우어는 메이저리그 통산 35승을 거뒀고, 2022년에는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경험을 자랑한다. 현재 KBO리그 투수로는 류현진(37·한화)만이 라우어보다 더 나은 경력을 가지고 있다. 선발로 육성됐고, 선발로 뛰었고, 최근까지도 선발로 활약했다. 빌드업에 걸리는 시간이 필요 없다. 비자가 나오고 시차 적응을 마치면 곧바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이 또한 도박이다. 라우어는 2022년에서 2023년으로 가는 사이 구속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라우어는 2022년 평균 93.3마일(약 150.2㎞)의 포심패스트볼을 던졌지만, 이 구속이 지난해 90.8마일(약 146.1㎞)까지 크게 떨어졌다. 1년 사이에 4㎞가 폭락했다. 분명 몸에 문제는 있었다. 라우어가 한창 좋을 때는 묵직한 패스트볼을 결정구로 쓰기도 할 정도로 구위가 괜찮았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구속은 올해도 회복되지 않았다. 마지막 도박과 승부수는 대권 도전의 날개를 달아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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