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 강화 나선 현대건설 윤영준號…왜?

이중삼 2024. 8. 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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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 정체기, 해외건설시장 긍정적 전망
대형 플랜트 현장 공정 진행 중, "수익성 개선 박차"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해외사업 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더팩트 DB

[더팩트|이중삼 기자] 현대건설이 해외사업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자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이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해외사업을 최우선 경영 기조로 꼽았다. 최근 발간한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도 지속성장 동력을 확보해 해외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 투자 위축 등 국내 시장은 정체돼 있는 상황이지만 세계건설시장은 발주환경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해외시장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건설은 향후 발주되는 프로젝트가 있으면 적극 수주에 나설 방침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올해 세계건설시장은 지난해(13조9000억 달러) 대비 4.3% 성장한 14조5376억 달러로 전망된다. 발주환경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는 중동과 친환경사업 발주 확대가 예상되는 북미·태평양, 인프라 수요가 증가하는 중남미 등을 중심으로 성장이 예상된다. 아시아·유럽 시장도 3% 내외로 성장이 관측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건설사를 포함한 기업들은 폴란드 파트노브 원전(1·3호기),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7·8호기), 네덜란드 보르셀 원전(2호기),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현대화 사업(1·2호기) 등 해외 원전 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

세계건설시장 규모가 지속·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현대건설은 올해 초부터 해외 공략에 더 집중하는 태세다. 최우선 경영 기조로 삼았기 때문이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해외사업으로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해외시장은 고유가의 영향으로 대형 플랜트 공사 발주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원전이나 소형모듈원전(SMR) 등 핵심사업과 수소·탄소 포집·저장·이용(CCUS) 등 미래 기술 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라며 "시장 경쟁 우위를 결정짓는 핵심기술과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글로벌 전문 인재도 육성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달 발간한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도 해외사업 확대를 다시금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해외사업 부문 수주 금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현대건설 24년 상반기 실적(잠정)'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주 금액은 16조6650억원으로 전년 동기(20조7270억원) 대비 19.6% 줄었다. 이 가운데 해외 수주금액은 6조1730억원으로 전년 동기(11조4240억원) 대비 45.9% 줄었다. 현대건설 측은 수주 금액 감소에 원인으로 지난해 상반기 '기저효과'를 들었다.

참고로 올해 2분기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4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1% 줄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속적인 원자재가 상승과 품질·안전 제고를 위한 추가비용, 준공 시점에 협력업체 정산비용 등으로 매출원가율이 증가해 매출 성장 대비 영업이익이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대건설이 유의미한 수익성 개선까지는 1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 올해 건축·주택 부문 매출에서 지난 2020~2022년 착공 현장의 매출 비중이 80%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공사비 상승률이 둔화된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의 착공 현장은 2020~2022년 상반기 착공 후 진행되고 있는 현장의 절반 이하다. 때문에 현대건설의 수익성 개선은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지난 2021년 11월 미국 원자력기업 홀텍 인터내셔널과 SMR 공동개발·사업동반 진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디. 사진은 홀텍 SMR 조감도. /현대건설

◆ "향후 발주되는 프로젝트 적극 수주 나설 것"

현재 현대건설은 해외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원전 분야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형원전·소형모듈원전·운전해체·사용 후 핵연료 처리 등 원자력 전 분야에 걸친 관리 체계도 구축했다.

글로벌 선두 원전기업으로서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세계적인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와 협업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1월 미국 원자력기업 홀텍 인터내셔널과 SMR 공동개발·사업동반 진출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지난해 11월에는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삼중수소제거설비를 수주해 유럽 원자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도 했다. 현재는 샤힌 에틸렌시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등 대형 플랜트 현장 공정이 본격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원전 전 분야에 걸친 유럽 진출 기반으로 유럽 선진 시장 확장에 나설 계획"이라며 "대규모 플랜트 공사에 대한 발주 기대감이 여전히 있다"며 "발주되는 프로젝트가 나오면 적극 수주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태양광, 데이터센터, 국가기반사업 등 현대건설이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분야에서 초격차 역량을 발휘해 글로벌 건설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윤 사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글로벌 전문 인재 육성과 안전·품질·중대재해 제로 등도 로드맵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인재 육성 부문의 경우 내부적으로 관련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고 해외 전문 인력 채용도 확대 중이다. 안전 부문은 재해예측, 영상인지 협착방지시스템, 건설로봇, 인공지능(AI) 영상분석을 통한 안전품질관리 시스템 등 안전 신기술을 적용해 강화하고 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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