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나와! 신유빈-전지희-이은혜, 더 강해졌다…女 단체 스웨덴 3-0 꺾고 4강 진출 [올림픽 NOW]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16년 만에 메달에 도전하는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이 준결승전에 올랐다.
세계 랭킹 8위 신유빈· 14위 전지희· 42위 이은혜로 구성된 세계 랭킹 3위 한국 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8강전에서 린다 베르스트룀(34위)·크리스타나 칼베리(58위)·필리파 베르간드(165위)로 구성된 세계 랭킹 15위 스웨덴을 3-0으로 꺾고 4강에 올랐다.
한국의 4강 상대는 중국과 대만의 8강전 승리팀이다. 우승 후보 중국이 이길 확률이 높은 만큼 중국과 4강전을 벌일 것이 확실시된다.
스웨덴 여자 탁구 대표팀은 단체전 세계 랭킹 15위로 16개 출전국 중 두 번째로 낮다.
그래서인지 8강전이었는 데에도 16강 상대였던 브라질(10위)보다 수월한 경기가 진행됐다.
16강 토너먼트로 출발하는 탁구 단체전은 5경기 중 3경기를 먼저 따내는 팀이 이기는 방식이다. 첫 경기만 복식이고 나머지 네 경기는 단식. 1경기 복식이 끝나면 복식을 뛰지 않은 선수가 2경기에 개인전을 치르고, 3경기 개인전은 복식을 치른 선수끼리 맞대결한다.
8강전과 마찬가지로 '환상의 짝궁' 신유빈과 전지희가 1경기 복식에 나섰다. 둘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을 제패했으며 세계 랭킹은 2위다.
베르간드와 칼베리 조를 상대한 신유빈 전지희 조는 1세트를 11-2로 순식간에 잡아 내면서 실력 차를 증명했다. 2세트도 초반 4점 차 리드를 내줬지만 이내 되찾고 11-7로 마무리했다.
3세트 역시 압도적이었다. 칼베리의 스매스를 전지희가 받아 내자 스웨덴 선수들이 허탈하게 웃는 장면도 있었다. 3세트도 큰 위기 없이 11-5로 끝났다.
두 번째 주자 이은혜는 스웨덴 에이스 베르스트룀을 만났다. 베르스트룀은 이은혜보다 랭킹이 높을뿐만 아니라 지난해 8월 여자 복식에서 이은혜와 양하은 조를 2-1로 이긴 바 있다.
베리스트룀은 수비형 선수. 이은혜는 베리스트룀의 단단한 수비에 막혀 1세트 초반 고전했다. 계속해서 범실이 나오면서 2-7까지 리드를 빼앗겼다. 이어 세 점을 내리 내줬고 게임포인트까지 막지 못하면서 2-11로 1세트를 내주며 출발했다.
이은혜는 2세트에서 반격했다. 코스에 변화를 주면서 베리스트룀의 수비를 조금씩 뚫어내기 시작했다. 7-2까지 리드를 잡았고, 11-5로 2세트를 끝냈다.
3세트는 접전이었다. 이은혜가 앞서가면 베리스트룀이 추격했다. 7-7에서 이은혜가 내리 두 점을 얻어 내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10-8로 게임 포인트를 만들어 놓고 두 점을 내주면서 듀스가 됐다. 하지만 이은혜가 침착하게 두 점을 따내면서 12-10으로 3세트를 챙겼다.
4세트에서 이은혜는 5-7로 밀리다가 3점을 따내면서 8-7로 리드를 빼앗았다. 이때 다시 베리스트룀이 2점을 따내면서 8-9로 리드를 내줬다. 이어 베리스트롬이 게임 포인트를 만들었지만 이은혜가 듀스를 만들었다. 듀스에서 이은혜는 먼저 한 점을 빼앗겼지만 곧바로 따라붙은 뒤 내리 두 점을 챙겨 한국 팀에 두 번째 점수를 안겼다.
이은혜가 2경기를 이기면서 세 번째 주자로 나선 전지희의 어깨가 가벼워졌다.
칼베리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전지희가 1세트를 8-11로 내줬다.
2세트도 듀스까지 향했다. 하지만 전지희가 11-11에서 12점과 13점을 챙겨 2세트를 이겼다. 계속해서 3세트와 4세트까지 연달아 챙겨내며 경기를 끝냈다.
1992년 중국 허베이성에서 태어난 전지희는 중국 청소년 국가대표를 지냈을 만큼 촉망받던 선수였다. 하지만 '중국 국가대표'라는 바늘구멍을 뚫기가 쉽지 않았다. 국가대표 상비 2군으로 밀려나면서 '중국 국가대표'라는 목표가 점점 멀어졌다.
이때 김형석 감독이 전지희에게 손을 내밀었다. 당시 포스코에너지 여자 탁구단 창단을 앞두고 선수를 물색하던 김 감독은 중국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밀려나 있던 전지희를 눈여겨본 뒤 한국으로 귀화를 제안했다. 전지희는 귀화를 결심하고 2008년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귀화 선수 규정에 따라 귀화 후 3년간 국가 대항전에 출전할 수 없었던 전지희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처음으로 한국 국가대표로 나섰다. 김민석과 혼합 복식을 이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년 자카르타 팔림방 아시안게임에선 여자 단체전과 함께 여자 단식에서도 동메달을 딴 전지희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신유빈과 함께 여자 복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 첫 번째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여자 단식에선 64강전에서 탈락한 바 있다.
전지희와 마찬가지로 이은혜 역시 중국 출신 귀화 선수다. 지난 2011년 '한국 여자 탁구 레전드' 양영자 감독의 권유로 한국행을 선택했다. 16살에 한국 탁구 선수로서의 삶을 시작해 노력으로 태극마크 꿈을 이뤘다.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세계 랭킹 30위에 들지 못해 자동 출전권을 얻지 못했지만 지난 6월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하면서, 신유빈·전지희와 함께 메달 도전에 나서게 됐다.
앞서 신유빈은 임종훈(한국거래소)와 짝을 이뤄 혼합 복식 종목에서 동메달을 수확했다. 이어진 여자 단식에선 한국 선수로는 20년 만에 올림픽 4강에 진출했지만 중국 천멍, 일본 하야타 히나에게 막혀 시상대에 올라가지 못했다.
신유빈은 브라질과 16강전이 끝나고 “같이 싸우는 느낌이 들어 든든하다. 언니들과 함께 해서 그런지 외롭지 않았다. 파리에서 11경기를 치렀지만 행복하다. 마지막 경기까지 모든 것을 갈아 넣겠다”고 다짐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도입된 여자 단체전에서 한국은 동메달 1개가 유일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김경아·박미영·당예서가 동메달을 따낸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이 종목은 중국이 절대 강세다. 베이징 올림픽 때부터 지난 대회까지 금메달을 놓치지 않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세계 랭킹 1위 쑨잉샤와 2위 왕만위, 그리고 4위 첸 멍으로 대표팀을 꾸려 우승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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