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로', 지자체 억대 광고·협찬...촬영지부터 맛집까지 홍보였다

장슬기 기자 2024. 8. 6.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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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시·거창군·상주시 1억2100만 원, 영덕군 1억1000만 원, 울진군 1억4520만 원
프로그램 통해 지역 내 주요 관광지·특산물 홍보, 카페·맛집 노출 "여행 욕구 자극"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 나는 솔로. 사진=유튜브 '촌장엔터테인먼트TV' 갈무리

ENA와 SBS Plus의 리얼 데이트 예능 프로그램인 '나는 SOLO(나는 솔로, 이하 나솔)'가 지난 2021년 7월부터 방영됐다. 가장 화제가 된 기수 중 하나는 16기(2차 돌싱특집)였다. 지난해 7월26일부터 10월4일까지 무려 11회로 최장 분량 방영됐고 마지막 방송에선 최고 시청률(두 방송사 합산, 수도권 유료방송가구 기준 평균 7.05%)을 기록하기도 했다. 여러 유행어뿐 아니라 방송 이후 출연진끼리 라이브 방송에서 서로 비난하거나 법적대응까지 거론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기도 했다.

화제를 모은 만큼 방송 홍보효과도 컸을 것으로 보인다. 나솔은 두 방송뿐 아니라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티빙, 웨이브 등 여러 OTT 플랫폼에서도 방영하고 각 출연자들의 SNS 계정이 큰 주목을 받기 때문에 나솔 촬영지로 선정될 경우 영향력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지자체는 나솔 제작진에 광고·협찬을 통해 지역을 홍보하고 있다. 나솔 16기는 경북 안동시 도산면 일원 안동호반자연휴양림을 중심으로 촬영했다. 안동시는 나솔 측에 광고·협찬 명목으로 얼마를 지급했을까.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최근 나솔 촬영이 이뤄진 지자체에 나솔 광고·협찬 집행 내역을 확인한 결과, 경북 안동시에서 받은 광고·협찬 집행 내역은 총 1억2100만 원이었다. 이중 10%는 정부광고 수수료 명목으로 한국언론진흥재단에 지급했으니 실제 나솔 측에 지급한 금액은 1억1000만 원이다. 이 같은 프로그램 협찬은 방송법에 따른 협찬고지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안동시에서 받은 'SBS Plus 나는 솔로 방송프로그램 제작지원 계획'을 보면 안동시는 “엔데믹 시대를 맞이해 적극적인 미디어 매체 노출로 국내외 여행객의 여행 욕구를 자극해 지역경제 활성화 도모”와 “여행 성수기(여름휴가 시즌) 방영으로 휴가철 가족·연인 단위 관광객 유치 전략”을 기대했다. 해당 문건을 보면 주 촬영지는 안동호반자연휴양림을 중심으로 월영교, 낙강물길공원, 도산서원, 선성수상길과 산성마을, 유명 카페와 맛집 등이고 촬영은 지난해 5월10일부터 17일까지 7박8일간 촬영했다.

안동시는 관광지인 해당 촬영지들에 대한 홍보와 함께 “안동 특산물(간고등어, 마늘갈비 등), 유명 맛집·카페 자연스러운 노출”을 홍보할 계획이었다. '기타 사항'으로는 “안동의 아름다운 풍격 적극 노출(관광지, 숙소 드론 촬영 등), 주요 관광 명소 3~4개소 이상 노출”, “안동의 주요 먹거리, 맛집, 카페 등 적극 홍보” 등을 적혀 있었다. 이 같은 제작지원 계획에 따라 프로그램 연출이 이뤄졌다.

▲ 경북 안동시에서 촬영한 나는솔로 16기 방송화면 갈무리

실제 방송에선 출연자들의 데이트 코스로 자연스럽게 월영교 등 관광지들이 등장하거나 갈비 등 안동 특산물을 먹는 식사 데이트 장면이 나왔다. SBS Plus 유튜브 계정에는 16기 출연자들이 여성과 남성 한명씩 짝을 이뤄 한복을 입고 춤을 춘 장면을 활용해 안동 지역의 주요 관광지를 소개하는 홍보영상이 올라와있다. 이는 실제 방송하지 않고 별도로 만든 영상이다.

▲ 경북 안동시에서 촬영한 나는 솔로 16기 갈비집에서 데이트하는 장면 갈무리

대체로 나솔 측에선 지자체에 협찬·광고 비용으로 1억1000만원(언론재단 수수료 10% 제외) 정도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 김재원 의원실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17기를 촬영한 경남 거창군에서도 같은 비용을 집행했다. 총 1억2100만 원에 대해 거창군이 6100만 원, 한국관광공사 경남지사가 6000만 원을 분담했다. 거창군은 “한국관광공사 경남지사 강소형 잠재관광지 발굴·육성 지원사업 중 TV프로그램 유치 홍보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나솔 17기는 지난해 10월11일부터 12월6일까지 9회 분량으로 방송했다. 거창군 집행내역 자료를 보면 지난해 6월25일부터 30일까지 5박6일간 촬영했고, 장소는 “거창창포원, 수승대, 황산마을, 서핑파크(숙소) 관내 식당과 카페 다수”라고 했다.

▲ 경남 거창군에서 촬영한 나는 솔로 17기 방송 화면 갈무리. 황산마을에서 데이트 하는 장면

경북 상주시도 같은 금액을 집행했다. 총 광고료는 1억2100만 원으로 광고료 1억1000만 원과 정부광고 수수료 1100만 원으로 집행했다. 상주시에서 촬영한 19기(2차 모태솔로 특집)는 지난 2월14일부터 4월17일까지 10회 분량으로 방송했다. 경북 영덕군은 총 1억1000만 원을 집행했다. 실제 제작진에게 지급한 광고료는 1억원이고 정부광고 수수료는 1000만 원이었다. 영덕군에서 촬영한 18기는 지난해 12월13일부터 지난 2월7일까지 총 9회 분량으로 방송했다.

최근 나솔 방송 가운데 가장 집행금액이 많은 지자체는 현재 방송하고 있는 경북 울진군에서 촬영한 21기 방송이다. 21기는 지난 6월26일부터 시작해 오는 8월7일 마지막 방송이 예정됐다. 울진군은 광고료로 총 1억4520만 원을 내고 나솔 측과 광고·협찬 계약을 체결했다. 21기 방송에서는 첫 식사 데이트에서 모든 출연자들이 대게를 먹으러 갔는데 대게는 울진 특산물로 매년 대게축제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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