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들이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팬들에게 감사하다” 39일 만에 세이브, 김원중 마침내 웃다 [오!쎈 부산]
[OSEN=부산, 조형래 기자] “안 좋을 때는 뭘 해도 안 좋으니까…”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0-4로 뒤지던 경기를 6-5로 뒤집으면서 3연승을 질주했다. 8월 3전 전승이다.
이날 롯데는 선발 애런 윌커슨이 5이닝 5실점(4자책점)으로 흔들리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1-5로 뒤진 7회말, 무사 만루에서 손성빈의 밀어내기 볼넷, 황성빈의 우전 적시타로 2점을 만회했다. 계속된 무사 만루에서 고승민이 투수 병살타로 물러났지만 2사 2,3루에서 전준우의 2타점 동점 적시타로 5-5 동점에 성공했다. 그리고 8회 나승엽의 역전 적시타가 나왔다.
그리고 9회. 롯데는 6월28일 사직 한화전 이후 세이브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던 마무리 김원중이 올라왔다. 7월 한 달 동안 평균자책점 11.05에 2패 블론세이브 3번 등으로 부진했다. 8월의 첫 등판.
김원중은 첫 타자 김주원을 삼진으로 솎아내며 가뿐하게 출발했다. 그런데 박민우와 서호철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에 폭투까지 범하면서 1사 2,3루가 됐다. 데이비슨 타석이었지만 데이비슨을 고의4구로 내보냈다. 1사 만루에서 병살 작전을 노렸다.
김원중은 만루에서 첫 타자 권희동을 상대로 3루 방면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맞았다. 그런데 교체 투입된 3루수 최항이 점프 캐치로 타구를 걷어냈다. 2사 만루가 됐고 김휘집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겨우 세이브를 올렸다. 39일 만의 세이브였다.
경기 후 김원중은 상기된 얼굴로 취재진과 맞이했다. 그는 경기 후 “잘은 아니지만…이렇게 한 번 넘어가면 또 좋은 기운들이 찾아올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타자들의 방망이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던졌고 오늘은 이겼던 것 같다”라고 기나 긴 세이브 침묵을 깬 소감을 전했다.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는 김원중이다. 그는 “어차피 내일이 오고 또 마운드에 올라가서 던질 것이기 때문에 그런 감정에 젖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라며 “나갈 때마다 열심히 던지려고 했는데 결과가 안 좋았다. 부진은 원래 끝도 없고 부진의 이유를 알면 부진의 이유는 없을 것이다. 안 될 때는 뭘 해도 안되기에 편한 생각을 갖고 매 경기를 준비했다”라고 되돌아봤다.
1사 만루, 그리고 3루수 최항에게 공이 간 순간에 대해서는 “넘어가면 지는 것이고 잡으면 이기는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라면서 “(최)항이가 좋은 기운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항이에게 갔을 때 항이가 잡아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라고 답했다. 이날 롯데 선수단은 전날(5일) 득녀한 최항, 그리고 지난 7월 31일 득녀한 구승민을 함께 축하하기 위해 ‘요람 세리머니’를 펼쳤다.
김원중은 그동안의 부진에 대해 “과정이 아닌 결과의 문제”라고 답했다. 과정과 루틴 모두 문제없이 했지만 결과가 나빴다고 생각했다. 그는 “제가 준비하는 과정은 문제가 없었고 저는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문제는 결과라고 생각했다”라며 “특히 더 완벽하게, 열심히 준비하려고 했고 결과는 어쩔 수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받아들이려고 했다. 또 앞으로 부진이 찾아올지 모르지만, 그런 생각보다는 부진이 있었기에 더 올라갈 일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서 올라가겠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날 역시 김원중이 구단 수훈선수 인터뷰 자리에 오르자 팬들은 뜨거운 박수로 김원중을 맞이했다. 김원중은 “저보다 더 힘드실 것 같다. 1회부터 9회까지 열정적으로 응원을 해주셨고 잘할 때나 못할 때, 마운드에 뛰어가는 순간마다 너무 크게 환호를 해주셨고 저를 마운드에서 맞이해주셨다. 너무 큰 힘을 얻고 항상 던지고 있다고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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