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중 '4톤 지게차'에 깔린 아내..회사측, 퇴직금도 안주고 '해고' 충격('한블리')[종합]
[OSEN=김나연 기자] '한블리'에서 4톤 지게차에 깔린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6일 방송된 JTBC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이하 '한블리')'에서는 앞이 가려진 지게차로 인해 발생한 사고들을 다뤘다.
이날 방송에서는 4톤 차량에 깔린 30대 여직원의 이야기가 전파를 타 눈길을 끌었다. 공개된 CCTV에는 2023년 11월 13일, 회사 내 업장에서 걸어가고 있는 여성을 빠른 속도로 달려와 덮치는 지게차의 모습이 담겨 충격을 안겼다. 한문철 변호사는 "피해자분은 이 회사에 근무하는 사무직 직원이다. 이분이 걸어가고 있는데 넘어지면서 역과했다. 깔고 넘어갔다. 지게차는 한 4톤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 여성의 남편이 직접 출연해 당시 상황을 전했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출근해 일하던 피해자는 35살의 나이에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졌다고. 피해자의 남편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받았더니 남편 되시냐고, 아내가 너무 많이 다쳤는데 오라고 하더라. 처음엔 보이스피싱인줄 알았다. 가만 들어보니까 진짜인거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병원에 도착했는데 갑자기 응급실 선생님이 오시더니 뭐라고 말씀하시더라. 처음엔 잘 못 들었다. 되물었더니 돌아가실 것 같다고 하더라. 장기가 신장, 비장, 다 파열해서 절제했고, 갈비뼈 13개가 골절되면서 횡격막이 찢어졌다. 폐와 간이 찢어지고 상완골, 발목, 척추 돌기가 골절되고 고관절에 금도 갔다. 가망은 없다고 했는데 제가 수술 빨리 부탁한다고 했다. 한 4, 5시간 정도 걸린것 같다. 수술하고 나오시더니 수술은 잘 끝났다더라. '살수 있습니까' 여쭤보니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환자 의지에 달렸다고 하시더라"라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피해자는 두 아이의 엄마였다. 남편은 "아이들한테는 엄마 조금 다쳐서 병원에서 며칠 있다가 올거라고 말만 해뒀다. 그런데 자라고 하면 이불 덮어쓰고 끅끅 운다더라. 2학년짜리가. 학교에서 산타할아버지한테 편지 쓰는게 있었나보다. 그 나이면 뭐 갖고싶다고 쓸텐데 걔는 그냥 '가족이 행복한게 바람이다'라고 편지에 썼더라. 어디 한번 애들 데리고 국내여행도 제대로 간적 없다. 먹고살기 빠듯하니까. 그래서 너무 미안하다. 해준게 없어서. 속상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수술 며칠 후 아내는 다행히 의식을 되찾았지만, 예전모습으로 돌아갈수는 없었다. 남편은 "호스, 배관이 꽂아져있고 기도에는 산소호흡기가 걸려있었다. 너무 속상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라고 말했다.
하지만 황당한 것은 사고 이후 듣게된 회사 대표의 말이었다. 남편은 "회사 대표한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어봤더니 웃으면서 '피해자가 원래 성격이 활발하고 말괄량이라 팔을 앞으로 뻗고 뛰다가 지게차에 치였다'고 하더라. 그래서 제가 CCTV 보내달라고 하고 확인했는데 대표 말이랑은 완전히 달렸다. 회사 점심시간이었다. 아내가 주변을 살피고 출발하더라. 근데 갑자기 지게차가 빠르게 튀어나왔다. 그리고 와이프를 그냥 깔고 뭉개더라. 저는 지게차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지게차면 시야확보가 돼야하는데 그 지게차는 짐이 시야를 가리고 있더라"라고 설명했다.
실제 CCTV영상 속 지게차는 전방주시가 전혀 되지 않을 정도로 짐을 한가득 싣고 있었다. 남편은 "그리고 전기지게차다. 배터리로 이용하는거라 소리가 안 들릴수 있다. 사람이 한명 더 신호수라거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와이프말로는 평소에도 신호수랑 봐주는사람은 전혀 없었다고 하더라. 이런 사고가 나면 빨리 구급대에 신고해줬으면 좋겠는데 (가새자가) 신고를 안하고 죽었나 살았나만 확인했다고 하더라. 자꾸 만지고 아파 죽겠는데. 그래서 가해자가 신고를 자의적으로 한게 아니라 저희 와이프가 신고 해달라고 해서 했다고 하더라"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이밖에도 회사 대표는 피해자 남편과의 통화에서 '왜 사무실 직원이 마당에 왔다갔다하냐', '속도가 그런게 아니라 서로가 과실이 있는거다'라고 피해자 탓을 하기도 했다. 남편은 "참 황당했다. 너무 괘씸하고. 가해자 지게차 운전자와 회사 대표를 업무상 과실치상죄로 고소했다. 그런데 그쪽 변호사가 저희쪽 변호사한테 연락왔더라. 2년 미만이면 다 집행유예니까 4천만원 줄테니 합의하자고. 아니면 공탁을 걸겠다. 2천이나 3천 공탁 걸면 솜방망이 처벌을 한다고 하더라"라고 말해 패널들을 분노케 했다.
어이가 없었지만 가해자들에게 집행유예가 떨어질 상황이라 마지못해 합의를 하게 됐다고. 가해자는 6개월, 대표는 4개월 금고형이 내려졌으며 두 사람 모두 집행유예 2년씩 선고됐다. 남편은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너무 적게 나왔다. 씁쓸하다 저는. 내심 그래도 제대로 처벌 할수있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내 마음대로 안 되니까"라고 속상해 했다.
이렇게 형사사건은 마무리 지어졌지만 황당한 일은 계속됐다. 사고 5개월 후, 4월 30일부로 피해자를 해고한다는 해고 통보서가 날아온 것. 사유는 회사의 경영난이었지면, 공교롭게도 퇴직금 인정 하루전날 해고처리된 점이 의심을 자아냈다. 남편은 "많이 속상했다. 저도 지금 속이 새까맣게 썩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사고 9개월이 지난 현재, 피해자는 60%정도 회복된 상태였다. 남편은 "알리고 싶었다. 저런 억울한 사람도 있구나. 그런걸 좀 다 알리고 싶었고. 죄를 짓고 사는 사람들한테 처벌을 강하게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문철은 "그 회사가 진짜 경영난때문에 해고통지를 했는지는 모르겠다. 근데 무엇보다 제일 안타까운건 아직까지도 계속해서 산재로 치료를 받고있는 중이다. 앞으로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수있겠냐. 이 모든게 뭐때문에 일어났냐. 지게차가 앞을 봐야죠. 그러면 산재 보상 받으면 그게 끝이냐. 산재에서 받을수있는 금액이 정해져있다. 그걸로 충분하지 못하면 별도의 부족한걸 손해배상청구 할 수 있다"며 "지금의 몸과 마음의 상처를 빨리 치유하고 예전의 건강했던 모습으로 돌아갈수 있기를 기원한다. 그 가족분들이 예전의 단란했던 웃음을 찾을수 있길 바란다"고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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