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눈] 김정은 핵담판에 대비해야
2024년엔 북·러 신동맹체제 복원 선언
다음 스텝은 美와 핵담판 유력해
비핵화 없는 베팅 두고 봐선 안 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사실이 알려진 것은 2011년 12월19일 정오 무렵이다. 사망일은 17일이지만 북한은 이틀 뒤에 이를 공개했다. 곧이어 ‘김정은 체제’가 출범했지만, 북한을 바라보는 시선은 불안했다. 후계체제가 안착하지 않은 탓에 힘의 공백에 따른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중국 입김이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고모부 장성택을 중심으로 하는 집단지도체제가 유력하다는 전망도 있었고, 군부 쿠데타 가능성에 대한 분석도 있었다.
한국 입장에서는 중국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다. 한·중 관계 진전을 지렛대로 중국을 설득해 북한 핵개발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기대가 사라진 것이다. 미몽에서 벗어난 한국은 중국이 껄끄러워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결정했고, 한·중 관계는 수교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발전했다. 4차 핵실험 전만 해도 북한의 핵도발은 더욱 고립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북한은 4차 핵실험이라는 베팅으로 한반도에서 기울어져 가는 균형추를 평형으로 되돌렸다.
두 번째는 북한과 러시아의 신조약 체결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19일 평양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진 북·러 정상회담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선언했다. 러시아에 유사시 한반도 사태 개입 명분을 주고, 1961년 동맹체제를 복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외교·군사, 경제적으로 절박했던 러시아의 사정이 반영됐다고 하더라도 김 위원장의 전략적 베팅이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가 더는 북한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설령 그러한 측면이 있더라도 자동 군사개입 조항을 고리로 러시아가 유사시 한반도 사태에 개입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 것은 분명하다. 푸틴 대통령이 방북하기 직전까지 우리 정부는 한·러 간 불편한 관계가 어느 정도 봉합된 것으로 보고 있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다음 베팅을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미국과의 핵담판이다. 완성된 핵무력을 국제사회에서 공인받고 체제안정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당시에 한 차례 시도한 바 있다. 북한은 2017년 11월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 발사 후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이어 싱가포르와 하노이에서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을 열었다. 북한이 영변 원자력 시설 외 핵시설을 숨기려는 의도가 드러나면서 합의는 불발됐다. 오는 11월 미 대선 이후 시도할 새로운 핵담판은 훨씬 더 정교하고 세련된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중, 한·러 관계를 고려해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을 것”(중국), 또는 “이 정도 선은 넘지 않을 것”(러시아)이라고 기대하며 안이했던 부분이 우리에게 있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안이한 대응을 되풀이해서는 절대 안 된다. 지난 30년 북핵 대응 실패의 역사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없는 핵담판은 반드시 저지되어야 한다.
이우승 외교안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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