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12시간 구토날 정도로 지옥훈련”...한국 근대5종 간판, 금메달 사냥 나선다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4. 8. 6.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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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5종 간판 전웅태 인터뷰
8일 세번째 올림픽 일정 돌입
지옥훈련 견뎌 자신감 최고조
노련함 앞세워 상대 압도할 것
동료와 함께 시상대 오르고파

◆ 2024 파리올림픽 ◆

2024 파리올림픽 근대5종 남자부 금메달에 도전하는 전웅태.
‘한국 근대5종의 간판’ 전웅태(29·우리금융그룹)는 하루에 다섯 번씩 샤워를 하며 일주일에 다섯 번, 12시간 넘게 진행되는 지옥 훈련을 견뎌냈다. 목까지 차오르는 구토를 참아가면서 모든 것을 쏟아부은 이유는 단 하나. 2024 파리올림픽에서 ‘될 놈’이 돼 근대5종 남자부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기 위해서다.

2020 도쿄 대회에서 깜짝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는 3년 만에 금메달 유력 후보로 꼽히는 근대5종 간판 선수가 됐다. 한국 근대5종 선수로는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그는 금메달까지 자신의 이력에 추가할 것이라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8일(한국시간)부터 이번 대회 일정에 돌입하는 전웅태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 올림픽이라고 하지만 금메달에 대한 자신감은 만땅”이라며 “지옥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힘든 훈련을 이겨내서 그런지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3년간의 피와 땀, 눈물을 금메달로 보상받겠다”고 강조했다.

근대5종은 펜싱(에페), 수영(자유형 200m), 승마(장애물 경주), 육상과 사격의 복합 경기인 레이저런의 성적을 합산해 순위를 가리는 종목이다. 한 종목이 아닌 다섯 종목을 모두 잘해야 하는 만큼 다른 종목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훈련량이 많다.

전웅태는 “파리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은 어느 대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다섯 종목을 훈련하느라 기본적으로 다섯 번씩 하던 샤워를 많이할 때는 열 번 가까이도 했다”며 “하지만 하루 훈련 일정을 마친 뒤 찾아오는 성취감과 금메달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는 생각으로 버틸 수 있었다.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한 덕분에 이제는 다섯 종목 모두를 잘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섯 종목 중 전웅태가 승부처로 꼽은 건 펜싱과 승마다. 몸으로 하는 가위바위보라고 불릴 정도로 상대성이 심한 종목이 펜싱인 만큼 전웅태는 어떤 상대와 맞붙어도 승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훈련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랜덤으로 말을 배정받는 승마에서도 최고의 결과를 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전웅태는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두 종목을 잘 치러야 한다고 판단해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실업팀 선수들과 훈련한 펜싱의 경우 어떤 선수를 만나도 이길 자신이 있다. 승마 역시 어떤 말과 호흡을 맞춰도 빠른 시간에 결승선을 통과할 수 있을 것 같다. 하나만 잘해서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는 게 근대5종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하는데 파리에서 다섯 종목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설명했다.

전웅태가 금메달에 대한 남다른 자신감을 보이는 또 하나의 이유는 경험이다. 2016 리우데자나네이루와 2020 도쿄 대회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에 나서는 전웅태는 여우같은 노련함으로 상대를 압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웅태는 “앞선 두 번의 올림픽을 치르며 나도 모르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하는 노하우가 생겼다. 구력과 경험이 주는 엄청난 힘이 있다”며 “과거와 가장 달라진 건 실수가 나와도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이제는 어떤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프랑스에 입성한 전웅태는 대한체육회가 파리 외곽 퐁텐블로에 마련한 사전 캠프인 팀코리아 파리 플랫폼에서 3일까지 훈련했다. 선수촌과 인근 훈련 시설에서 막바지 컨디션 조절에 한창인 전웅태는 매일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는 장면을 상상하고 있다.

전웅태는 “도쿄 대회를 비롯해 꿈이 현실로 이뤄진 경우가 많았다. 파리에 오기 전부터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환호하는 것을 수도 없이 상상했다”며 “그동안 세운 전략대로 다섯 종목 이미지 트레이닝도 많이 했다. 근대5종의 창시자 피에르 쿠베르탱 남작의 고향인 베르사유 궁전에 애국가가 울려퍼지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다짐했다.

파리올림픽 한국 선수단 중에서 근대5종 대표팀의 분위기가 가장 좋다고 밝힌 전웅태는 동료들과 함께 시상대에 오르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전웅태는 “어쩌다보니 대표팀의 주장을 맡게 된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구토가 나올 정도로 힘든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동료들”이라며 “종목 특성상 다섯 배로 힘든 게 근대5종인데 함께 다섯 개만 더를 외치면 훈련한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 함께 메달을 따낼 수 있도록 주장 역할도 잘 해보겠다”고 말했다.

전웅태와 서창완(27)은 8일 오후 6시 남자부 펜싱을 시작으로 이번 대회 일정에 돌입한다. 근대5종 남자부 준결승과 결승은 각각 9일과 10일에 열린다. 성승민(21)과 김선우(28)가 출전하는 여자부 준결승과 결승은 각각 10일과 11일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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