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도피' 방글라데시, 과도정부 수립 속도…'노벨상' 유루스가 수반
방글라데시 대통령실이 6일(이하 현지시간) 의회 해산을 발표하고, 과도정부 구성을 위한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가 반정부 시위대 압박에 사임을 발표하고 인도로 도피한 지 하루 만이다. 대학생으로 구성된 반정부 시위대 요청에 따라 과도정부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함마드 유누스(84)가 이끌 예정이다.
블룸버그·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대통령실의 조이날 아베딘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모하메드 샤하부딘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하고, 임시정부 구성을 위한 절차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샤하부딘 대통령은 이날 오전 당국에 그간 반정부 시위대 진압을 위해 시행했던 통금령 해제를 지시했고, 새로운 총리 선출을 위한 선거를 가능한 한 빨리 실시하겠다고 했다. 또 와케르-우즈-자만 방글라데시 군 참모총장과 협의해 과도정부 수립에 착수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방글라데시 현지 보도에 따르면 샤하부딘 대통령은 하시나 총리의 사임 발표와 인도 도피가 이뤄진 전날 군부, 야당 지도자들과 긴급회의를 열고 과도정부를 구성하기로 했다. 또 야당 핵심 지도자인 칼레다 지아 전 총리를 비롯해 이번 시위 과정에서 체포된 이들을 전원 석방하기로 했다. 내각책임제를 채택 중인 방글라데시에서는 총리가 실질적 권한을 갖는다. 대통령은 평소 상징적 임무를 수행하지만, 비상시에는 국가원수로 국정을 주도할 수 있다.
방글라데시는 지난달 16일부터 정부의 '독립 유공자 후손 공직 할당제'에 반대하는 대학생 시위가 시작됐고, 시위는 하시나 총리 퇴진 전까지 진행됐다.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시위는 하시나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확산했다.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격화하면서 사상자도 다수 발생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시위로 인한 사망자 수는 최고 300명에 달한다.
갈수록 격해진 반정부 시위에 하시나 총리는 5일 결국 사임 발표와 함께 인도로 도피했다. 하시나 총리 사임 직후 시위대는 시위를 종료하고, 샤하부딘 대통령에게 6일 오후 3시까지 의회를 해산하고 유누스를 과도정부의 최고 고문 자리에 앉힐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더 강경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정부를 압박했다.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차별 반대 학생 모임'(SAD)의 대표인 나히드 이슬람은 영상 성명을 통해 "우리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노벨상 수장인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를 수석 고문으로 하는 과도정부를 구성하기로 했다"며 "이 정부는 폭넓은 수용성을 가진 인물로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와 이야기를 나눴고, 학생들의 요청과 방글라데시를 보호하기 위해 유누스 박사가 (과도정부의 최고 고문) 책임을 맡기로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유누스는 1983년 방글라데시에 '그라민은행'을 설립하고, 빈민들에게 담보 없이 소액 대출을 제공해 빈곤퇴치에 이바지한 공으로 2007년 그라민은행과 함께 노벨평화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 하시나 총리는 유누스를 잠재적 정치적 경쟁자로 여겼고, 그의 지지자들은 하시나 총리 세력에 의해 여러 차례 법적 소송에 직면하는 등 정치적 압박을 받았다. 유누스는 그간 치료차 방글라데시가 아닌 해외에 머물렀고, 현재는 올림픽 위원회의 특별 초청으로 프랑스 파리에 머물고 있다.
유누스의 대변인 라미야 모르셰드는 방글라데시 매체 뉴에이지와 인터뷰에서 "유누스 박사가 학생들이 제안한 과도정부의 최고 고문 자리를 수용했다"며 "그는 오늘(6일) 또는 내일(7일) 자정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모르셰드에 따르면 유누스는 학생들의 제안에 처음에는 주저했지만, "국가 재건에 역할을 해달라"는 학생들의 계속된 요구에 결국 제안을 수락했다고 한다.
한편 인도 정부는 하시나 총리의 인도 방문을 공식 인정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인도 외무장관은 6일 연방상원에 출석해 "하시나 총리 측이 매우 짧은 통지로 인도 방문 승인을 요청했다"며 하시나 총리가 전날 저녁 인도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하시나 총리가 인도에 얼마나 머물 것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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