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보복 정당” 여론전… 이스라엘 “맞대응”
이란, 이슬람협력기구 회의 개최 요구
“긴장 원치 않지만 침략자 처벌” 압력
이스라엘 “재보복 등 모든 가능성 대비”
헤즈볼라와 폭격 주고받아 ‘긴장 고조’
국제사회 확전 방지 부심… 외교 총력전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일촉즉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란이 보복을 위한 국제사회 여론 조성에 나섰다. 자국 수도에서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의 일인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암살된 것을 ‘처벌’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여론을 아랍권과 국제사회에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레바논 탈출 행렬 중동 정세가 혼돈에 빠진 가운데 5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를 떠나려는 이들이 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며 트렁크 등에 기대 쉬고 있다. 한국 외교부도 7일 0시를 기해 이스라엘 북부와 레바논 남부 양국 접경지역에 여행경보 4단계인 ‘여행금지’, 이란에는 한시적으로 특별여행주의보를 각각 발령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기존대로 3단계(출국권고)가 유지된다. 베이루트=AFP연합뉴스 |
이란의 이런 움직임에 이스라엘은 자국 공격 시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맞불을 놓았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이스라엘군 공군 지하 벙커를 찾아 “공격으로 신속하게 전환하는 것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안보당국은 이란의 보복 공격이 언제 이뤄질지 아직 불확실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이날 국가안보팀으로부터 이 같은 보고를 받았다고 한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보복 공격이 임박했다는 전조 현상은 속속 나타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이란이 이날 항공당국과 조종사들에게 위치정보시스템(GPS) 신호가 중단될 수 있다는 경고를 냈다고 보도했다. WSJ는 지난 주말부터 미사일 발사대를 옮기고 군사훈련을 하는 이란군의 모습이 포착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이라크 서부의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 내부에는 카추샤 로켓 2발이 떨어졌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는 6일 폭격을 주고받았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헤즈볼라가 주둔한 레바논 남부 나바티에와 키암 지역을 공습했다. 레바논 보안 소식통은 이 공격으로 헤즈볼라 전투원 4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 북부의 군사 목표물을 겨냥해 다수의 무인기(드론)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 관계자는 그러나 이번 공격이 지난달 30일 이스라엘의 폭격에 숨진 푸아드 슈크르 사령관과 관련없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또 “이날 오전 요르단강 서안 도시 제닌 등의 무장 테러리스트를 겨냥해 두 차례 공습했다”고 밝혔다.
역내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확전을 막는 데 외교적 노력을 쏟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통화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즉각적인 휴전과 인질 석방 협상 등에 대해 대화했고,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도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바드르 압델라티 이집트 외무장관과 통화해 확전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미국은 이스라엘을 방어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이란에 전달해 달라고 촉구했다. 주요 7개국(G7) 국가들도 이란 측과 접촉해 확전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이스라엘 공격 수위를 제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미국과 대립하는 러시아도 직전 국방장관인 세르게이 쇼이구 안보서기를 테헤란에 급파했다.
서필웅·조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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