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출렁이자 고개 든 8월 금리 인하설…한은의 선택은?

임지선 기자 2024. 8. 6.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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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에 선제 조치 요구
집값·가계빚에 신중론 여전
22일 금융위 회의 결과 주목

미국 경기침체 우려로 금융시장이 급격한 혼란을 겪고 있는 사이 한국은행도 금리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으로선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움직이기가 쉽지 않고 고질적 문제인 부동산 급등과 가계부채 급증 논란을 고려하면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한은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오는 22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주목된다.

6일 금융권 안팎에서는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싼 엔화로 사들인 자산을 되파는 현상) 등의 영향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당장 ‘8월 금리 인하설’이 고개를 들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대외 환경 변화 이전부터 한국은 민간소비 중심 부진을 확인했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성장세 추가 약화 우려가 더해지면서 초기 기준금리 인하 대응력도 높여야 할 시기가 됐다”며 8월 인하를 시작해 연 2회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 인하 목소리가 커지는 건 미국도 마찬가지다. 전날에는 금리 인하 실기론까지 나왔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지난주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은 것은 실수였다”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평소의 25bp가 아닌 50bp 인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9월 금리 인하가 확정적이라면 한은의 부담감은 상당히 줄어든다.

내수 부진이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 필요성은 있지만 섣불리 금리를 움직일 경우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커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가장 큰 걸림돌은 금리 인하가 집값 상승을 자극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서울 집값은 7월 마지막 주까지 19주 연속 상승했고,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 7조6000억원 늘어나 2014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겨우 잡아둔 가계부채 증가세가 금리 인하로 다시 커질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11일 금통위 이후 “외환시장, 수도권 부동산, 가계부채 움직임 등 앞에서 달려오는 위험 요인이 많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오는 22일 금통위 회의에선 ‘8월 선제적 인하’보다 미국 지표를 확인한 뒤 10월 이후 인하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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