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구글, 검색엔진 시장 불법 독점”
애플·아마존·메타 소송 영향 전망
“구글은 독점기업(monopolist)이며, 독점을 유지하기 위해 독점기업처럼 행동해왔다.”
글로벌 검색엔진 구글이 미국 정부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했다. 미국 워싱턴 연방법원 아미트 메타 판사는 5일(현지시간) 법무부가 제기한 구글 반독점 소송과 관련해 “구글이 검색 사업에서 독점력을 남용해왔다”고 밝혔다.
구글이 배타적인 검색엔진 지위를 유지하려고 매년 거액을 스마트폰 제조사와 통신사들에 써왔으며 이로 인해 자유로운 경쟁이 저해됐다는 게 판결의 골자다. 법원은 구글이 모바일 기본 검색엔진으로 채택되기 위해 삼성·애플 등에 수백억달러를 지불해왔다고 밝혔다. 예컨대 2021년 구글은 이 같은 계약 체결에 263억달러(약 36조원) 이상을 지출했다.
2009년 80% 수준이던 구글의 검색시장 점유율은 2020년 온라인·스마트폰에서 각각 90·95%까지 올랐다. 구글은 탁월한 검색 기술로 시장을 지배했다고 했지만, 법원은 배타적인 검색엔진 계약이 경쟁자 진입을 막았다고 봤다.
기본검색 계약 금지
타 검색엔진 노출 등
‘강력 조치’ 가능성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검색엔진 ‘빙’은 구글이 제조사들과 맺은 계약 때문에 스마트폰의 기본 검색엔진으로 채택되지 못했다.
법원은 구글의 행위를 셔먼법 2조 위반으로 봤다. 미국 반독점법인 셔먼법 2조는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법원은 구글이 독점 지위를 구축한 뒤 광고가격을 ‘자유 경쟁 시장이었을 경우’보다 높게 불렀다고 판단했다. 검색 결과 페이지의 상단 노출을 대가로 광고비를 받는 비즈니스는 구글의 핵심 수익원이다. 올해 2분기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매출(841억9000만달러)에서 광고 수익(646억2000만달러)은 약 77%를 점유했다. 메타 판사는 “구글이 스마트폰과 브라우저의 유통을 독점함으로써 온라인 광고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판결은 2020년 10월 미 법무부가 구글에 제기한 소송에 대한 결과다. MS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윈도 운영체제에 끼워 판 혐의로 기소된 1998년 이후 최대 규모의 빅테크 반독점 소송이었다.
구체적인 처벌 내용은 추후 재판에서 결정된다. 스마트폰 제조사와의 기본 검색엔진 계약은 금지될 가능성이 높다. 구글 검색 사업과 광고 사업이 분리될 가능성도 있다.
만약 구글이 분할된다면 이는 1984년 미국 정부가 유선전화 사업을 독점한 통신사 AT&T를 8개 기업으로 쪼갠 이후 가장 큰 기업분할이 된다.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타사의 검색엔진들을 옵션으로 제시하는 화면을 구글 검색엔진에 넣도록 강제하는 조치도 거론된다.
이번 판결은 애플과 아마존, 메타의 반독점 소송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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